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입시

"내신은 꼼꼼, 비교과는 충실… 기본에 집중했어요"

오선영·김세영·박기석 조선에듀 기자

2016.12.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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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합격
非강남권 일반고 학생 3인

지난 15일 서울대가 2017학년도 수시모집 합격자(2434명)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특히 학생·학부모의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일반전형 합격자’다. 올해 일반전형 합격자 1673명 중 일반고 합격자 비중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2016학년도 수시 일반전형에서 일반고 합격자는 606명(35.9%)이었으나, 올해 550명(32.9%)으로 감소했다. 이와 달리 과학고·영재학교·외국어고·국제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들은 559명에서 638명으로 늘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대 수시 면접 시간이 45분(전년도 30분)으로 늘었는데, 이렇게 면접이 강화되면 특목고 출신이 (일반고보다) 유리해진다”며 “일반고 합격자 중에도 강남권 출신이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을 뚫은 비(非)강남권 일반고 학생들에겐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서울대 합격증을 거머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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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서울대 지리학과 합격·서울 한영고 3

◇"내신 낮다고 포기 마세요"

서울대 지리학과에 일반전형으로 합격한 김도희(서울 한영고 3)양은 한때 수시 지원을 포기하려 했다. 내신 때문이다. 특히 1학년 2학기 국어·수학에서 3등급을 받았을 땐 '내신을 다 포기하고 정시모집을 목표로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마음 약해질 때마다 교사들을 찾아가 'SOS'를 외쳤다. 부장 교사 및 교과목 교사들은 "아직 시간이 남았다. 너는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대학 홈페이지나 합격 수기를 보며 스스로 동기부여도 했다.

마음을 다잡은 김양은 2학년 1학기부터 내신 올리기에 집중했다. 수업 중엔 교사의 말을 거의 모두 받아쓰고, 쉬는 시간에 바로 복습했다. 그는 "수업 직후 다시 보니 기억력과 이해력이 높아졌다. 이 덕분에 문제집을 푸는 등 심화 학습에 쓸 시간이 늘었다"고 했다. 방과 후에는 학교에 남아 다시 한 번 수업 내용을 복습·심화 학습한 뒤 막차를 타고 귀가했다. 자투리 시간을 아끼기 위해 버스로 왕복 총 한 시간 걸리는 등하굣길에 영단어를 외웠다. 하루에 100개가량 암기할 수 있었다(복습 포함). 부족한 과목엔 공부법에 변화를 줬다. 수학의 경우 여러 문제집을 풀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딱 두 권에만 집중했다. 풀이 과정이 조금이라도 까다롭다고 느끼거나 틀린 문제는 시험 전까지 4~5번 다시 풀었다.

이후 김양의 성적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2학년 평균 1.3등급, 3학년 1학기 평균 1.2등급을 기록했다. 최종 산출 내신은 1.67등급이다. 김양은 "학생부종합전형은 과정을 중시한다. 그런 점에서 1학년 내신이 다소 낮았지만 치열한 노력으로 성적을 차근차근 올린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더니 길이 열렸다. 3학년 1학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꼼꼼하게 내신과 비교과를 챙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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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부환ㅣ서울대 산림과학부 합격·서울 환일고 3
◇“맞힌 문제라도 다른 풀이법 찾으세요”
서울대 산림과학부에 합격한 오부환(서울 환일고 3)군은 고교 3년간 내신을 꾸준히 올렸다. 1학년에 2등급, 2학년에 1.5등급, 3학년에 1등급을 받아 서울대 기준으로 전 과목 평균 내신(3년) 1.58을 기록했다. 공부 계획을 꼼꼼히 세워 실천한 게 비결이다. 학교 시험 한 달 전부터 전 과목 시험 범위를 2~3번씩 반복할 수 있게 계획했다. 3년간 비교과활동에도 충실했다. 융합영재학급·합창부 등 활동을 꾸준히 하고, 저소득층 아이들을 지도하는 자율동아리에서도 활동했다. 발명경진대회(은상 2회) 등 교내 경시대회도 빠짐없이 참가했다.
이과생인 오군은 수학·과학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특히 수학은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볼 것을 권했다. 맞힌 문제라도 다른 풀이법이 없는지 고민해 보라는 뜻이다. 응용력을 길러야 수능의 고난도·신유형 문제를 풀 수 있어서다. 오군은 “학교 방과 후 수업(수학)이 학생 각자가 자기 풀이를 설명하며 서로 배우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그게 수학 1등급을 받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실제 수능에서 29번 문제(4점)가 잘 풀리지 않았는데, 도중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맞혔다”고 전했다.
과학은 학교에서 Ⅰ·Ⅱ과목을 배울 때 개념부터 확실히 다지고, 독서·인터넷강의 등을 통해 심화 학습을 했다. 맞힌 문제라도 선지 중에 헷갈리는 게 있으면, 완전히 알 때까지 복습했다. 오군은 “서울대 심층면접에 선행 학습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은데, 문제 자체는 과학Ⅱ과목 범위 내에서 출제됐다. 추가 질문에서 고교 범위를 넘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런 지식까지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저도 면접에서 모르는 내용을 질문 받았는데, 알고 있는 화학Ⅰ개념을 대입해 풀고 그 과정을 설명했다. 선행 학습보다는 자기 풀이법과 사고 과정을 잘 설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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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철ㅣ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합격·천안고 3 / 이경호·염동우·임영근 기자
◇“교내 경시대회 도전… 심층면접 대비”
“주어진 수학 7문제를 모두 풀고 면접관에게 설명하는데 교수님이 ‘이걸 다 풀었네’라며 환하게 웃으셨어요. 그전까지 문제가 쉬워서 내가 잘 풀었는지 감이 안 왔는데 교수님 반응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죠.”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기계공학전공)에 합격한 위성철(천안고 3)군은 심층면접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점을 가장 큰 합격 요인으로 꼽았다. 위군의 내신 평균은 1.81등급일 정도로 다른 전형 요소의 경쟁력이 그리 높지 않다. 악조건을 이겨낸 그는 “수학·물리 등 관심 있는 과목의 교내 경시대회에 출전하면서 내공을 쌓았다”며 “그 덕분에 심층면접에 나온 고난도 수학 문제를 잘 풀 수 있었다”고 했다.
위군은 고교 입학 후 교내 수학·과학 경시대회에서 꾸준히 수상했다. 1학년 때 두 차례 열린 수학 경시대회에서 모두 금상(1등)을 받는 등 20회 이상 다양한 교내 대회를 휩쓸었다. 경시대회를 준비하면서 문제를 해석하는 힘을 길렀다. 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가운데 추론 능력을 키웠다는 뜻이다.
위군은 동아리 활동도 강조했다. 학교 생활을 얼마나 충실하게 했는지 드러내는 척도라는 의미에서다. 그는 3학년 때 ‘심화탐구’ 동아리에서 각자가 진학하려는 전공과 관련한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발표했다. 여기서 평소 연구하고 싶은 주제에 대해 소논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2학년 땐 1년 내내 수학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그러면서도 수영, 작곡 등 취미 생활과 관련한 동아리 활동에 참여했다. 학업 능력과 인성을 동아리 활동에서 한꺼번에 드러낸 셈이다. 위군은 “공대에서는 동료와 함께 연구하기 때문에 협업 능력을 중시한다고 들었다”며 “성실성, 원만한 성격 등을 보여줄 수 있는 동아리 활동 사례를 자기소개서에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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