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사립초 원서 접수… 이것만은 알고 보내자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10.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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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우리 아이 사립초에 보내는 게 나을까요. 공립이 나을까요?”

    요즘 엄마들이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글이다. 바야흐로 사립초 입시 시즌이다. 11월 28일 이뤄지는 2017학년도 사립초 신입생 선발 추첨일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한 번 선택으로 6년간의 학교생활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궁금증을 달래고자, 미리 살펴봐야 할 핵심을 선배 엄마들에게 들어봤다.

    ◇사립 VS 공립, 특성 꼼꼼히 살펴야

    개인이나 재단이 운영하는 사립초는 기존의 공립과는 차별화된 시설과 교육 프로그램, 특기적성 활동 등을 특징으로 한다. 과거, 공립과는 다른 특별화된 학교라는 이미지와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는 점에서 아이를 입학시키는 것만으로도 부러움 섞인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좀 달라졌다는 분위기다. 공립도 시설이나 방과 후 교실 프로그램 면에서 좋아져 사립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입학 경쟁률도 예전만 못하다. 한때 10대 1에 육박하던 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2~3대 1 정도로 낮아졌다. 선발인원을 다 채우지 못해 미달인 학교도 있다. 지난해 서울의 A 사립초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김은숙(41)씨는 “외동딸에게 좀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어서 입학시킨 경우”라며 “연예인 자녀가 다니는 특별한 학교라는 이미지만 좇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여러 번 따져보고 지원했다”고 말했다.

    사립초가 공립초에 비해 교육 프로그램이나 수업 수준, 학생관리 면에서 우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대비 면에서 효과를 따지면 다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공립의 수업료는 무료지만, 사립초의 경우 대개 한 분기당 100만~150만원이 든다. 부대비용까지 합치면 실질적인 비용은 그보다 훨씬 웃돈다. 스쿨버스비, 급식비, 체험학습비, 방과 후 학습비용 등을 따지면 한 달에 100만원은 기본이라는 것이다. 경기 불황 여파로 대학교 등록금과 맞먹는 학비가 학부모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서울의 B 사립초에 초3 아들을 보내는 학부모 이장아(44)씨는 “아직은 아들이 저학년이기 때문에 예체능 학원만 보내지만, 내년에는 영어와 수학학원도 보낼 계획”이라며 “사교육비를 합치면 학비가 만만치 않아서 공립학교로 전학을 생각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봤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엄마의 소신이라고 강조하는 학부모 김수미(43)씨는 “사립은 다양한 예체능 교육을 활발히 하는 데 그것이 한편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엄마가 어디까지 욕심을 내서 사교육을 시킬지에 따라 학비는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첫째를 사립초에 둘째를 공립에 보낸 학부모 김나나(43)씨는 “첫째를 사립에 보내고 생각했던 것보다 학비가 많이 들어서 둘째는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며 “학교를 선택할 때 기본 전제는 주변 얘기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형편부터 살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립초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던 영어교육 커리큘럼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엄마들의 고민중 하나다. 일부 사립초에서 진행하던 영어몰입교육이 공식적으로 폐지됐을 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영어 교육 프로그램이 워낙 다양하게 운영돼 굳이 사립초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학부모 장민우(43)씨는 “영어 유치원에서 배운 영어실력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 사립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경제적 형편만큼이나 고려해야 할 것이 아이의 성향이다. 소극적이거나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라면 기존 유치원 친구들과 같이 다닐 수 있는 공립에 보내는 것이 좋다. 차를 오래 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거나 잔병치레가 잦아서 엄마가 자주 병원 진료를 챙겨야 하는 아이도 가까운 학교가 더 낫다. 아이가 특정 종교나 특정 교육활동에 관심이 많다면 해당 사립에 입학시키는 것이 현명하다. 사립초에 초등 5학년 딸을 보낸 이진주(38)씨는 “평소 딸이 음악을 좋아해서 악기 연주 수업과 학내 오케스트라 동아리가 활발한 사립초에 보냈는데 결과적으로 만족한다”며 “음악적 재능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학교생활도 정말 재미있어한다”고 말했다.

    사립의 또다른 매력으로 꼽히는 교사의 세심한 관심에 대해서도 선배 엄마들의 의견이 나뉜다. 공립은 교사가 3~5년마다 학교를 옮기지만, 사립은 교사가 퇴직할 때까지 한 학교에 머물다 보니 애착이 큰 편이다. 반면 장기 근무로 인해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입학설명회는 꼭 참석해야

    사립초에 자녀를 보낸 선배 엄마들은 입학설명회를 활용하라고 입을 모아 조언한다. 매년 사립초에서는 원서접수를 앞두고 11월 초에 입학설명회를 연다. 설명회를 2~3회씩 하는 학교가 있지만, 단 1회로 끝내는 경우도 있으니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학교에 따라 홈페이지나 전화로 사전 예약을 해야만 참석 가능한 곳도 있다. 설명회에서는 한두 시간 가량으로 학교 커리큘럼과 교육관 등을 압축적으로 알려준다. 캠퍼스 투어를 통해 아이들이 사용할 공간을 미리 경험하게 해준다. 참관수업을 통해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교육도 맛보기로 알려주는 학교도 있다. 사립초에 자녀를 보내는 최지연(43)씨는 “원서를 내기 전에 스쿨버스로 통학 가능한 사립초 3곳의 설명회를 모두 참석했다”며 “비교를 통해 내 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바쁜 워킹맘이라면 희망하는 학교에 자녀를 보내본 주변 엄마의 의견을 꼼꼼히 듣거나, 학교 정보를 담은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살피는 노력을 해야 한다. 흔히 워킹맘은 세심히 아이들을 챙겨준다는 점에서 사립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다. 일례로 아이가 방과후수업을 듣는다면 하교할 땐 스쿨버스를 이용할 수 없으므로 아이를 데리러 갈 사람이 꼭 필요하다. 따라서 워킹맘이라면 아이를 방과 후에 어떻게 돌보고 교육할지를 미리 계획하고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방과후 돌봄교실이 잘 운영되는 학교를 찾아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