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에서 모바일 앱으로… 막 오른 학원·과외 3.0 시대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8.25 20:09
  • /바풀 제공
    ▲ /바풀 제공

    고교 2학년생 김진혁(17·가명)군은 요즘 수학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게 있으면 선생님·친구에게 묻거나 정답·해설지 보는 대신 그 문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다. 이후 찍은 사진을 곧바로 모바일 문제 풀이 서비스 앱에 올린다. 몇 분 후, LTE 망 타고 스마트폰으로 배달된 정답·풀이 사진을 받는다. 모바일 앱 채팅을 통한 실시간 해설을 얻기도 한다.

    김군은 “평소 궁금증이 많은 편인데, 학원이나 그룹 과외에서 선생님께 질문하면 다른 학생들이 눈치를 줘 신경 쓰였다. 하지만 모바일 문제 풀이 서비스 앱에선 그럴 필요가 없다. 문제 풀이나 답변의 질도 만족스럽다. 언제든 질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야간 자율학습 때에도 자주 활용하는 편이다. 이 서비스를 접한 이후 학원에 가거나 과외공부를 할 필요성도 크게 못 느낀다”고 했다.

  • /바풀 제공
    ▲ /바풀 제공
    온·오프라인에만 머물던 학원·과외 서비스가 모바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핵심 서비스인 ‘실시간 풀이’와 ‘일대일 매칭 과외’를 바탕으로 점점 확장하는 추세다. 일부에선 ‘온·오프라인 학원·과외 서비스 시대’가 저물고, ‘모바일 학원·과외 앱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른바 ‘학원·과외 서비스 3.0 시대’가 열린 셈이다.

    진화한 학원·과외 서비스의 장점은 뚜렷하다. 모바일 학원·과외 서비스 앱 ‘바풀’의 이민희 대표는 “저렴한 비용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해당 서비스는 적게는 3000원대, 많게는 10만원대 안팎이면 이용할 수 있다. 일대일 혹은 일대다 과외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별 수준에 맞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재수생 김지훈(19·가명)군은 “그동안 혼자 공부하면서 모르는 문제나 내용이 있으면 난감할 때가 잦았는데, 앱을 이용하면서 진땀빼는 일이 없어졌다”며 “재수생이나 혼자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유용한 것 같다”고 했다. 고교 2학년생 민지연(17·가명)양은 “학교나 오프라인 학원에선 선생님께 질문하려도 해도 많은 학생이 몰려 어려웠는데, 이젠 ‘나만의 선생님’이 있기 때문에 아무 때나 물어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덕분에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 3월 교사 일대일 매칭 유료 서비스 '바풀 공부방'을 론칭한 바풀은 출시 5개월 만에 앱 다운로드 5만 회, 가입자 수 1만 명을 넘어섰다. 수학 문제 풀이 앱 ‘오누이’도 서비스 시작 5개월 만에 유료 회원 수 700명을 돌파했다.

    물론 한계도 있다. 대표적인 게 부족한 커리큘럼이다. 현재 모바일 학원·과외 앱은 대부분 문제 풀이 서비스만 제공하는 상황이다. 서울 대치동의 한 대형 대입 학원장은 “현재로선 새로운 개념을 가르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오프라인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의 보완재 역할 밖에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소통 문제도 지적된다. 고3 수험생 이준형(18·가명)군은 “모바일 학원·과외 앱에 내 능력으로는 도저히 해결이 안 되는 문제를 올리고 선생님께 채팅을 통해 답변을 받은 적이 있는데, 말이 아닌 글로 보다 보니 이해가 쉽지 않더라”고 했다.

    신뢰도 문제도 불거진다. 유명 국어 강사 A씨는 “모바일 학원·과외 앱에선 교사·강사의 신상 정보나 경력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틀린 풀이나 오개념을 가르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현재 해당 서비스들은 교사의 경력·학력 등만 제공한다.

    서비스 과목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현재 수학·영어만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모바일 학원·과외 서비스는 시작 단계이며, 발전하는 과정 중”이라며 “앞으로 인강과 같이 문제 풀이 개념 설명 과정을 동영상 형태로 제공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와 커리큘럼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온·오프라인 학원·과외의 보완재가 아닌 대체제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