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 ‘1인 대학’이 뜬다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10.05 12:01
  • /유데미 홈페이지 캡처
    ▲ /유데미 홈페이지 캡처

    누구나 교수·강사가 될 수 있고, 누구나 학생이 될 수 있는 ‘온라인 1인 교육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교육계·IT 업계에선 이를 ‘1인 대학’으로도 부른다. ‘개인이 스스로 강의하고 수강도 하는 대학’이라는 뜻이다.

    1인 대학은 개방형 온라인 교육 플랫폼의 한 갈래다. 따라서 전체적인 프로세스는 무크(MOOC)와 비슷하다. 하지만 면면을 따져보면 차이가 있다.

    핵심은 바로 ‘가르침의 주체’다. 무크는 세계적인 대학·기관의 석학이나 유명 기업 소속 전문가들이 이론과 전문 지식을 제공하는 형태다. ‘세계 4대 무크’로 불리는 코세라(Coursera), 에덱스(edX), 퓨처런(FutureLearn), 유다시티(Udacity) 등은 모두 이 같은 방식으로 운영된다. 반면, 1인 대학은 개인이 특정 분야에 지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용·실무 지식이나 노하우를 소개할 수 있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다.

    1인 대학으로 분류되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유데미(udemy)’에 지난 8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게임화) 입문자 과정’ 강좌를 개설한 김상균(43) 강원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는 “무크는 계약·합의가 된 특정 대학·기업의 학자나 전문가만 강의를 열 수 있지만, 유데미는 교육 주체 부분에 대한 제약이 없기 때문에 전문성과 지식만 갖춘다면 누구나 강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이러한 차이점 덕분에 현재 교육·IT업계에선 무크와 별개로 1인 대학을 에듀테크(edutech)의 특정 사례로 분류하고 있다.

    콘텐츠 구현 환경도 비교적 다르다. 무크가 아직까지 PC 환경에 적합하다면, 1인 대학은 모바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대표적인 1인 대학엔 유데미가 꼽힌다. 2016년 5월 현재 가입자는 1100만명. 강사로 등록된 사람은 2만여명, 강의는 4만여개에 이른다. 2010년 설립돼 6년 만에 급성장했다. 그동안 유치한 투자금은 1억1300만달러(약 1258억원)에 달한다. 무크와는 또 다른 장점(교육 주체의 개방성) 덕분에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는 만큼 강의 주제는 다양하다. 비즈니스·개발·마케팅 관련 분야와 같은 실무 지식이나 요가나 사진 찍는 법 등 생활 지식도 소개한다. 데니스 양 유데미 CEO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데미는 누구나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1인 대학은 이미 국내에도 입성했다. 대표적인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는 에어클래스(airklass)를 들수 있다. 에어클래스도 유데미와 마찬가지로 실무와 생활 분야가 지식 공유의 핵심이다. 교육, 외국어, 자격증, 취업, 비즈니스(이상 실무 분야), 패션&뷰티, 리빙&푸드, 헬스&스포츠, 취미, 임신&육아, 여행, 재테크, 문화&예술, 컴퓨터 등 총 14개 카테고리로 나뉘어 제공된다. 5일 현재 1265개의 강좌가 개설돼 있고, 1만7782편의 동영상 강의가 올라와 있다.

    현재 1인 대학의 가능성을 본 국내 온라인 교육 기업들은 앞다퉈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평생교육기업 휴넷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개방형 온라인 교육 플랫폼 ‘해피컬리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1인 대학은 배움의 대중화를 이뤄낸 무크를 넘어 가르침의 기회까지 제공하는 미래형 교육 플랫폼”이라며 “앞으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단순히 공급자와 수요자의 콘텐츠 거래가 이뤄지는 오픈 지식 마켓이 아닌 사람과 관계 중심으로 이용자(교수자와 학습자)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학습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