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플래너] 열어보고 싶은 플래너 만들어 최상위권 성적 유지
박기석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9.13 14:42

[박지윤(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 3)양]

  • "기본적으로 공부를 좋아하는 학생이 얼마나 있겠어요. 그런데 플래너는 공부 계획을 적어두는 노트잖아요. 처음 플래너를 작성할 땐 계획대로 실천하기는커녕 수첩을 열어보기도 싫었어요. 그래서 자꾸 확인하고 싶도록 나만의 장치를 플래너에 심어뒀죠."

    외대부고 3학년생 박지윤양은 국제반에서 최상위권 내신을 유지하면서도 세계적인 청소년 토론대회 WSDC(World Schools Debate Championship)에 국가대표로 참가하는 등 바쁜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미술에 관심이 많아 현재 전시 중인 광주비엔날레의 준비부터 인턴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박양은 “다양한 비교과 활동과 학업을 동시에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플래너 작성”이라고 했다.

    박양은 할 일을 하루에도 여러 번씩 적으면서 플래너를 열어본다. 플래너를 열어보게 하는 요인은 ‘Gratifying list(흐뭇하게 만드는 리스트)’. 공부하다 집중력을 잃고 불현듯 떠오르는 하고 싶은 일, 먹고 싶은 음식 등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적어두는 식이다. 공부에 스트레스를 한창 받던 고 1때 아버지가 조언해준 다음부터 작성하기 시작했다.

    “공부할 때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학습효과가 높아진다고 아버지께서 조언해준 적이 있어요. 아버지 말대로 기분 좋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발견한 게 이 리스트입니다. 계속 플래너를 열어보게 되면서 자연스레 학습효과가 높아졌죠. 뭘 적냐고요? 공부하다 생각나는 일부터 신변잡기까지 정말 단순해요. 한국사를 공부하다 송광사라는 절을 알게 됐는데 너무 풍경이 아름다웠어요. 바로 ‘송광사 가 보기’라는 리스트를 적었습니다. 우습게 들리겠지만 ‘계란 토속적으로 까 먹기’라는 것도 적었어요. 기숙사 룸메이트가 침대에서 삶은 계란을 까먹는 모습이 너무나 편안해 보이더라구요.(웃음)”

    일간 계획표에 적는 목표 공부량은 일부러 느슨하게 적었다. 따로 시간을 적어두지도 않았다.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서다. 시간이 남으면 다음날 할 일을 미리 했다. 박양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면 기분이 좋아 계속 공부하게 된다”고 했다.

    박양의 플래너 작성법은 외대부고에 입학하고 나서 더욱 중요해졌다. 중학생 땐 시험기간 공부 계획만 세웠지만 외대부고에 진학하고 나서 끊임없는 수행평가에 맞닥뜨리게 됐기 때문이다. 이 밖에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잊어버리거나 소홀히 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계획을 잘 세우고 정리할 필요가 생겼다.

  • 박양은 매달 초에 4~5주간의 주간 계획표를 작성한다. 그리고 매주 초 그 주에 속하는 일간 계획표를 다시 정리한다. 이중으로 할 일을 적는 이유는 실수로 놓치는 일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일부러 플래너에 적는다. ‘비교문화 에세이 친구들이랑 비교하기’, ‘한국사 친구들과 문제 내면서 공부하기’ 등이다. 다만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기 위해 1시간, 1.5시간 등 제한 시간을 적어둔다.

    “친구들과 경쟁하지 않고 같이 열심히 공부하자는 의도죠.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 마음이 편하고 시너지 효과가 정말 커요. 노트 필기를 친구들과 공유하면 다른 선생님께서 강조한 부분도 꼼꼼히 알게 돼요. 내신을 준비하는 데 아주 중요한 공부법이죠.”

    박양은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할 계획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로스쿨에 진학해 예술가의 권리를 높이는 전문 변호사가 되려 한다. 박양은 “플래너를 작성하면서 하고 싶은 비교과 활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었다”며 “자꾸 열어보고 싶게 만드는 플래너가 계획대로 실천하게 만드는 비결”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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