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플래너] “못 지킨 계획, 미루지 않고 다음날 바로 보충해요”
오선영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10.25 10:30
  • 서울 인창고 2학년 신현준군.
    ▲ 서울 인창고 2학년 신현준군.
    신현준(서울 인창고 2)군은 지난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플래너를 쓰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나눠준 플래너를 쓰기 시작한 게 계기였다. 중학교 때까지는 대강 생각나는 대로만 공부하곤 했다. 신군은 “머릿속으로만 생각할 때는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공부했다”며 “플래너를 쓰면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겪었다. 욕심만 앞서 지키지도 못할 무리한 계획을 세우거나, 계획의 실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기도 했다. 주중에 못 지킨 계획이 너무 많아서 주말에 몰아 하느라 힘든 때가 잦았다. 하지만 중간·기말고사를 거치며 시험공부를 하는 동안, 자신이 하루에 할 수 있는 공부량, 하루에 잠자는 시간(몇 시까지 공부하고 잠을 자야 다음날 피곤하지 않은가) 등을 파악했다. 그러면서 점차 플래너가 ‘지킬 수 있는 계획’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1학년 때는 계획을 절반쯤 못 지키는 날도 있었지만, 지금은 가끔 한두 개가 나올 뿐 거의 다 실천하고 있다.

  • 일요일마다 다음 한 주간의 계획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매일 그날의 공부계획을 짜서 체계적으로 공부한다.
    ▲ 일요일마다 다음 한 주간의 계획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매일 그날의 공부계획을 짜서 체계적으로 공부한다.
    '실행 여부'도 꼭 체크해 전날 못 지킨 계획은 다음날 바로 보충했다. 신군은 “계획을 매일 세우는데, 전날 못 지킨 게 있으면 이를 보충할 수 있게끔 다음날 계획을 여유 있게 짠다”며 “못 지킨 계획을 주말까지 미루면 한꺼번에 해결하기 어려운 데다, 주말에 (못 지킨 계획을 메우느라) 중구난방으로 공부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플래너 왼쪽에는 일요일 밤에 다음 한 주 동안 해야 할 공부 등을 적어 놓고, 그를 바탕으로 하루 계획을 세우며 공부 체계를 잡고 있다. 신군은 “주말, 특히 일요일에는 한 주 간의 학습 내용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 등을 찾아 보강한다”며 “그 덕분에 더 촘촘하게 빠지는 부분 없이 공부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신현준군의 복습노트. 신군은 수업이 끝난 직후 쉬는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한다.
    ▲ 신현준군의 복습노트. 신군은 수업이 끝난 직후 쉬는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한다.
    신군은 하루 6~7시간 정도 되는 자율학습 시간에 대해 주로 꼼꼼하게 계획을 세운다. 자습시간은 주로 주요 과목에 투자하는데, 대략 수학 2시간, 영어 2시간, 국어 1시간(화·목)을 배분하고, 나머지 시간은 탐구과목(물리·화학·지구과학·한국사) 공부에 할애한다. 신군은 “학교 수업 복습은 수업 직후 쉬는 시간에 끝낸다”며 “복습용 노트를 따로 마련해 그날 배운 내용을 과목별로 짧게 정리하는데, 이렇게 하면 복습에 많은 시간을 뺏기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또 암기해야 할 내용은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수첩에 적어 등하굣길 등 자투리 시간에 외운다.

    비교과활동도 가능한 공부 계획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하고 있다. 항공 분야 진학을 희망하는 신군은 현재 교내 기계항공동아리 등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친구들과 ‘날개의 높이에 따른 양력의 차이’ 등을 연구·계획·실험하고 보고서를 써 교내 학술제에서 수상했다”며 “이런 보고서나 논문 등은 대부분 제 공부 계획에 방해되지 않도록 자율학습을 다 마친 뒤에 밤에 작성하는 식으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신군은 친구·후배들에게도 플래너 사용을 권하는 편이다. 자신이 플래너를 사용하면서 지난해 4등급이던 국어 모의고사 성적이 1등급으로 오르는 등 효과를 톡톡히 봐서다. 그는 “플래너를 처음 쓸 땐 욕심을 버려라”며 “자기가 지킬 수 있는 만큼만 계획을 세워야 플래너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