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교수 농담까지 달달 외워 A+ 받는 시대 끝내자

〈특별취재팀〉
김연주 기자
박승혁 기자
최원우 기자
김지연 기자

2017.01.02 01:16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2017 신년특집]
[창의 교육 프런티어들] [1] 서울대 교수들의 도전

"로봇·인공지능 활용 4차 산업혁명 시대, 잘 외우고 잘 베끼기만 해선 미래 없어"
전공 다른 서울대 교수 15명 뭉쳤다

"우리가 창의적 인재 키워보자"
'얼음으로 화폐 만드는 법' 같은 정답 없는 문제로 강의·토론

전 세계가 로봇·인공지능(AI)·사물인터넷을 활용하는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교육 등 국가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주입식·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인재들이 모인 서울대에서도 교수 농담까지 받아 적어 달달 외운 학생이 A+를 받는 현실이다. 우리 사회가 '남과 다른 생각'에는 낮은 점수를 주고, '정해진 정답'을 강요하는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공유하면서도 학교 현장은 수십 년째 좀처럼 변화하지 않고 있다.

2017년 새해, 변화의 첫발을 내디딘 이들이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나라 교육을 바꿔보자는 서울대 교수 15명이 '창의성 교육을 위한 교수 모임'을 결성했다. '이제부터 잘 가르쳐보자'고 뒷북치는 모임이 아니다. 길게는 십년, 짧게는 수년 전부터 학생들의 창의력을 길러주기 위해 이미 '남다른 강의'를 해온 교수들이다. 지난해 3월 발족한 이 모임은 한 달에 한 번꼴로 모여 창의성 교육법을 나누고, 창의성 교육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기사 이미지
서울대 ‘창의성 교육을 위한 교수 모임’ 구성원들이 지난달 19일 서울대 교수회관 인근 건물 옥상에 모였다. 이들은 “우리 사회 발전과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는 아이들 창의성을 길러주는 교육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왼쪽부터 박주용(심리학과), 신종호(교육학과), 서승우(전기정보공학부), 유재준(물리천문학과), 안성훈(기계항공공학부), 임철일(교육학과), 김성우(공학연구원), 김경범(서어서문학과), 황농문(재료공학부), 강준호(체육교육과), 박남규(경영학과), 권오남(수학교육과) 교수. 15명 중 김세직(경제학부), 최선호(물리천문학부), 김종원(기계항공공학부) 세 교수는 개인 일정으로 불참했다. /이태경 기자

창의성 모임 교수들은 각자 전문 분야와 강의법, 교육 철학은 다 다르다. 하지만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선 창의성을 끌어내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과 "잘 가르치면 모든 아이가 창의력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은 똑같다.

새롭고 독창적인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을 일부 학생들만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훈련하고 기를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기사 이미지
이런 생각으로 특별한 '창의성 수업'들이 탄생했다. 사방이 화이트보드로 둘러싸인 교실에 학생들이 모두 앞으로 나가 문제를 풀고(권오남 수학교육과 교수), '얼음으로 화폐 만드는 법'처럼 정답 없는 문제를 일주일간 생각해야 하고(김세직 경제학부 교수), 강의실 전체가 '벤처 기업 박람회장'으로 바뀌기도 한다(박남규 경영학과 교수). 이들은 "초·중·고교 12년간 암기식 교육을 받은 학생들도 생각하고 도전하게 했더니 창의성이 좋아지더라"고 말했다.

창의성 교육 모임을 이끌고 있는 황농문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이제는 남을 모방하는 인재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을 창의성 있는 인재가 국가 발전에 필수적"이라며 "우리가 믿고 실천해온 창의성 교육의 중요성이 단기적으로는 서울대에, 장기적으로는 전 사회에서 인식되고 실천되도록 꾸준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