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실패한 경험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8.31 09:31
  • 일전에 자신에게 의미있던 경험이 무조건 성공한 경험일 필요는 없다고 한 적이 있다. 물론 실패한 경험보다는 성공적인 결과물이 나온 경험이 좋긴 하다. 그러나 도전했던 활동 중에서도 진로와 잘 맞거나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안타깝게 결과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을 제대로 살리는 편이 더 효과적으로 자기를 소개하는 글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실패 경험을 표현할 때는 좀더 설명적일 필요가 있다. 너무 단편적으로 표현하면 정확하게 의사가 전달되지도 않을뿐더러 인상적이지 못한 글이 되기 십상이다. 예를 들어 보자.

    ‘기포 발생 실험을 진행했지만, 뜻대로 실험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예측한 것에 비해 실험으로 증명하는 것은 좀더 세심한 계획이 요구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실제로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런 식으로 자기소개서를 써오기도 한다. 안타깝지만, 이 내용에는 실험을 통해서 배운 바가 딱히 없어 보인다. 정말 실패했던 경험을 통해 자신이 성장했음을 드러내려면, 그 과정과 경험, 그리고 느낀 점을 좀 더 설명적으로 써보기 바란다.

    ‘기포 발생 실험을 진행했지만, 뜻대로 실험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실험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서 여러 번 다시 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 저는 같은 조원들과 의견을 나누며 연구를 했습니다. 그 결과 기포 반응을 유발하는 용액이 정량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주 작은 차이였지만 그 미세한 차이가 실험의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앞에 제시한 것과 같은 소재의 글이지만 구체적인 설명을 보태니 학생이 그 경험을 통해 좀더 배웠다는 것을 전달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의 질문은 ‘배우고 느낀점’을 쓰라는 형태이므로 성공의 모습을 띄지 않는 경험일지라도 그 과정에서 깨달은 배움과 느낀점을 드러낼 수 있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 글을 써보도록 하자. 필자는 때로는 성공 경험의 나열보다는 실패를 통해 뼈아픈 통찰을 한 후 더 나아졌다는 글이 좀 더 의미있고 개성적으로 보인다고 생각한다. 또 실제로 그렇게 작성해서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합격했던 친구들도 종종 보기도 한다. 누구나 다 실패를 한다. 항상 성공하고 밝은 경험만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해 보일 수 있다. 실패를 하면, 딛고 이겨내면 된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귀히 여기는 모습은 앞으로 더 배우고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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