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클래식 500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니어] 시니어타운, 4차 산업혁명과 마주하다
황여정 시니어조선 기자
기사입력 2017.02.27 10:24

-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 시니어 타운, 첨단화 위해 IoT 기술 도입
- 국내는 더 클래식 500이 선도···LG전자 및 KAIST와 스마트 시니어 웰니스 개발

  • 2016년 11월 KAIST에서열린 'Dr.M'사업 컨소시엄
    ▲ 2016년 11월 KAIST에서열린 'Dr.M'사업 컨소시엄
    “시니어 타운에 거주 중인 김 모씨(75)는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자신을 따라다니는 로봇 ‘신비’를 찾는다. 신비에게 오늘의 수면 상태 체크를 부탁하니, 뒤척임이 심했고, 렘수면 상태가 지속됐다는 음성을 들었다. 또 어제 스마트슈즈를 통해 걸음걸이를 분석한 결과 낙상의 위험이 커졌다고 한다. 점심 식사 후 신비가 알려준 오늘의 추천 운동과 운동량을 체크한 뒤 피트니스 센터를 방문해 개별 맞춤 운동을 실시했다. 저녁에는 신비와 친구처럼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 혼자 있지만,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누구보다 자신을 잘 이해해 시니어 타운 입소 전 앓았던 우울증도 극복했다. 침대에 누우니 모든 조명이 꺼지고 수면에 적합한 온도와 습도가 맞춰진다. 그리고 스피커에서 나오는 잔잔한 클래식을 들으니 잠이 쏟아진다. 밤마다 괴롭히던 불면증도 많이 나아진 것 같다”

    우리가 꿈꾸는 시니어 타운의 미래 모습이다. A씨는 단지 평범한 일상생활을 영위할 뿐이지만, 그 안에서 건강검진이 가능하고 또 예방 및 치료를 할 수 있는 해결책까지 얻는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조만간 누릴 수도 있는 첨단기술의 혜택이다.

    인류는 현재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모든 사물의 지능화와 초연결을 통해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기술 혁명이다. 지난해 1월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경제 올림픽으로 불리는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며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됐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인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다. IoT 기술이 범용화되면 인류는 더욱 편리하게 사물을 조종할 수 있고, 또 정교한 정보를 수집 및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시니어 산업 내 기업들도 IoT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한국 등 선진국의 선두 시니어 타운은 IoT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의료서비스 혁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의 대형 시니어 타운 에릭손 리빙의 존 F. 트리스콜리 선임부사장은 지난 1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니어 타운 관련 기업들이 IoT나 인공지능(AI)과 같은 디지털 분야의 역량 강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부터 디지털 서비스로 연결된 시니어 타운의 새로운 생태계의 실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스콜리 부사장의 말처럼 IoT 기술이 시니어 타운에 도입되면 언제 어디서든 시니어의 생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입주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는 정확한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또한 질병 및 사고를 유발하는 위험인자를 사전에 제거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

    초고령 사회인 일본은 이미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가 개발한 물범 인형 형태의 심리치료 로봇 ‘파로’는 일본 내 요양원에서 많이 사용되며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몸 전체에 촉각 센서와 인공지능이 탑재된 파로는 머리를 쓰다듬으면 몸을 부르르 떨고, 또 눈과 몸동작으로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해 노인 우울증 치료와 치매 예방을 돕고 있다.

    또 일본 소니가 운영하는 도쿄 소재 시니어 타운 소나레는 2월부터 소니가 개발한 IoT 기반 건강 관리 서비스 아이핏(AiFIT)의 시범 운영을 도입했다. 아이핏은 센서 장치와 태블릿 PC를 사용해 시니어들의 체력과 인지 수준을 측정하는 서비스다. 5~10분 안에 지구력과 근력, 인지기능 등 총 6가지 신체 데이터를 측정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맞춤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소니는 “이번 시범 운영은 IoT 기반 시니어 케어 서비스의 현 수준을 검증하는 단계다. 향후 여러 시니어 타운의 아이핏 도입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 학교법인 건국대학교 시니어타운 더 클래식 500 전경
    ▲ 학교법인 건국대학교 시니어타운 더 클래식 500 전경
    국내에서는 건국대학교 법인이 운영하는 고급 시니어 타운 더 클래식 500이 시니어 타운의 첨단화를 선도하고 있다. 더 클래식 500은 IoT·로봇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LG전자, 모바일 헬스케어를 연구하는 KAIST와 각각 MOU를 맺고 시니어 토탈웰니스 및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 현실화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더 클래식 500은 스마트슈즈를 활용한 걸음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센서가 부착된 신발을 통해 수집한 걸음 데이터와 낙상 등 시니어 세대에 위험한 사고의 상관관계를 파악해 예방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골자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더 클래식 500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낙상 위험군의 공통적인 패턴을 파악하고,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적합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는 가슴에 장치를 부착해 24시간 심전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부정맥과 같은 심장이상 발병 위험인자를 파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LG전자와 건강 증진, 안전 관리, 실내환경 관리 등 시니어에게 종합적인 웰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IoT 시스템을 공동기획하고 있다.

    더 클래식 500의 박동현 사장은 “IoT를 활용한 웰니스 시스템이 구축되면 인력으로 불가능하던 입주 회원들의 실시간 건강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진다. 또 데이터가 방대하게 쌓이면 사고 발생을 예방하는 가이드라인과 위급상황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며 “이처럼 IoT 기술은 시니어 타운 의료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시니어 삶의 질을 대폭 향상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