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주의 열정스토리] “교과세부특기에 주목하라” 3편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3.06 09:08

너의 이름은 ‘교과세부특기’

  • 2017입시에서 수능 만점을 받은 학생들 모두 수시로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대치동의 영어, 수학학원들이 문을 닫거나 학생수 감소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가운데 재수생 기숙학원만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이제 재학생은 ‘수시’, 재수생은 ‘수능’이라는 공식으로 가고 있는 듯도 합니다. 2017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에서 예년에 비해 두드러진 특징은 수업 방법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고교가 늘고 있고, 따라서 교과세부특기의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1문제, 2문제를 더 맞고 틀린 것이 그 학생의 지적수준을 알려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공부도 잘하는 학생‘을 원한다. 동아리, 봉사활동, 교내활동, 자기주도학습, 심지어 방과후 학습에서도 그 학생이 진정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타는 열정과 관심, 그리고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이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것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이를 극복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특히 교과세부특기가 중요하다. 학생부에서 한 항목만 보라면 우리는 교과세부특기를 택할 것이다”   - 서울대학교

    한양대도 교과세부특기를 강조합니다. “교과세특을 축으로 교육과정과 수업 안에서 학습적 성장과 잠재성을 찾고 그 다음에 활동의 발전 추이를 본 뒤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수상 기록과 종합 의견에서 의미 있는 기록들을 횡단 평가한다”

    “한양대는 자기소개서와 면접 없이 학생부만으로 3년째 선발해왔다. 우리는 ‘횡단평가’로 설명하는데, 학생부의 다양한 영역 중 수상 실적과 창의적 체험 활동, 세특,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에서 의미 있는 기록들을 연결해 본다. 그 동안 평가의 축이 해마다 좀 바뀐 게 사실이다.

    첫 해에는 활동 중심으로 해석해나갔다. 동아리에서 의미 있는 활동이 있다면 학업 역량은 어떤지 수상을 통해 찾아보고, 어떻게 수업을 들으며 이런 활동을 발전시켰는지 세특에서 찾아나가는 식으로 했는데, 활동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합격생의 내신 범위가 굉장히 넓어져 고교에 자칫 혼란을 주는 게 아닌지 고민이 되더라. 다음 해에는 학업 역량을 좀더 검증하기 위해 수상을 축으로 잡았는데, 결과적으로 교과 전형과 차이가 없는 것 같다는 평이 있었다. 올해 평가에서는 교과세특을 축으로 교육과정과 수업 안에서 학습적 성장과 잠재성을 찾고 그 다음에 활동의 발전 추이를 본 뒤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수상 기록과 종합 의견에서 의미 있는 기록들을 횡단 평가하는 방식을 택했다.“ - 한양대 국중대 입학사정관

    “내신 평균 1.3등급이고 엄청 똑똑한 우리 학생은 떨어지고, 왜 2.1등급인 학생이 합격했죠? 도대체 그 기준을 모르겠어요’” 선생님들도 이런 질문을 자주 합니다. 답답하긴 매한가지. 내신점수로 선발하려면 왜 비싼 인건비와 시간, 노력을 들여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종합평가’할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종합’이란 말에 주목해야 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업역량’의 지표인 ‘내신성적’과 ‘학년별 향상도’, 그리고 ‘교내수상실적’같은 정량적 지표를 ‘결과값’으로 보고, 그런 성취를 이룬 ‘동기’와 ‘과정’을 ‘글(학생부와 자소서)’로 평가하고, ‘말(면접)’로 확인하는 전형입니다.  

    A학생은 어떤 과목에서 100점을 받고, B학생은 95점을 받았더라도, 교과세부특기에 어떻게 기재되었느냐에 따라 합격여부가 달라지죠. 수행평가, 발표, 토론, 수업중 질문, 동아리, 독서 등을 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적호기심의 과정을 통해 ‘전공’과 관련한 자기주도적 학업역량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자기주도적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학생의 본분은 ‘공부’이고 그 공부를 자기주도적으로 한다는 것일텐데,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교과서 단원에서 시작하고, 이를 확장해 가장 기본적인 독서부터, 강연수강, 영화, 지식채널, 다큐멘터리 등으로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펼쳐지는 호기심 해결의 과정이 교사의 관찰과 기록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 바로 ‘교과세부특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교과세부특기란 해당 교과목과 관련하여 한 학생이 지닌 .특별함‘을 교사가 관찰한 기록입니다.

    아무리 교과성적이 뛰어나더라도 이 성적이 달달 외워서 받은 성적이라면 그 능력은 ‘시험’을 잘보는 능력이지,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아니 기업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토론’ ‘발표’ ‘보고서’등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교과세부특기는 이러한 능력을 관찰한 기록인 것입니다. 문제는 많은 학교가 토론은커녕,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발표하고, 질문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 수행평가를 비롯해 학교의 수업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런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당연히 교과세부특기 내용도 한 두줄에 그치거나, 모두 같은 경우가 태반인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쳤는가’를 기준으로 행해지던 학교중심의 교육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는가“ 형태의 학생중심 교육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 그리고 이렇게 이루어진 교육은 선생님들간의 정보교환에 의해 ‘학생의 특성’과 ‘우수성’을 나타낼 수 있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각 유기적으로 학생부에 기재되어야 합니다.
  • 즉, 학생이 국어·영어·과학 등 교과관련 우수상 탔다면 이와 관련된 학생부의 다른 항목과도 서로 연결되어 통일된 ‘키워드’를 찾아 낼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즉, 학생의 모든 활동은 일관된 ‘연결고리’가 있어야 하며, 그러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 항목이 바로 ‘교과세부특기’입니다.

    수업이라고 하면 내신 성적이라는 결과만 떠올리기 쉽지만 정작 대학은 수업 중 발표·토론 등 학생이 어떤 주제에 관심을 두고 참여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 모든 활동은 일관된 ‘연결고리’가 중요

    ▶ 과학탐구대회에서 수상 ⇒  과학교과성적, 수업 중 주제발표, 과제탐구, 실험, 보고서, 토론 등 다양한 활동이 전공적합성을 증명할 수 있는가
     ○ 자신이 원하는 분야여서 노력했기 때문에 그 결과로 나타난 수상인가
        아니면 단지 스펙을 위해서 참가한 대회인가 꼼꼼히 체크

    ▶ 소논문대회에서 ‘사회학’과 관련한 주제로 수상 → 관련과목성적, 동아리, 봉사활동 → 방과후, 수행평가, ‘수업시간 발표, 태도, 토론’이 반영되는 교과세부특기 등 다른 활동들도 ‘통일성’, ‘연관성’ 필요

    그러한 내용이 나만의 스토리로 자기소개서와 맥락을 같이 하며 ‘통일된’ 내용으로 진정성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수업 중 과제탐구·수행평가 등에서 평소 관심을 두고 있는 주제를 조사해 발표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입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교과세부특기
    ○ 학생부 교과학습 발달상황, 세부특기에 기록
    ○ 교사가 수업 태도, 과목에 대한 열정, 과제 수행능력과 관심 기록하는 공간
    ○ 동아리, 논문 작성, 영재반과 같은 창의적 체험활동과 과제탐구·수행평가 등 수업 중 활동이 관심을 두고 있는 전공에 맞춰 일관성 있게 펼쳐지고 이런 학생의 특성이 기록됨
    ○ 수업 중 어려웠던 단원과 개념을 깊이 있게 더 탐구
    ○ 방과후학교 심화학습 과정을 찾아 듣거나 교내 대회에 도전 필요
    ○ 대학이 “중요한 평가자료”라고 꼽은 자료는 교과성취도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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