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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투자는 회수 안 돼… 경제교육 해야 스스로 미래 찾아"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2017.03.20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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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대입 중심 교육, 창의력 떨어뜨려
두 자녀에게 경제교육 시켰더니
주도적 문제 해결로 독립성 길러
돈 제대로 쓰는 법부터 가르치세요

"자녀의 사교육만큼 회수 안 되는 투자가 없습니다. 당장 끊으세요."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존 리(59)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확신에 차 있었다. 주식 투자 전문가인 그가 사교육 비판론자가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미국 월가의 스타 펀드매니저로 일하다 3년 전 한국에 왔을 때 만난 대다수 사람이 사교육비 부담에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투자 상담을 위해 만난 고객, 금융계동료, 택시에서 만난 기사까지…. 저마다 자신의 노후 준비는 전혀 하지 않고 그 돈을 끌어다 사교육에 쓴다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사교육비 대느라 은퇴 후에도 쉬지 못하고 전공과 관련 없는 일까지 찾아서 하는 사례가 많았죠. 이 때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고 해요.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런 사교육을 아이들이 원해서 하는 게 아니라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는 부모의 욕심 때문에 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의지에 반하는데, 효과가 있을 리 만무합니다."

◇생산성 낮은 사교육비 지출 멈춰야

리 대표는 각 가정의 사교육 지출이 미래의 노후 자금을 잠식하는 현실을 걱정했다. 더욱이 그는 이 같은 사교육이 실제 자녀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부모는 '자식이 경제적 궁핍 없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큰돈을 쓰지만, 실제로 이 같은 사교육은 아이들의 창의력을 막을 뿐 아니라 아이들이 부자가 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학원을 열심히 다니는 학생에게 왜 공부하는지 물으면 '명문대에 가고 싶어서'라고 대답해요. 그렇다면 명문대에 왜 가고 싶으냐고 물으면,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라고 하죠. 궁극적으로 '행복한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인데, 왜 아이들에게 돈에 대해 전혀 가르치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부모는 이를 외면한 채 자녀에게 '대학만 잘 가면 명성을 얻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고 강요해요. 과연 현실은 그런가요?"

그는 많은 부모가 대학 입시에만 매달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거나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어릴 때부터 사교육을 통해 시험제도에 특화된 인재로 커가는 것은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해 사교육비 규모가 18조원을 넘고, 해마다 각 가정에서 지출하는 사교육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며 "공부에 소질 있는 아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주변 사람들이 대학에 간다는 이유로 학원을 보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

리 대표는 여러 복합적인 문제를 풀 수 있는 주체로 각 가정의 '엄마'를 지목했다. 그는 "엄마는 각 가정의 경제부 장관이자 교육부 장관"이라며 "엄마가 생산성이 낮은 사교육비를 생산성이 높은 투자에 돌리는 재무적 판단만 잘해도 우리나라 많은 가정의 경제적 문제가 해결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매달 한 차례 '우리 아이 부자 만들기' 특강을 열고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특강에 참석할 수 있는 조건은 딱 두 가지다. 어느 증권사건 상관없이 자녀의 주식 계좌를 마련해 오는 것, 두 번째는 절약 정신을 기르기 위해 특강 장소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오는 것이다. 그는 "원래는 부모를 대상으로 강의했는데, 제가 말할 때는 모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사교육을 열심히 시키는 옆집 엄마를 만나고 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더라"며 "설득 대상을 자라나는 아이들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며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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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객원기자
◇자녀에게 '부자 교육' 하라

그렇다면 사교육에 대해 일갈하는 그는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고 있을까. 리 대표는 "두 아들이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기에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 비춰 똑같이 비교할 수는 없지만, 사교육을 시키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일찍부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독립성을 기르도록 격려했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첫째, 대학에 입학한 둘째를 둔 그는 두 아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경제교육을 했다. 초등학생 때 주식계좌를 만들어주고 함께 투자할 회사를 연구하는 한편, 부자가 된 사람들을 찾아 부자가 된 비결을 같이 알아보기도 했다. 그는 "이런 습관 덕분에 두 아들 모두 18세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했다"며 "경제적 여유를 가지면서 대학 진학이나 대기업 취업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계획했다는 점도 효과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부잣집 자녀라도 어려서부터 돈에 대해 명확하게 가르쳐요. 복리나 투자 등 필요한 개념을 알려주고 자본주의 사회를 이해하도록 돕죠. 유대인들은 영·유아부터 증권 계좌를 열어주고 꾸준히 하도록 응원합니다. 주식은 당장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라 회사의 성장성과 미래를 사는 것임도 알려주죠. 복리로 인해 당시에는 작은 액수라도, 세월이 지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돼 있거든요. 어려서부터 그렇게 배운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엄청나요. 지금 당장 아이들에게 돈을 함부로 쓰지 말고 투자하는 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이렇게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 경제 분야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확신합니다."

[존 리 대표가 추천하는'자녀 금융교육론' 6계명]

1. 당장 시작하라. 사교육비를 금융상품에 투자하라.
2. 소비를 줄여 여유자금을 마련하라.
3. 자녀와 함께 부자가 된 사람들을 분석하라.
4. 일희일비하지 말고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라.
5. 회사를 분석해 미래의 유망회사에 투자하라.
6. 나도 충분히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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