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입시 속 의미 찾기] 2017 수시 경쟁률로 내년 입시를 예측하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9.26 10:40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21일 수시 원서 접수가 끝나면서 이제 수능 전 면접과 논술 시험을 치르는 일부 학생을 제외한 대다수 학생들에게는 수능 공부에 올인해야 할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오늘은 올해 수시 지원 경향을 보면서 이를 바탕으로 내년도 입시를 예측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올해 수시 전체 경쟁률은 17.23 대 1로 지난 해 18.46 대 1보다 약간 하락했습니다. 이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고 3 인원의 감소와 수시 모집 인원의 증가 때문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입니다. 수시 모집 인원은 5915명이 늘었는데 수험생은 2만5천159명이 줄어들었으니 당연한 결과라는 이야기죠. 다만 이러한 분석은 수험생을 수능 지원자수로 계산했기에 실제 수시 지원자 중 수능 원서를 접수하지 않은 학생들의 비율이 얼마나 되고 그 비율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좀 더 설득력을 얻을 것 같습니다. 그 숫자가 변화가 없다고 전제하면 모집 인원이 늘고 지원자가 줄었으니 경쟁률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상위권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학생부 종합 전형은 어떨까요? 상위권 12개 대학의 학생부 종합 전형 경쟁률은 지난 해 12.06 대 1보다 조금 하락한 11.80대 1이었습니다. 지원인원이 지난해보다 1만2793명이나 늘었지만, 모집규모 역시 지난해보다 1314명이나 늘어났기 때문에 전체 경쟁률이 하락한 것이지요. 내년도 입시에 대한 저의 예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 뿐 아니라 대부분의 입시 전문가도 비슷한 예측을 할 것 같습니다.   

    1. 수시는 현역 정시는 재수생 공식 더욱 강화될 것
    원서 접수를 대행하는 진학사 집계에 따르면 수험생 1명이 쓴 수시 원서 숫자가 4.32에서 4.8장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내신이 극도로 안 좋은 일부 학생이나 N수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수시 6장 카드를 다 쓴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고 3들이 수능보다는 수시 준비에 더 투자를 한 다는 것이고 정시까지 가지 않고 수시로 가능하면 입시를 끝내겠다는 생각을 하는 고 3들이 더욱 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죠. 수시라고 해서 무조건 상향하지도 않고 1~2군데는 하향이나 안정 지원을 하는 경우가 더욱 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 고 3은 ‘수능 공부하는 고 3’이 아니라 ‘1학기 내신 챙기는 고 3’, 기말고사 끝나면 ‘자소서 쓰기에 바쁜 고 3’이 될 가능성이 높죠. 수능에서 재수생과 현역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고 수능 잘 나오는 재수생들이 대거 정시에 몰려 상위권 대 정시는 재수생들과 특목 자사고 강남 일반고 학생들 간의 이전투구가 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이는 원래부터 그랬던 현상이 내년에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겠죠. 

    2. 의대 인기 이과 최상위권=수시 의대 공식처럼 굳어질 것
    올해 수시에서 의대 경쟁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성균관대 논술 전형은 무려 288대 1입니다. 수시 전체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하락했는데 의대는 34.91대 1로 지난해 34.32대 1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지원자 수가 5만 명이 넘습니다. 학령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취업난 때문에 의대 선호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겠죠.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5건 정도의 원서를 썼다면 최소 1만명 이상이 의대에 원서를 쓴 것으로 보입니다. 수능 등급으로 치면 1등급 4%안에 드는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의대를 지원한다는 이야기죠. 학종이든 교과전형이든 수시에서는 내신 등급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니까 이과 내신 1등급대 학생들은 대부분 의대를 쳤다는 이야기입니다. 의대는 수시에서도 높은 최저 등급을 워하는 학교들이 많으니까 모의고사가 안정적으로 나오는 학생들일수록 수시에서는 의대를 쓰려고 할 경향이 더욱 커지겠죠. 이런 추세는 틈새를 노려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됩니다. 현재 고2 중에서 내신 2등급~3등급대 학생들은 3학년 내신에 더욱 주력하고 지금부터 부족한 비교과를 채워간다면 자신이 원하는 상위권대 공대 자연대에 합격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이야기입니다. 3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 때문에 수많은 상위권 수험생들이 의대에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정시에서는 상위권 대학교 공대 자연대에 지원을 하겠죠. 이들 때문에 의대 뿐 아니라 공대 자연대도 정시에는 컷이 올라갑니다. 따라서 최상위권이 아닌 이과 상위권 학생들은 정시보다는 수시, 수능 최저 없는 학생부 종합 전형에 거의 올인을 하며 달려들 것으로 보입니다.

    3.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내신은 더욱 중요해질 것
    내년은 대선이 있는 해입니다. 내년 대선에서 학생부 종합은 정치적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정치적 지형도에 따라서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대선이 있는 해이기 때문에 대학은 대단히 몸을 사릴 것입니다. 학생부 종합이 비판 받는 이유가 스펙과 비교과에 있고 이런 연유로 일반고보다는 특목고 자사고에 유리하다는 것이 중론이죠. 대학은 학생부 종합에서 공격 받고 있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평소보다 더욱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노력은 평가에서 정성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비교과를 줄이고 정량 평가가 가능한 내신 성적의 비중을 더욱 늘리는 일이죠. 해마다 수시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합격하는 학생들의 내신 성적이 상승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겠지요. 내년도에는 적성검사와 논술 고사 전형도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만큼 일반고 학생들은 수시=내신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남은 2학기 중간고사 기말고사와 3학년 내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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