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 학습력 높이는 건강 플러스] ⑧ 소아청소년 불면증
김소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8.26 10:45
  • # 올해 7살인 김은수(가명)군은 한 달 넘게 열대야로 잠을 설치고 있다. 엄마 강모씨도 처음에는 더위서 그러려니 했는데 한 달이 넘어가면서부터는 부쩍 걱정이 늘었다. 강씨는 “아이가 짜증도 늘고 눈에 띄게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아침에는 도통 일어나질 못하고 밤에는 더 또랑또랑해진다”고 말했다. 물론, 초기에는 열대야로 인한 불면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습관성 불면증으로 이어졌다. 병원을 내원한 후에야 조금씩 수면 습관을 재정비하고 있다. 강씨는 “애가 무슨 불면증인가 했다가 깜짝 놀랐다”며 “은수보다 어린 아이들도 얼마든지 불면증을 겪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불면증이 몇 살부터 생긴다는 특별한 기준은 없다”며 “수면 습관이 제대로 형성되질 않는다며 4~5개월 아기들도 내원을 한다”고 말했다. 아기들도 보통 100일이 되면 수면 습관이 잡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후에도 수면 습관이 잡히질 않는다면 초기 수면장애로 볼 수 있다.

    수면장애 중에는 불면증, 기면병, 수면무호흡증후군, 야경증, 하지불안증후군 등이 포함된다. 이중 소아에게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 야경증이다. 야경증은 수면, 각성 장애 중 하나로 잠든지 1~2시간 후 혹은 새벽녘에 큰 소리를 지르거나, 울면서 깨어나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수면 문제를 간과하면 주의가 산만해지고 짜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한, 산만해지다 보니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일각에서는 소아청소년기 수면이 충분하지 못하면 성장을 저해하는 경우도 있다고들 한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성장에 관해서도 많이 이야기 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건 다 정상인데 잠만 좀 못자는 정도로 성장이 둔화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소아청소년기 수면장애는 수면 습관만 수정해도 크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야경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방의 온도가 너무 높아 깨면서 짜증을 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런 수면 환경이 반복되면 수면 패턴이 무너지면서 수면장애가 올 수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스마트폰을 하면서 야경증이 시작된 아이들도 많다. 정 교수는 “간혹 수면 습관이 잘못 든 아이를 부모가 수면장애로 판단해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며 “대다수 아이들은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9시에는 자야 한다면서 너무 이른 시각부터 아이를 재우기 위해 준비를 한다. 이 과정에서 오랜 시간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게 되는 데 이를 불면증으로 오해하고 오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올바른 수면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아이의 수면 습관을 고려해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정하는 게 좋다. “반드시 모든 아이들이 9시 전에는 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한 휴식이 되고 낮 동안에 졸리지 않을 정도로만 자도 괜찮습니다. 자기 전에는 스마트폰, TV 시청 등은 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수면 습관을 기르는데 도움이 됩니다.”

    소아청소년의 수면 질환 치료는 수면제 및 수면유도제의 사용을 최소화 하는데 있다. 정 교수는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는 안정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 대게 약의 사용은 최소화 하는 편이다. 그보다는 잠에 영향을 줄만한 환경적인 요인은 없는지 파악하고 다양한 수면장애에 관한 병력을 조사하는 것이 소아청소년 수면장애 치료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