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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이야기 ①] 내가 경험한 NASA

김성완 서울대학교 의공학과 교수(전 NASA 책임연구원)

2016.10.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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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미국 드라마 ‘6백만불의 사나이’를 보고 자란 저는 미국 Boeing 연구소를 거쳐 2000년도부터 미국 항공우주연구소인 NASA에서 책임연구원으로 10년 넘게 활동을 했습니다. 2010년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공학교실에 외국인교수로 임용 돼 현재까지 교육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죠.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많은 청소년들이 NASA 연구소에 대해 관심이 큰듯해 미국 항공우주국 NASA에 대한 이야기들을 제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설명해 드릴까 합니다.

오늘은 NASA 이야기 1편으로 제가 10여년 동안 경험한 NASA 연구소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NASA는 1958년 인류가 우주에 대한 도전을 목표로 미국 국가항공자문위원회인 NACA를 전신으로 한 국립 연구소입니다. 현재 미국 전역 9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제가 몸 담았던 NASA Langley Research Center의 전신이 바로 NACA 연구소로 1917년에 설립이 되었습니다.  NASA 정규직 연구원이 되면 미국 공무원 신분이 됩니다. 연봉도 미국 중산층 연봉 정도여서, 미국의 우수한 인재들 중 항공우주 분야에 정열적으로 연구할 각오로 무장된 재원들이 지원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지만 매년 극소수의 연구원을 채용하기 때문에 NASA 연구원이 되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쉽지 않습니다. 제가 근무했던 항법제어 부서도 17년 간 고용한 유일한 연구원이 저뿐일 정도로 채용 인원이 한정적입니다. 그래서인지 NASA 연구원이 되면 누가 뭐를 하라고 시키거나 누구에게 보고하거나 잦은 회의를 하는 모습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각자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을 찾아서 알아서 해야하는 거죠. 더욱 신기한 것은 그 일들이 모여서 조화를 이루어 큰 결과물 들을 만들어 낸다는 점입니다. 

제가 일을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나서(워낙 열망하던 NASA 연구원이 된지라) 연구를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하는지 확인 하려고 담당부서 책임자 면담을 신청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6개월간 한 연구 성과에 대해 설명을 했더니, 책임자가 토끼 눈을 뜨며 놀라면서 “그 많은 일들을 벌써 다 했다고요? 연구 속도가 굉장히 빠른데요? 하지만 주지해야 할 게 있어요. 우리가 원하는 건 당장 눈앞의 성과가 아니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입니다. 다른 연구소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을 하는 것이 미국 대표 연구소(National Lab)로서의 소명이기 때문이죠. 20년 후를 내다보는 눈으로 당신의 연구를 소신껏 그리고 책임감 있게 진행해 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보고하지 않고 알아서 연구를 진행하면 됩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세요.” 

이야기를 듣고 연구실로 돌아오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단기 업적에 연연해 왔던 지난 삶과 그런 결과물을 요구하고 중요시하던 환경들이 떠올랐습니다.  ‘NASA 연구소의 위대함이 여기 있구나! 나무가 아닌 숲을 보기 때문에 이들이 역사적인 일을 해낼 수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시에 ‘연구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일생을 건 장기 프로젝트를 마음껏 연구할 수 있다니, 이것이 NASA를 세계 제일의 연구소로 키운 힘이구나’ 하는 부러움도 생겼죠.

그런 꿈의 직장에서 10여년간의 소중한 경험을 뒤로 하고 한국 행을 결정한 것이 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저도 아직 답을 찾는 중입니다. 아래 액자는 제 송별 선물로 연구원들이 만들어 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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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호부터는 NASA의 설립 배경 및 인류에 도움이 된 업적들 그리고 현재 NASA가 수행하는 Mission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과학에 관심있는 친구들에게 재밌고 유익하게 읽혔으면 좋겠네요. 다음 이야기는 2주 후인 20일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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