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못잖게 중요한 수학·과탐… 2017 수능 '변수 과목' 공략법은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9.21 11:40
  • 정상모 스카이에듀 수학 강사, 한종철 대성마이맥 생명과학 강사, 정훈구 대성마이맥 화학 강사, 오지훈 이투스 지구과학 강사, 배기범 이투스 물리 강사(사진 왼쪽부터)./각 사 제공
    ▲ 정상모 스카이에듀 수학 강사, 한종철 대성마이맥 생명과학 강사, 정훈구 대성마이맥 화학 강사, 오지훈 이투스 지구과학 강사, 배기범 이투스 물리 강사(사진 왼쪽부터)./각 사 제공

    “국어가 (이번 수능의) 메인(중심)이라면, 인문계 수학(수학 나형)과 과탐(과학탐구)은 반드시 변수 과목이 될 겁니다.”

    2017학년도 수능 6·9월 모의고사를 목격한 유명 입시 전문가들이 요즘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국어가 수능 전체의 변별력을 좌우할 과목이라면, 수학 나형과 과탐은 계열별로 정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얘기다.

    올 수능까지 앞으로 50여 일. 변수로 떠오른 계열별 두 영역을 각각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남은 기간 수학·과학탐구 학습 팁(Tip)과 공부법을 대표 강사의 도움을 얻어 정리했다.

    ◇인문계열| 21·30번 두 문항이 1등급 좌우한다

    2017학년도 수능 6·9월 모의고사를 통해 드러난 수학 나형의 출제 난도는 명확하다. ‘2문제는 어렵고, 나머지 28문제는 비교적 쉽다’이다. 학원가에 따르면, 올해 두 차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주관 모의고사를 통해 확인된 고난도 문항 두 문제는 21번과 30번이다.

    정상모 스카이에듀 수학 강사는 “난도 높은 두 문항은 각각 객관식과 단답형의 마지막 문제로, 배점이 높은 4점짜리 문항이다”라며 “평가원 입장에선 고난도 문항의 경우 상위권 변별을 위해 배치한 문제이고, 나머지 28개 문제는 수포자(수학포기자)를 더 양산시키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출제한 문항”이라고 설명했다.

    난도 높은 두 문제는 등급 커트라인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스카이에듀에 따르면, 이번 9월 모의고사 수학 나형의 1등급 예상 커트라인(원점수 기준)은 92점. 결과적으로 두 문제를 잃고 다른 문제를 모두 맞히면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정상모 강사는 “이는 중위권 학생들도 실수하지 않는다면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결과적으로 최상위권·중상위권 수험생 모두 두 고난도 문항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고난도 문항 두 문제 때문에 수능까지 남은 기간 성적대별 학습 목표도 명확해진다”고 말한다. 정상모 강사는 “최상위권의 경우 21·30번의 해결이 지상과제다. 따라서 21번과 30번의 각각 주된 출제 분야인 ‘미분’과 ‘지수 로그 혹은 수열을 이용한 개수 세기 문제’를 꾸준히 풀어봐야 한다. 자연계열과 공통 출제 범위인 ‘순열과 조합’ 부분도 출제진이 아주 어렵게 낼 여지가 있기 때문에 개념 정리와 문제 풀이 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중상위권의 경우엔 최상위권과는 다르게 버릴 건 버리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정상모 강사는 “6·9월 모의고사 수학 나형의 1등급 커트라인(원점수 기준)이 92점인 것을 감안하면, 출제 단원·분야가 명확한데다 비교적 쉽게 출제되는 나머지 28문제에 남은 기간 모든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연계열|상위권은 실수 조심하고, 중위권은 기본으로 돌아가라

    ①생명과학Ⅰ

    과탐은 올해도 어김없이 자연계열 수험생의 운명을 좌우할 영역으로 꼽힌다. 이른바 ‘난도 널뛰기’가 심각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해당 영역 강사들은 “과탐은 해마다 난도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스스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자연계열 수험생 중 과탐 영역에서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린 과목은 ‘생명과학Ⅰ’이다. 한 입시 기관에 따르면, 해당 과목 지원자는 15만6733명(60.3%)으로 집계됐다.

    6·9월 모의고사를 통해 확인된 생명과학Ⅰ의 난도는 비교적 어려웠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한종철 대성마이맥 생명과학 강사는 “생명과학Ⅰ은 일반적으로 원점수 기준(50점 만점) 1등급 커트라인이 44~45점에 형성되는데, 6·9월 모의고사에선 42점대에 머물렀다”며 “보통 해당 과목에선 중상위권 변별을 위한 이른바 ‘킬러 문제’가 4문제 정도 나오는데, 이번엔 5문제로 확대된 영향이 컸다”고 해석했다.

    한종철 강사에 따르면, 생명과학Ⅰ의 고난도 문항 출제 분야는 유전, 면역 또는 항산성 등이다. 그는 “9월 모의고사 11번 문항은 물리적 요소와 생명과학 요소가 결합한 복합 문항으로, 지난해 수능에서 처음 나왔던 신유형”이라며 “이를 간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타 과목 결합 가능성으로 보면, 생명과학Ⅰ과 물리적 또는 화학적 요소와 합쳐진 문항이 어렵게 나올 수도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종철 강사는 “지난해부터 중요해진 4단원 ‘물질의 생산과 소비’에서 총생산량·호흡량·생물량 등을 다룬 내용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며 “지원 학생들이 충분히 중요하다고 인지하는 멘델의 유전 법칙 기본 원리와 잡종 교배, 추론 문제로 나올 가능성 큰 감수분열과 DNA 상대량 표 풀이, 그리고 가계도도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적대별 대비법도 전했다. 한종철 강사는 “최상위권의 경우 고난도 문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실수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며 “학원가에서 흔히 칭하는 ‘지엽적 문제’ 즉, 출제율은 낮지만 교육과정엔 있는 분야에 대한 개념과 용어에 대한 정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위권의 경우 그해 수능에서 가장 많이 반영하는 출제 유형은 결국 6·9월 모의고사 문제임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정확한 문항 분석과 풀이를 진행해 자신만의 솔루션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②지구과학Ⅰ

    지구과학Ⅰ은 자연계열 수험생 사이에서 주목받는 과목으로 떠올랐다. 화학Ⅰ을 밀어내고 이번 수능에서 자연계열 수험생이 둘째로 많이 선택한 과목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오지훈 이투스 지구과학 강사는 “학생들의 선택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그간 지원자가 몰렸던 화학Ⅰ이 최근 어렵게 출제되면서 생긴 ‘반사 효과’”라며 “시간 안배를 잘하지 못했던 학생들이 화학 과목보다 문제 풀이 과정이 복잡하지 않다는 장점 때문에 선택한 것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지원자의 선택이 늘면서, 공교롭게도 전체적인 체감 난도도 상향조정됐다. 오지훈 강사는 “앞서 치른 9월 모의고사를 보면 정답률 30% 이하의 고난도 문제는 없었지만, 정답률이 40~60%에 머무르는 까다로운 문제가 30문제 중 11문제나 됐다”며 “이를 보면 다른 과탐 과목보다 전체적인 수험생의 체감 난도는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지구과학Ⅰ의 고난도 문항 출제 분야는 ‘천체 관측’이 꼽힌다. 오지훈 강사는 “전통적으로 가장 정답률이 가장 높은 문항에서 출제된 분야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도 어렵다”고 했다. 실험이나 탐구 활동과 관련된 문항도 고난도로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오지훈 강사는 전했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지진과 관련된 분야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지훈 강사는 “얼마 전 발생한 지진과 관련, ‘판구조론’에서 중요한 판 경계에서 지각변동이 생기는 원리와 판 경계 단면 모식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지진·화산·사태 등의 대피 요령 등을 다룬 ‘지질 재해의 피해와 대책’ 단원도 눈여겨봤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남은 기간 성적대별 대비법으로는, 상위권의 경우 생명과학Ⅰ의 학습법과 비슷했다. 오지훈 강사는 “최근엔 교육 과정 모든 분야에서 폭넓게 나오는 추세”라며 “상위권은 실수가 관건인데, 결국 출제율이 낮았던 분야이지만 교육 과정엔 포함된 내용을 챙겨야 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위권의 경우엔 개념 정리와 오답 분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위권 수험생이 상위권으로 도약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그 중 하나는 특정 주제·분야에서 계속 틀리는 것이다. 따라서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기 위한 철저한 오답 분석이 중위권 수험생들에게는 더 효과적이다. 또 다른 유형으로는 ‘겉핡기식 공부’를 한 학생들이다. 최근 출제 기조를 봤을 때에는 문제나 보기의 힌트가 줄어,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을 경우 정답을 고르기 어려워졌다. 따라서 이러한 이유로 중위권에 머무는 학생들은 교과서나 EBS연계 교재 등으로 개념 정리를 철저히 해야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③화학Ⅰ

    그동안 생명과학Ⅰ과 함께 가장 많은 학생이 선택했던 화학Ⅰ은 이번 수능에서 지원자 비율이 감소했다. 선택 비율 48.5%(12만6203명)를 기록했다. 지구과학Ⅰ 응시 인원이 크게 늘면서 생긴 결과다.

    정훈구 대성마이맥 화학 강사는 “지원자 수가 줄면서, 이번 수능에서 화학Ⅰ을 선택한 수험생들은 해당 과목에 자신 있거나 좋아하는 학생들로 주로 구성됐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예년보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 과탐 화학Ⅰ의 난도가 평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훈구 강사는 “평가원 주관 6월 모의고사에선 화학Ⅰ의 1등급 커트라인(원점수 기준)이 42점에 머무를 정도로 상당히 어려웠는데, 9월 모의고사에선 1등급 예상 커트라인이 48점일 정도로 쉬웠다”며 “따라서 평가원은 이번 수능에서 평이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45점대에 1등급 커트라인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화학Ⅰ의 핵심 분야로는 △금속의 반응성 △화학 반응의 양적 관계 해석 △산염기 중화 반응 등이 꼽힌다. 정훈구 강사는 “핵심 분야 중 특히 지난해 수능에서 오답률 1위(74%)였던 금속의 반응성 분야는 어렵게 출제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좀 더 집중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산화수소 연소 분석과 탄화수소 이성질체 관련 분야도 상위권 변별을 위해 출제될 가능성이 큰 문항으로 지목했다.

    화학Ⅰ의 성적대별 대비법은 뚜렷하다. 정훈구 강사는 “상위권의 경우 어려운 문제는 맞히지만 쉬운 문제에서 실수하는 사례가 잦다”며 “실전 모의고사를 통해 시험에 집중하는 훈련을 하면서 실수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른바 ‘킬러 문제’로 불리는 고난도 문항에 대한 지속적인 풀이도 동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위권의 경우엔 ‘6·9월 모의고사가 최고의 지침서’라는 의견을 내놨다. 정훈구 강사는 “수능 화학Ⅰ 문제는 대개 6·9월 모의고사에서 출제된 문항들이 변형돼 나오는 편”이라며 “따라서 6·9월 모의고사 문제를 꼼꼼히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응용문제를 만들어보는 등 변형 문제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④물리Ⅰ

    물리Ⅰ은 전통적으로 과탐Ⅰ 과목 중 응시자 수가 가장 적다. 이번 수능에서도 다른 과목의 절반 수준인 6만155명이 지원했다.

    수험생 구성은 뚜렷하다. 배기범 이투스 물리 강사는 “의학계열 지원자들이 보통 화학과 생명과학 과목으로 몰리기 때문에 타 과목보다 상위권 볼륨이 크지 않다”며 “따라서 물리Ⅰ을 선택한 수험생들이 크게 불리한 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 과탐 물리Ⅰ의 난도가 9월 모의고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9월 모의고사의 특징은 문제 자체가 아주 어렵진 않지만,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생소한 유형 혹은 풀이나 해석하는데 시간을 많이 뺏는 문항으로 구성돼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은 편이었다.

    출제 가능성이 큰 분야는 △역학·열역학 △유체 △돌림힘 △특수상대성이론 △일반상대성이론의 등가 원리 응용 △전자기 유도 등이 꼽힌다. 배기범 강사는 “물리 과목의 특성은 풀이법이 다양하다는 것”이라며 “주요 출제 분야에서 하나의 풀이만 익히지 말고 여러 풀이 방법을 준비해야 응용문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은 기간 필수 학습법으로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배기범 강사는 “물리Ⅰ의 난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요 출제 분야의 고난도 문항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실전 문제를 다양한 풀이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그동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출제율 낮은 분야도 반드시 챙기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