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입시 속 의미 찾기] 2017년 대학 입시 5대 관전 포인트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1.02 10:35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에듀포스트 독자 여러분께 새 해 첫 인사 드립니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오늘은 학부모가 관심 가져야 할 2017 학년 입시 이슈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모두 5가지 관전 포인트를 골라 보았습니다. 

    1. 영어 절대 평가 원년 수능은 어떻게 출제될까

    2018학년도 입시계 제 1 뉴스는 단연 수능입니다. 수능에서 가장 비중이 높았던 영어 과목이 절대 평가가 되는 원년입니다.

    영어 절대 평가 결정이 몰고 온 영향은 컸습니다. 대치동 학원가를 비롯 전국의 입시 영어 학원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데다 대학들이 18학년도부터 앞 다투어 수시 정원, 학생부 종합 전형 정원을 늘리게 된 계기가 됐죠. 대학이 수시 인원을 늘리는 것은 수시 제도의 장점 때문만은 아닙니다. 결국 수능 영어 절대 평가로 수능의 변별력이 사라지고 정시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어려워진 대학들의 고육지책이기도 했죠. 그러나...

    2017년도 수능은 예상과 달리 상당한 불수능이었고 그전까지의 수능과 달리 고등 사고력을 측정하는, 대학 입장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을 변별하기 딱 좋은 그런 수능이라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올해 수능은 현재 상황이라면 국어 수학 탐구는 변별력을 유지한 채 절대 평가 영어는 올해 정도 난이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변수는 있습니다. 올해는 대선이 있습니다. 어쩌면 조기 대선으로 정권이 일찍 바뀌고 새로운 정권에서 수능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능을 쉽게 출제할 경우 유리한 지역과 학교들이 있고 어쩌면 정치적 결정으로 수능의 난이도가 결정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결국 올해 고 3들은 불수능과 물수능의 가능성이 모두 공존하는 상태에서 수능을 대비해야 합니다. 어쩌면 대선 정국에 따라 6월과 9월 11월 수능이 전혀 다른 난이도로 출제될지도 모릅니다. 교육과 입시에서는 그 무엇보다 안정성과 일관성이 중요하지만 대선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 홀이 될 것이고 수능 난이도는 블랙 홀 한 복판에 있습니다. 그래서 물수능 불수능 여부는 그 어느 해보다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학생들이야 수능의 난이도 관계없이 열심히 공부하면 되는 거죠.  

    2. 19년도 입시에서 수시가 늘 것인가? 줄 것인가?

    예비고 2 이하 학부모님들에게 올해 수능이 물수능인지 불수능인지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 3월 대학들이 발표할 2019년도 입시 요강입니다. 지금까지 이어져 왔던 수시 강화 정시 축소의 분위기가 계속될지 아니면 한 풀 꺾일지는 지금 현재로서는 어느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수시가 가진 장점도 무시못하는 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고 정시가 가진 문제점도 크지만 공정성이라는 절대적 장점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학들은 3월까지 현 정부와 다음 정부의 살아 있는 권력 눈치를 동시에 볼 겁니다. 그와 동시에 서울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은 서울대 눈치 또한 보겠지요. 결국 중요한 건 서울대의 의지인 것 같습니다. 서울대가 계속 수시를 늘리는 방향으로 간다면 다른 대학들도 수시를 줄이고 정시를 늘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수시, 특히 학종 제도에 대한 불신과 피로감 또한 적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저는 지금보다 수시가 더 늘기는 어려울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합니다.

    3. 학종은 내신 강화 추세가 꺾일까? 이어질까?

    수시는 논술 특기자 전형은 소수자를 위한 전형이고 다수는 학생부 종합(상위권 대)과 학생부 교과(중위권 이하)로 대학에 가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수시 그중에서 학생부 종합 전형을 생각해 입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신이 안 좋은 학생들이나 내신이 아주 불리한 지역(예를 들면 강남)의 학교를 제외하면 거의 전교생이 수시 준비에 매달리고 있는 현실입니다. 

    원래 수시 학생부 종합은 내신은 기본이고 결국은 학생부 비교과, 전공적합성으로 선발한다고 대학들이 발표하고 학부모들도 그렇게 믿어 왔습니다. 그러나 재작년부터 이상 기류 현상이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이 주로 비교과와 스펙 분야에 비판이 모아지고 고액 사교육 우려가 있는 것들이 하나둘 빠지더니 급기야 올해부터는 소논문과 독서까지 완전히 퇴출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솔직히 대학들은 내신 성적과 연결된 학생부 세부 능력 특기 사항과 담임 선생님이 써주는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 외에 학생부에서 학생들의 잠재력과 전공적합성 등을 발견하기 어렵게 된 거죠. 그에 따라 내신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전망입니다. 물론 학생부 종합 전형은 기계적 내신 등급보다는 학교 환경 등을 고려한 정성적 평가를 지향합니다.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내신을 강조하는 현실은 새 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달라지거나 약화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고에 있든 아니면 내신 따기 어려운 지역 학교에 있는 우선적으로 학교 공부를 충실히 해 현행 9등급 체제에서 좋은 내신 등급을 따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대해야 합니다. 비교과와 전공적합성 잠재력 등은 그 다음의 문제죠. 

    4. 특기자 전형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박근혜 정부 들어서 대학은 특기자 전형을 폐지하거나 줄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신 그 자리를 학생부 종합 전형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유라의 이대 체육 특기자 전형 입시 비리 사건으로 특기자 전형에 대한 불신과 비판은 이미 임계치를 넘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2018학년도부터 내신이나 수능을 거의 보지 않고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 실력, 경시대회 실적 등으로만 뽑는 SW 특기자 전형을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고려대 성대 카이스트 등 상위권 대학에서 꽤 많은 인원을 뽑습니다. 특기자 전형에 비판적인 정권이 탄생하면 새롭게 생기는 SW 특기자 전형을 비롯한 특기자 전형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특기자 전형은 자사고 특목고 외고 학생에 유리한 전형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과학과 관련한 특기자 전형은 그대로 유지되고 어학 특기자나 예체능 특기자는 장기적으로 폐지되거나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흡수하는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기자 전형의 운명은 각 당에서 대선 교육 이슈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할 때 자연스럽게 결정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5. 고대 논술 폐지 어떤 영향 미칠까?

    올해부터는 고려대가 논술 시험을 폐지됩니다. 이미 폐지한 서울대에 이어 고려대까지 폐지함으로써 최상위권 학생들은 더 이상 논술 시험 대비를 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물론 연세대가 남았지만 최상위권 학생 중에 논술 준비에 매달리는 학생들은 재수생을 제외하면 급격하게 감소할 겁니다. 게다가 연세대는 예전과 달리 논술 시험 일정을 수능 고사 이후로 잡았습니다. 논술 전형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저는 대학별 고사로서의 논술 시험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능 지지자와 학종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큰데 논술 옹호론자들은 목소리는 존재감이 거의 없습니다. 연세대 입장에 따라 다른 대학들도 19년도 이후 입시에서 논술 고사를 존치할지 말지를 결정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학별 고사 형태의  논술 시험의 위상이 줄어든다고 해도 논술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야당과 진보 진영 일각에서 주장하는 한국형 바칼로레아 혹은 한국형 SAT 2가 실현이 된다면 논술은 기사회생할 수 있습니다. 한국 교육은 입시 때문이 아니라도 국가 경쟁력과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교실 수업이 토론과 논술형 글쓰기 교육 위주로 바뀌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급당 인원 수도 감축이 되어야 겠지요. 그렇게 먼저 학교가 바뀌고 그에 맞춰 대학 입시도 변하는 것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길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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