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플래너] 국제중 전교 1등, 플래너 덕분이었죠
김세영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11.22 10:28
  • 권예림양은 “플래너를 쓴 뒤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 권예림양은 “플래너를 쓴 뒤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예림(하나고 2)양에겐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학교 정규 수업이 끝나면 예술 강좌를 듣거나 운동을 배우고(1인 2기 정책) 각종 동아리 모임, 수행 평가 숙제를 하면서 별도로 교과 예·복습까지 해내야 한다. 이 활동을 다하려면 평소 시간을 잘게 쪼개 써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자칫하면 과제 제출 기한을 잊거나 스터디 그룹 약속이 겹칠 수 있어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권양에게 꼭 필요한 것이 플래너다.

    ◇플래너 쓰면서 전교 1등으로 수직 상승

    권양은 기숙사 학교인 청심국제중에 입학하면서 낯선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계획을 짜 공부해야 하는 상황에 당황했다고 한다. 그는 주어진 시간을 체계적으로 운용하지 못했다. 매일 쏟아지는 과목별 숙제를 깜박 잊는 바람에 점수를 깎이기도 했다. 중간·기말고사에서도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권양은 1학년 2학기 말 성적표를 받아들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됐다. 주변을 둘러봤다. “남들과 나의 공부 방법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폈어요. 그랬더니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모두 플래너를 쓰고 있었죠.” 그 길로 권양도 플래너를 샀다. “수행 평가 과제·퀴즈 준비 같은 여러 일정을 플래너에 모두 기입하고 나니 여러 가지 일이 한눈에 보였습니다. 이 덕분에 일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었고 숙제를 잊는 일이 없어졌어요. 매일 공부 계획도 작성했어요. 공부를 하기 전 그때그때 반드시 해야 할 학습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니 집중력이 높아지고 시간 낭비가 확연히 줄었습니다. 공부 흔적이 고스란히 남기 때문에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고요.” 그렇게 몇 달을 보낸 후 권양은 2학년 1학기에 전교 2등을 차지했고, 2학기에는 전교 1등으로 장학금도 받았다.

    ◇교과·비교과 빠짐없이 하려면 플래너 필수

  • 권양의 플래너에는 할 일과 배당 시간 외에 별다른 메모가 없다. 그는 플래너를 쓰는 데 최소한의 시간만 쓴다.
    ▲ 권양의 플래너에는 할 일과 배당 시간 외에 별다른 메모가 없다. 그는 플래너를 쓰는 데 최소한의 시간만 쓴다.
     

  • 시험 기간에는 과목별로 간단한 전략도 메모해둔다.
    ▲ 시험 기간에는 과목별로 간단한 전략도 메모해둔다.
    하나고에 진학한 후엔 할 일이 몇배로 늘었다. 그의 주중 하루는 크게 ▲수업(오전 8시~오후4시) ▲예술 또는 스포츠 강좌(오후 4시 반~6시) ▲자습 1교시(오후 7~9시) ▲자습 2교시(오후9시 반~11시) ▲선택 자습(오후 11시 이후)으로 구성된다. 저녁 자습 시간이 돼서야 개인 시간을 갖게 되므로 혼자 공부할 시간이 길지 않은 편이다. 자습 1~2교시를 활용해 수행 평가 모임을 갖거나 교내 대회 준비를 하기도 한다. 목요일 자습 1교시에는 논어 강독 동아리에서 토론을 하는 식이다. 주말도 만만치 않다. 오전엔 축구 등 각종 운동을 하거나 스터디 모임, 봉사 활동을 한다. 최근엔 뇌과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친구들과 독서 토론을 하고 관련 포럼도 준비하고 있다. 오후에는 과제나 독서를 한다. 지난 중간고사 이후 권양에게 주어진 과제는 ▲영어 에세이 작성 ▲수학 주제 발표 UCC 제작 ▲수학 연극 준비 ▲생명과학 독서 토론 준비 ▲연구 노트 작성(외부 실험실 방문 및 보고서 쓰기) ▲편지 번역 봉사 등이다.

    이 모든 활동을 빠짐없이 완수하려면 플래너가 필수다. “중학교 때보다 훨씬 바빠졌습니다. 공부 외에 여러 활동을 하기 때문에 일정을 세심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플래너 없이는 일정을 다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할 일을 플래너에 일일이 기록하고 수시로 펼쳐 체크합니다. 특히 유용한 건 수행 평가 과제를 할 때예요. 대부분 과목에서 숙제를 제출해야 하는 데다 하루에도 몇 건씩 발표가 있을 정도로 일이 많거든요.”

    ◇플래너는 수단일 뿐… 최대한 간단하게 써라

    권양의 플래너는 단순하다. 할 일과 배당 시간을 쓰는 게 전부다. 계획을 하나하나 수행할 때마다 옆에 달성 여부를 체크한다. 글씨가 단정하지 않을 때도 잦다. “플래너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에요.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스스로 무엇을 했는지 자취를 남기는 게 목적이죠. 그러니 플래너를 화려하게 꾸미느라 과도한 시간을 쏟는 건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그는 플래너 작성 시 예상 소요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편이다. “30분가량 걸리는 작업이라고 해서 30분을 써두지 않아요. 쉬는 시간까지 염두에 두고 여유 있게 배정합니다. 휴식 없는 계획은 실행 가능성이 떨어지더라고요. 계획을 세워 놓고 실천을 못 하면 자신감이 줄고 효율도 떨어집니다. 플래너를 쓰는 의미가 퇴색되죠.” 작성 시간은 대체로 매일 밤 잠들기 전이다. 5분가량 다음 날 일정을 떠올려보고 작성한다.

    권양은 “플래너를 쓰면서 장기적인 목표도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처음에는 성적 상승이라는 눈앞의 목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먼 미래까지 주어진 긴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장기적인 목표도 염두에 두게 됐어요. 지금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향후 무엇을 위한 것인지 늘 생각하죠. 그러고 보니 플래너를 통해 시간 관리법과 시간의 소중함을 다 배우게 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