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교육개혁 내세우며 서울대 폐지 주장한 박원순 시장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1.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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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자료사진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서울대를 폐지하고 대학 서열화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원순 서울시장 초청 토론회 입시 지옥에서 해방ㆍ교육혁명의 시작’ 대표 발제자로 나서 교육 혁명을 위한 10대 개혁방안을 제안하면서 그 첫 번째로 서울대 폐지를 꼽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엄연한 학벌 사회로 그 정점에는 서울대가 존재한다”며 “서울대에서부터 서열화된 입시경쟁으로는 학생은 물론, 부모와 교사들도 행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대학서열화로 인한 입시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박 시장은 ‘국공립대 통합 캠퍼스 구축’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서울대를 폐지하고 국공립대학교 통합 캠퍼스를 구축해 전국 광역시도에서 서울대와 같은 교육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며 “교육과정과 학사관리ㆍ학점을 교류하고 학위를 공동으로 수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원 순환 강의를 제도화하고 교양수업은 캠퍼스 교환 수강과 모바일 수강이 가능하도록 개선할 것”이라며 “전국 국공립대를 서울대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대학서열화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박 시장은 반값 등록금을 전격 시행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그는 먼저 “지난 정부에서 반값 등록금을 이야기했지만 ‘빈 공약(空約)’이 됐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반값 등록금 실패를 비판했다. 이어 “저는 서울시장이 되면서 서울시립대에 전면적인 반값 등록금 실현했다”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청년과 교육에 투자해야 하는데, 전국 58개 국·공립대학에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면 이거야말로 최고의 공공투자”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폐지론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대선 당시 한 정당에서 서울대 폐지론을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추진한 바 있다. 서울대라는 명칭을 없애고, 전국 주요 국립대를 서울대의 캠퍼스로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지역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과 서울대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팽히 맞서 지지를 크게 얻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박 시장의 의견에 대한 누리꾼의 반응은 엇갈린다. 학생과 학부모 대상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나라 교육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박 시장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너무 급진적인 방안”이라거나 “서울대가 없어진다고 해도 다른 대학이 다시 1등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글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학벌 없이도 여유롭게 살 수 있는 사회부터 만드는 것이 먼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박원순 시장의 딸이 서울대 출신임을 지적하기도 한다. “딸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라면서 서울대 폐지 주장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며 포퓰리즘적 성격이 강하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