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사업가·강사… ‘1인 3역’ 역할 톡톡”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12.08 10:20

[사업·자녀교육 동시에 잡은 ‘원더우맘’] ③ 유영미 다인보우띠끄&다인디자인스쿨 대표

  • (왼쪽부터) 유영미(39) 다인보우띠끄&다인디자인스쿨 대표와 막내 이라온(4)군, 둘째 이정인(6)양, 첫째 이다인(10)양
    ▲ (왼쪽부터) 유영미(39) 다인보우띠끄&다인디자인스쿨 대표와 막내 이라온(4)군, 둘째 이정인(6)양, 첫째 이다인(10)양
    “결혼과 출산 이후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디자인 스쿨’을 운영하게 됐죠. 엄마가 진정으로 일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유영미(39) 다인보우띠끄&다인디자인스쿨 대표는 엄마·사업가·선생님 등 ‘1인 3역’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09년 유아용 수제 머리핀 제작·판매를 시작으로 사업에 대한 감각을 익힌 유 대표는 2년 뒤 창업을 원하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다인 디자인 스쿨’을 개설해 그만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바쁜 나날을 보내는 유 대표지만 세 아이의 엄마로서의 역할도 소홀하지 않는다. 그는 “사업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는 것도 엄마로서의 몫”이라며 “엄마와 사업가 중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잘 병행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경단녀에서 억 소리 나는 사업가로 탈바꿈

    결혼 전 사교육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해 온 유 대표는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며 전업 주부로 전향, 육아와 살림에 매진해왔다. 하지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알 수 없는 우울감과 자괴감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유 대표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 느끼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느 주부들처럼 육아 문제로 인해 새로운 일에 선뜻 나서긴 어려웠다. 그러던 중 첫째의 돌잔치를 준비하며 만든 머리핀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평소 손재주가 있는 편이라 집에 있던 자투리 원단으로 돌잔치용 아이 머리핀을 만들었어요. 몇 개는 지인들에게 선물도 하고요. 이를 지켜본 친구가 사업으로 해보면 좋겠다고 추천해줘 인터넷 카페를 통해 시작하게 됐어요.”

    자본금 3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은 블로그를 통해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현재는 연매출 1억 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는 사업으로 성장했다. 유 대표는 “우리 아이를 위해 만든다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의 이름을 머리핀에 새겨주거나 신데렐라와 팅커벨 등 동화를 모티브로 한 머리핀 등 유일무이한 수제 머리핀을 제작하고 있다”고 했다.

    ◇‘집안일은 모두가 함께’, 세 아이의 엄마

    유 대표는 자녀가 셋이다. 초등학교 4학년인 첫째, 이다인(10)양과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 정인(6)양, 막내 라온(4)군이다. 그는 주로 아이들이 집에 없는 시간을 공략해 일을 하고 있다. 강의는 아이들이 학교와 유치원에 간 오전 시간을 활용하고, 주문 받은 머리핀 제작과 디자인 연구는 아이들이 잠든 저녁 시간을 이용하는 식이다. 유 대표는 “대부분의 업무를 아이들이 집에 없는 시간에 맞춰 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방과 후 집에 돌아왔을 때 엄마가 따뜻하게 맞아줘야 한다는 소신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 다인보우띠끄 메인 모델로 활동 중인 둘째 이정인(6)양
    ▲ 다인보우띠끄 메인 모델로 활동 중인 둘째 이정인(6)양
    육아와 일을 척척해내는 엄마지만 살림까지 모두 도맡아 하긴 힘든 법. 아이들은 바쁜 엄마를 위해 집안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주말엔 ‘엄마가 쉬는 날’을 정해 아이들이 직접 집안 청소와 설거지를 하기도 한다.

    "일과 육아, 살림을 병행하다보면 많이 지치고 쉽게 분노하기도 해요. 그래서 ‘집안일은 모두 함께’라는 슬로건을 걸었어요. 제가 세탁기를 돌려 젖은 빨래를 널면, 아이들이 자동적으로 마른 빨래를 걷어 세 아이가 분업해 빨래를 개요. 방 정리도 아이들 스스로 하고요. 주말엔 ‘엄마가 쉬는 날’을 정해 첫째와 둘째가 돌아가며 설거지를 해줘요. 어린 막내는 신발 정리를 예쁘게 정리해놓고 지친 엄마를 위해 쉴 새 없이 뽀뽀를 해주죠."

    ◇사업 노하우 전하는 ‘선생님’ 역할도

    5년전부터 유 대표는 경력 단절 여성들이 새로운 도전을 꾀할 수 있는 ‘다인 디자인 스쿨’을 열었다. 서울, 경기, 대구, 원주, 천안, 수원 등 전국 각지의 수강생들이 그의 수업을 듣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유 대표는 사업의 꿈을 가지고 디자인 스쿨을 찾은 주부 수강생들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과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먼저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그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돈이 될까’, ‘얼마나 벌 수 있을까’보다는 진정으로 이 일을 하며 얼마만큼의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스스로 일을 즐기며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언젠가 반드시 그 보상을 받는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유 대표는 즐겁게 일하는 엄마의 모습 속에서 아이들도 행복을 느낀다고 전했다. “엄마가 바쁘다고 해서 서운해 하기보단 오히려 더 응원해줘요. 부모가 자신의 일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있으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는 듯 해요. 나아가 아이들의 잠재적 진로 선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거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