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학습력 높이는 건강 플러스] ⑪ 척추측만증
김세영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9.23 11:10
  • 10대들의 허리가 휜다. 뜻밖에 10대 중 허리가 굽는 척추측만증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을 찾은 전체 척추측만증 환자 11만400명 중 1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44.7%(4만9401명)에 이른다.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척추측만증은 성장 저하나 요통으로 인한 학습 장애 등 10대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다가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메이카 육상 스타 우사인 볼트(30)와 미국 프로 골퍼 스테이시 루이스(31)도 척추측만증에 오랜 기간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추측만증은 정면을 기준으로 했을 때 척추가 좌우로 휘는 증상이다. 단순히 굽은 정도가 아니라 척추가 회전되는(비틀린) 3차원적 변형도 있다. 특정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라 한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대체로 4세에서 10세 사이에 시작된다. 이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에는 남자 환자가 많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에는 여자 환자가 더 많은 편인데, 사춘기 이전 여자아이가 급속히 성장하는 시기에 흔히 발생한다. 김덕영 차움 재활의학과 교수는 “조기 교육으로 어린 나이부터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운동량이 부족한 학생들이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특정 질환과 연관된 이차성 측만증은 근육병·뇌성마비·말판증후군 등을 앓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똑바로 서 있을 때 양 어깨의 높이가 다르고, 등 뒤에서 보기에 한쪽 등·견갑골·옆구리 등이 불균형하게 튀어나왔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볼 만하다. 허리를 90도 앞으로 숙이도록 한 뒤 뒤쪽에서 관찰하면 가장 확실하게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심해지면 키 성장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내부 장기 기능 저하 등 각종 합병증이 따를 수 있다”며 “평소 자녀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척추가 70도 이상 휜 경우엔 흉곽 변형으로 인해 심장·폐 등 장기의 기능 저하가 따를 수 있다. 이후 만성 요추부 질환의 원인도 될 수 있다. 외관상 문제로 인한 심리적 위축도 합병증 중 하나다.

    성장기 자녀의 척추측만증이 의심되면 반드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보통 ▲어떤 타입의 측만증인지 ▲척추가 몇도나 휘었는지 ▲원인이 될 만한 중추신경계 혹은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지 ▲이차적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지를 엑스레이(x-ray) 촬영 등으로 알아볼 수 있다. 조기에 발병해 굽은 각도가 점점 커질 가능성이 큰 환자에게는 다각도의 치료가 이어진다. 보조기·수술 등이 대표적이다. 보조기 치료는 척추의 굽은 각도가 20~40도일 때 혹은 성장기가 2년 이상 남은 환자에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여학생은 초경 이전 혹은 초경 후 1년 이내에 측만이 점점 심해질 경우 보조기 치료를 한다. 과도한 척추 변형으로 외관상 문제를 호소할 때나 보조기 치료로 경과가 개선되지 않을 때는 수술을 시행한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별도 치료를 요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척추측만증으로 확인된 환자의 대다수가 증상이 심하지 않아 간단한 운동만으로도 예방과 개선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등과 허리 쪽 척추기립근의 강화 운동이나 복근과 고관절 주변 근력 운동 등을 평소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