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수시를 말하다] 어학특기자전형, 지금이 ‘기회’다
김세영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2.24 10:34

-④최보규 PRP어학원 진학담당 이사

  • 최보규 PRP어학원 진학담당 이사는 “영어 성적이 좋은 학생이라면 학생부종합전형과 어학특기자전형을 함께 준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주 객원기자
    ▲ 최보규 PRP어학원 진학담당 이사는 “영어 성적이 좋은 학생이라면 학생부종합전형과 어학특기자전형을 함께 준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주 객원기자
    대입(大入) 수시모집에서 어학특기자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6대 1이다. 논술전형(30:1)이나 학생부종합전형(20:1), 학생부교과전형(10:1)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 기준이 없고 내신 비중이 작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특기자전형은 올해 고려대(인문 188명)·서강대(41명) 등에서 선발 인원이 다소 줄었다. 일부에선 “대세인 학생부종합전형에 밀려 고사(枯死)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그러나 전문가 의견은 좀 다르다. 최보규 PRP어학원 진학담당 이사(전 대원외고 3학년 부장교사)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한 규모 축소로 해석해야 한다. 게다가 선발 인원이 줄면 학생들이 위험 부담 때문에 지원을 포기하므로 영어를 잘하는 학생에게는 오히려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고 했다.

    ◇특목고학생을 위한 전형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라.

    최 이사는 중·고생 학부모들을 만나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고 했다. “많은 학부모가 어학특기자전형을 처음부터 배제합니다. ‘특목고쯤 돼야 준비할 수 있는 특수한 전형이니 우리 아이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요즘은 일반고 학생도 이 전형에 다수 합격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과 비슷한 형태로 어학특기자전형을 진행하는 학교가 늘어나 두 전형을 동시에 지원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죠. 그러니 이젠 일반고생도 눈을 넓혀야 합니다.”

    영어를 뛰어나게 잘하지만, 전체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이라면 이 전형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대학을 기준으로 특기자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보다 평균 내신이 한두 등급 정도 낮아도 합격할 수 있습니다. 경쟁률도 평균 6대 1이면 다른 전형에 비해 낮은 편이고요.”

    어학특기자전형은 크게 ▲서류종합형(내신+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공인어학시험+교외 수상+자기소개서+면접) ▲에세이형(에세이+면접)  ▲공인어학시험형(공인어학시험+내신<일부 대학>+면접) 등으로 나뉜다. 서류종합형은 연세대·고려대·서강대·한국외대 등, 에세이형은 한양대·동국대 등, 공인어학시험형은 숙명여대·국민대 등이 각각 대표적인 학교다. 특히 연세대 국제계열(국내고 대상)은 서류종합형이지만 어학 점수나 교외 수상 기록을 제출할 수 없으므로 일반고 학생들이 도전해볼 만하다.

    ◇3학년 여름방학까지 비교과를 놓지 마라

    그는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서류종합형 어학특기자전형을 노리는 학생이라면 3학년 여름방학까지 학생부를 놓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많은 학생이 지원 직전까지 공인어학시험 1~2점을 올리기 위해 비교과를 포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서류종합형에서 비교과는 다른 요소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학생부를 점검하고 나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채워야 합니다.”

    최 이사에 따르면 비교과 활동은 ‘남과 다르게, 남보다 많이’ 준비해야 한다. “교내 수상과 교외 수상을 합쳐 대략 10개 정도의 활동을 했다면 괜찮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에 못 미치는 학생이 의외로 꽤 있습니다.” 내용도 중요하다. “남들 다하는 활동이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천편일률적인 학생부가 됩니다. 남과 차별화할 수 없죠. ‘내가 좋아하는 것’ 위주로 대회 참가·봉사·번역 등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합니다.”

    공인어학시험 점수는 토플(TOEFL)을 기준으로 116점(120점 만점) 이상이면 만점과 별 차이 없이 어느 학교에나 지원 가능하다. 최 이사는 “이 점수 이상이면 만점에 집착하지 말고 다른 전형요소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했다. AP(Advanced Placement·대학과목선이수)는 세 과목 정도 할 것을 권했다. “보통 AP 과목으론 미시·거시 경제학, 미적분학·심리학을 많이 합니다.”

    ◇자기소개서로 ‘외국어 학습 노력’ 증명해야

    현재 예비 고3이라면 지금부터 자기소개서에 공을 들여야 한다. 최 이사는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며 “입학사정관이 ‘이 학생은 외국어 분야에 탁월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구나!’하고 알 수 있도록 써야 한다”고 했다. “아직도 많은 학생이 단순 활동 나열식으로 자기소개서 빈칸을 채웁니다. 흔히 ‘활동 한 줄-느낀 점 한 줄-활동 한 줄-느낀 점 한 줄’ 식으로 써 놓고 ‘느낀 점을 썼으니 나열식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죠. 그러나 이건 대표적인 나열식 구조입니다. 이런 구성은 지원자 중 가장 먼저 걸러질(탈락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최 이사는 1학기가 시작되기 전 미리 자기소개서를 써볼 것을 추천했다. 자기소개서를 채우다 보면 의외로 쓸 만한 요소가 많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 학생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다가 ‘내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구나’ ‘어떤 활동을 좀 더 해야겠구나’ 하는 점도 알게 됩니다. 이후 비교과를 보충하거나 방향을 잡는 데도 도움돼요. 그걸 깨닫는 시점이 여름방학이라면 이미 늦었겠죠. 그러니 지금 먼저 해보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