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사교육’ 받아봤다” 60만 6000명…朴 정부 이래 ‘최대’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3.15 15:17

-통계청 2월 고용동향 발표
-취업포털 조사결과, 취준생 3명 중 1명 “취업 사교육 받아”

  • 조선일보 DB
    ▲ 조선일보 DB
    박근혜 전 대통령 이래 ‘취업 사교육’을 받는 구직자들이 4년 만에 최고치로 늘어났다. 취업 사교육이란, 취업을 위해 자격증·어학 성적 취득부터 자기소개서·면접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학원 등 외부 사교육 기관의 힘을 빌리는 현상을 말한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60만 6000명으로 2013년 이후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사람 수에 포함되는 ‘취업을 위한 학원·기관 수강 등 취업준비(인원수)’가 2016년 2월 대비 4.7%인 2만7000명 증가한 것이다.

    변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취업을 위한 학원 수강 등의 취업 준비(인원수)’가 최고치에 달한 것은 곧 ‘취업 사교육’을 받는 사람이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고 분석했다.

    취업포털 사람인은 최근 취업 준비생 283명을 대상으로 '사교육에 의지하고 싶을 만큼 취업준비가 어려운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84.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78.1%는 취업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남들에게 뒤처질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실제로 취업 사교육을 받았는지 조사한 결과 10명 중 3명인 31.8%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이 받은 사교육의 종류로는 '취업 컨설팅'과 '토익'이 각각 35.6%로 높게 나타났고, '직무관련 전문교육'(34.4%)이 바로 뒤를 이었다. 사교육을 받는 방식은 주로 '학원 등 오프라인 강의'(74.4%, 복수응답)였다. 이외에 '온라인 강의'(37.8%) '소규모 그룹 과외'(17.8%) '1:1 개별 과외'(8.9%) '앱 등 모바일 강의'(4.4%) 등의 순이었다.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4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인 김다혜(25ㆍ가명)씨 역시 취업 사교육을 택했다. 김씨는 매주 토요일마다 압박면접 1:1 멘토링 과외를 받고 있다. “1년 반 동안 7급 공무원 책만 파다가 결국 저도 일반 취준생이 되기로 마음먹고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모 기업 홍보 마케팅 부서를 지원했어요. 서류랑 적성 평가는 연이어 합격했는데, 문제는 면접이었죠. 독서실에 앉아만 있다가 실무관련 면접을 혼자 준비하기가 너무 벅찼어요.” 비용은 2시간에 15만원. 김씨에게는 큰돈이지만 연이은 면접탈락에 망설임은 없었다.

    응답자들은 취업 사교육비로 월평균 36만원을 지출했다. 전날 교육부가 발표한 초·중·고교 월 평균 사교육비 25만원보다 11만원이나 높은 수치다. 비용은 '전액 부모님 지원'으로 마련한다는 답변이 28.9%를 차지했고, '부모님 지원 및 아르바이트'는 27.8%, '전액 아르바이트로 직접 마련'이 23.3%였다.

    김씨 또한 이들과 다르지 않게 ‘취업 사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생활비랑 등록금 마련하기도 어려운데 취업 비용까지 부모님한테 달라고 하기가 눈치 보이잖아요. 시간제 아르바이트는 시간대비 돈을 적게 벌기 때문에 택한 게 중3 학생 영어 과외예요. 저는 취업 면접 멘토링 과외를 받고 있고, 동시에 영어 과외를 하며 용돈을 버는 셈이네요.”

    한편, 정부는 취업 사교육비를 절감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취업을 위해 들이는 추가 비용은 해마다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또 다른 사교육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며 “이를 줄이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맞물려 청년 일자리 대책, 일자리 확충을 위한 방안 등을 함께 고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