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플래너] “일기처럼 쓴 플래너, 제 하루를 바꿨어요”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10.11 11:29
  • 그날그날 할 일을 틈틈이 기록했을 뿐인데, 생활은 이전과 확 달라졌다. 학습 능률이 크게 올랐고, 덜렁대던 습관도 사라졌다. “플래너가 절 바꾼 거 같아요.” 서울 성덕고 2학년 이수연(17)양의 얘기다.

    이양은 우등생이다. 2학년 1학기 문과 전교 5등을 했다. 수학·세계지리 교과 우수상도 받았다. 이양은 “등수는 몰라도 이번 학기 성적은 저번 학기보다 좀 더 오를 것 같다”며 웃었다. 이유가 뭘까. 그는 “플래너 효과 덕분”이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플래너의 세계’엔 비교적 뒤늦게 입문했다. 고교 입학 후 플래너를 만났다. “이전까지는 플래너를 쓰지도 않았고, 쓸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학교에서 직접 제작한 플래너(성장일기)를 나눠주더라고요. 이왕 받은 거 열심히 써보자고 생각했어요. 꼼꼼한 성격이 아니어서, 도움도 될 것 같았고요. 그리고 상도 준다고 해서…. 하하.”

    ‘플래너 초짜’였던 이양은 우선 성장일기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랐다. “계획은 보통 다음 날 할 일을 전날 세우는 거잖아요. 그런데 성장일기 플래너는 좀 달라요. 교과 수업 후 중요 내용을 곧바로 적도록 유도하거나, 학교 일과 후 총평을 하도록 하거나…. 그날 있었던 일을 정리하는 게 핵심이에요. 일종의 ‘사후(事後) 플래너’라고 볼 수 있죠. 플래너 명칭에 ‘일기’가 붙은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플래너 종류가 아주 다양할 텐데, 다행히 이러한 형태의 플래너가 제 성격엔 맞았던 것 같아요.”

  • 장점은 확실하다. 이양은 “‘사후 플래너’를 통해 다음 날 더 효율적인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했다. “등교 시간이 오전 7시 45분까지인데, 전 오전 7시까지 학교에 가요. 플래너를 쓰기 위해서죠. 전 그 시간에 전날 수업 시간 후 기록했던 것, 모든 일과가 끝나고 썼던 총평 등을 보면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정해요. 학습량이 부족했던 날엔 이를 보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무리했던 날엔 컨디션 조절을 해야겠다는 식이죠. 그날그날 대응이 가능한 거예요. 계획은 실천이 중요하잖아요. 이러한 형태의 플래너는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아요.”

    이양은 “(플래너가) 내년 수능 대비에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플래너에 꾸준히 과목별 부족한 부분을 적어 놓았는데, 이게 쌓이다 보니 어떤 과목에 어떤 학습이 필요한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더라고요. 예를 들면 ‘국어에선 비문학·고전문학에 대한 학습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식이에요. 플래너가 ‘오답 노트’가 된 셈이죠. 덕분에 약점을 줄이고 실수를 최소화하는데 효과적인 것 같아요.”

    이양에 따르면, 플래너는 친구관계에도 도움을 준다. 그는 “얼마 전 친한 친구의 생일을 깜빡하고 지나칠 뻔했는데, 다행히 미리 플래너에 적어 놓은 덕분에 챙길 수 있었다”며 “기록만으로도 친구들을 배려하고 약속도 지킬 수 있다는 게 플래너의 또 다른 장점”이라고 했다. 이양은 간단히 정리해야 하는 플래너 특성상 요점 정리 능력이 좋아졌다고도 했다.

    “플래너를 써 본 결과, 많은 분이 저처럼 ‘미니 일기’처럼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정리된 오늘을 통해 실천하는 내일을 기약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