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국제고 입시가 시작됐다. 충남·울산·강원외고 등 일부 원서접수가 완료된 학교들도 있지만 대부분 외고·국제고는 11월 중순을 전후로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제출 서류 중 가장 많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자기소개서는 원서접수 일정과 별개로 학교에 따라 제출 시점이 다를 수 있다. 대원외고, 대일외고, 한영외고, 서울국제고 등 서울 지역 학교들은 지원자 전원이 원서접수와 동시에 자소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경기외고, 수원외고, 고양국제고 등 경기 지역 학교들과 일부 지방 학교들은 원서접수 이후 1단계 합격자에 한해서만 자소서 제출이 가능하다. 물론 이런 경우 또한 1단계 합격자 발표와 동시에 곧바로 자소서 제출이 요구되는 만큼 1단계 통과 여부가 불확실하더라도 면접 대상자 발표 이전의 자소서 완성은 필수적이다. 2017학년도 외고·국제고 수험생들의 자소서 준비가 한창인 이즈음, 예년 수험생 사례와 올해 지원자 분위기를 반영해 자소서 작성 시 반드시 알아둬야 할 핵심 포인트를 짚어봤다. 입시컨설팅 학원멘토가 제시하는 2017 외고·국제고 합격 전략 그 첫 번째 순서다.

자소서의 압도적인 중요성
영재학교, 과학고, 자사고, 자율학교 등 자소서가 요구되는 우리나라 모든 고교 입시를 통틀어 외고·국제고 입시에서의 자소서 비중은 다른 어느 입시에서보다 압도적이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대한 참조가 매우 제한적인 탓이다. 9개 또는 10개 항목으로 구분되는 중학교 학생부의 입시 활용은 고교 종류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언급된 학교들 중에서 외고·국제고용 학생부가 가장 제한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학생의 학업적 역량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7번 교과학습발달상황 전체가 배제된다는 점이다. 과학고나 자사고 입시용 학생부가 내신 반영 과목과 관계없이 1~3학년 전체의 교과학습발달상항(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포함)을 모두 담아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올해 입시에서는 3-1학기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 제출용 학생부로 출력시 본문에서 제외되면서 학생부의 입시 활용도 또한 예년보다 다소 축소되는 분위기다. 별도로 제출받는 영어 내신 성적을 제외하고는 지원자의 전반적인 학업 역량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서류가 사실상 전무한 셈이다. 이는 자소서의 여러 영역 중 ‘자기주도학습’ 관련 내용을 대부분 지원자가 가장 비중 있게 다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고·국제고 입시에서 자소서의 당락 영향력이 막대한 두 번째 이유는 짧은 면접 시간 때문이다. 학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외고·국제고 면접은 수험생 1인당 소요시간이 5~10분을 초과하지 않는다. 질문 개수 또한 적게는 3~4개에서 많아야 10개를 넘지 않는 게 일반적. 20~30분 이상의 일부 자사고 면접이나 1,2차로 나눠 사실상 두 번의 면접을 치르는 과고 입시에 비하면 면접에서의 평가 스펙트럼도 극히 제한적이다. 면접 질문의 자소서 의존도가 자연스레 높아지고 자소서 자체에 대한 검토와 평가도 꼼꼼히 이뤄질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다. 

소재 중심의 면접용 자소서를
입시 초보인 수험생들의 자소서에는 다양한 실책들이 산재한다. 그 중 가장 흔한 사례는 소재 변별력과 면접 경쟁력이 없는 경우다. 평범한 소재들로 면접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써내려간 자소서가 입시용으로 적합할 리 없다. 특히 자소서의 뼈대가 되는 소재 선별은 자소서 준비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요구됨에도 ‘문장 꾸미기’에 밀려 등한시 되는 경우가 많다. 활용 가능한 모든 소재군을 총체적으로 충분히 검토한 뒤 마지막 순간에 문장 만들기를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본격적인 글쓰기에 들어가서는 자신의 표현이 면접에서 어떤 질문으로 이어질지를 예상해보고 다듬는 과정도 중요하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의 특성상 자소서는 그 자체로서의 완성도보다는 면접용으로써의 완성도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의 공부법을 자소서에 자세히 언급했다면 면접에서는 가장 자신 없는 과목의 공부법을 물어올 수도 있다. 때문에 면접 질문까지를 고려한 자소서 작성은 그 고민의 범위를 넓히고 사색의 깊이를 더하는 ‘진짜 경쟁력’의 확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1500의 글자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채워 넣는 과정으로서의 자소서 작성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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