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수시를 말하다] “수능을 절대 가벼이 여기지 마라.”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2.03 11:11

①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 인터뷰

  • 진학사 제공
    ▲ 진학사 제공
    2018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 비중이 73.7%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3.8%나 확대됐다. 수시모집 비중이 전체 모집 정원의 70%를 넘어선 것은 수시모집 도입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수시가 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음을 의미한다. 점점 커지는 수시 비중으로 인해 어떤 전형을 지원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예비 고3을 위해 조선에듀가 입시전문가를 만나 2018학년도 수시 전형의 중점 준비 포인트를 듣는 기획을 준비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이다.
    “학기중보다 다소 여유가 있는 지금 이 시기에 수험생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전형 요소 중 본인의 강점을 분석하는 일입니다. 전공에 대한 잠재력과 소질이 있다면 학생부 종합전형을, 내신이 탁월하다면 학생부 교과전형을 노려볼 만 하죠. 하지만 한 가지 전형만을 공략하는 것은 다소 위험 부담이 있어요. 다양한 전형 중 자신에게 맞는 2개를 택해 남은 기간까지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종 선발 늘린 학교에 주목하라.
    일단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 종합 전형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17학년도 20.3%였던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중이 23.6%까지 늘었다. 크게 인원 변동이 없는 다른 전형에 비해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중이 늘어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서울 시내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서울대는 전체 입시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0%에 달하며, 고려대는 올해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 종합전형을 대폭 확대했다. 경희대와 성균관대도 학생부 종합전형의 선발인원을 크게 늘렸다. 우 연구원은 “학생부 종합전형은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 선발권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각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한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입장이기에 선발 인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자신이 진로와 목표가 분명해 1학년 때부터 그 분야를 위해 꾸준히 준비한 학생이라면 학생부 종합전형을 반드시 염두에 두라”고 강조했다.

    단, 선발 인원이 늘어났다는 이유로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학생부를 중심으로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등을 통해 학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이다. 이전형에 합격하려면 내신 성적 관리뿐 아니라 동아리활동, 독서활동 등 비교과 영역에 대한 준비가 철저히 돼 있어야 한다. 따라서 1ㆍ2학년 때 별다른 준비 없이 지원해서는 결코 경쟁력을 얻기 어렵다. 우 연구원은 “대학에서는 학생부 종합전형을 통해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성장가능성, 인성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려 한다”며 “그간의 다양한 비교과 영역을 통해 평가하기 때문에 준비가 안 된 학생은 낭패 보기 쉽다”고 지적했다.
    “학생부 종합전형에 지원하려고 3학년 1학기 때 무리하게 비교과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더러 봅니다. 또는 상장 개수를 늘리려는 목표로 대회에 무작정 참가할 수도 있죠. 3학년은 그간 했던 본인의 활동을 다시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기이지, 뭔가를 새롭게 도전하는 기간은 아닙니다. 1ㆍ2학년 때 어느 정도 열심히 준비했던 학생이라면, 그간 자신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돌아보고 차분하게 앉아 자기소개서를 써보기를 추천합니다.”

    단, 지원하려는 대학의 학생부 종합전형이 정성평가가 위주인 종합전형인지, 교과 성적이 정량적으로 반영되는 종합전형인지는 구분해 접근하는 자세가 효과적이다. 또한 목표하는 대학의 서류가 어떻게 반영되는지 등도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한양대 학생부 종합전형 서류평가에서는 학생부만 반영하고 자기소개서 등을 제출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부에 자신의 역량이 드러나지 않은 학생이라면 지원했을 때 불리할 수 있다.



    ◇학생부 교과전형ㆍ논술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유의
    학생부 교과전형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교과 성적이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이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희망 대학의 전년도 합격점을 참고하고 대학별 학생부 반영 방법(반영 교과, 등급 간 점수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우 연구원은 학생부 교과전형을 기회를 노려 봄 직한 ‘블루오션’이라고 표현했다. 추가합격자가 많이 나오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흔히 내신이 몇 점이면 그에 맞춰 갈 수 있는 대학을 가늠합니다. 예를 들어, 내신이 2.2점이라면 대학을 서열화해 갈 수 있는 몇 곳만 놓고 고심하죠. 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라는 변수가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대부분 학생부 교과전형은 내신 100%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는데, 지난해 어려운 수능 탓으로 내신은 높지만,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시모집에서 최종 탈락하는 수험생이 속출했습니다. 따라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자신이 있다면 내신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자신을 믿고 도전해보면 좋겠네요.”

    학생부 교과전형을 노린다면 3학년 1학기 내신은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우 연구원은 “대학마다 조금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3학년 1학기 내신 반영비율이 다른 학년보다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1ㆍ2학년 때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경우라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며 “3학년 1학기 내신이 마무리되고 나서는 수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올해 다소 선발 인원이 감소한 논술전형도 마찬가지다. 논술 실력만큼이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다. 특히 올해는 대학들이 학생부 반영비율을 낮추고 논술을 높여, 논술과 수능으로 합격이 결정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논술전형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서강대를 주목할 만하다. 서강대 논술전형은 논술 반영 비율을 전년도 60%에서 올해 80%로 높였다. 우 연구원은 “논술전형을 염두에 두더라도 지금 이 시기에는 논술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수능 공부와 적절히 조화를 이뤄 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 이때 올해 수능에서는 영어 절대평가라는 큰 변수가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자칫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해질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 체제 아래에서는 90점만 넘기면 1등급을 받아요. 하지만 난도가 하락하는 것은 아니므로 영어 공부를 대충해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단 한 번의 실수를 해도 등급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에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되죠. 또한 예전에는 ‘2개 영역 등급 합 4 이내’,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와 같은 식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자신이 유리한 방향으로 선택해 취합할 수 있었으나,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과목을 대학이 지정하는 경우가 많아졌지요.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중위권이라면 적성전형을 노리자.
    수능과 논술 등의 준비가 다소 덜된 수험생이라면 적성전형에 주목해보자. 요즘은 수능 문제와 80% 정도 유사한 문제가 출제되는 교과형 적성이 대세다. 그 때문에 내신ㆍ수능과 함께 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학별 출제 유형과 경향에 따른 맞춤식 준비가 필수다.
    “적성전형을 반영하는 대학들은 대개 적성 유형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대학마다 정형화돼 있어요. 문제은행식으로 해당 대학마다 유형이 어느 정도 결정돼 있죠. 대개 학생부 60에 적성 40을 반영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생부 등급 간 점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에요. 적성고사에서 한두 문제만 더 맞추면 충분히 내신에서 한 등급을 뛰어넘을 수 있어요. 따라서 내신이 조금 부족한 학생이라면 적성고사를 다른 학생들보다 일찍 준비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중위권 학생이라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의 적성고사가 어떤 유형으로 나오는 지 사전에 파악해 남들보다 일찍 준비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적성고사 문제는 수능과 유사하지만, 난도가 약간 낮기 때문에 수능 공부를 한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