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플래너] “플래너 쓰다 보니 시간 활용하는 법 알게 돼”
김소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8.16 11:13

5개월의 기적 방재혁(서울 환일고 1)군

  • 방재혁(서울 환일고 1)군은 고교 생활이 시작된 지난 3월부터 꾸준히 플래너를 활용하고 있다. 중학교까지만 해도 상위권 학생이기는 했지만 플래너를 쓰지는 않았다. 방 군은 “비슷한 등급의 친구들에 비해 비교과 과목은 잘하는 편이었는데 주요 과목은 최상위권이 아니었다”며 “어떻게 하면 성적을 고루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이 학습 플래너 활용이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부터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 겠다는 생각에 스마트폰도 폴더폰으로 바꾸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어요. 그런데 생각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더라구요. 일단은 버려지는 자투리 시간을 살피고 어떤 부분을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알아야 겠다는 생각에 학습 플래너를 적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계획을 세우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빼먹는 부분도 있어 서툴게 시작됐다. 단순하게 그날의 해야 하는 공부나 일들을 나열하는 수준에서 두달여가 지나자 점차 세분화 됐다.

  • 지금은 교재명, 과목명, 그날의 공부 할 페이지 수, 학습 주제 등을 적고 공부를 완료하면 옆에 OK 표기를 할 정도로 세밀하게 나뉘어 있다. 방 군은 “플래너도 쓰다 보니 나만의 방식이 생기더라”며 “플래너 쓰기도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 후에 나에게 꼭 맞는 디자인 혹은 일정의 플래너를 찾게 된다”고 했다.

    방군은 일주일 간격으로 계획을 세운다. 플래너 역시 일주일 단위로 디자인된 것을 사용하고 있다. 일별 플래너 뒤에 딸린 월별 플래너는 그 달의 큰 맥락 정도를 잡아 적어두는 용도로 사용한다. 매주 일요일 저녁이 되면 다음날 등교 준비를 한 후 20분 가량을 할애해 일주일분의 계획을 써내려 간다.

    방군은 “처음에는 계획 세우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학교 생활도 적응해 대략적인 일정을 파악하고 있어서 그런지 빠르게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크게 학교 스케줄과 학원 스케줄을 적고 시간 사이사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써둔다. 이때 자신이할 수 있는 것들이란, 수학을 집에서 공부할 것인지 학교에서 할 것인지, 한다면 몇페이지를 몇시간에 걸쳐서 공부 할 것인지 등을 적는 것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혼자 조용히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는 방군은 수학 문제 같은 경우는 오랜 시간 집중할 수 있는 집에서 하는 편이다.

    방군의 플래너에는 특별함이 있다. 바로 쉬는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방군은 “한번 자리 잡고 앉았는데 자리를 옮겨야 하거나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한번 잡으면 계획한 단원이 끝날 때까지는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쉬는 시간을 따로 정해두지 않았다”고 했다.

    얼핏 쉬는 시간이 없다고 하면 공부만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일부러 계획을 세울 때 여유시간을 조금씩 남겨 두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지거나 생각했던 과목에 집중 할 수 없을 때 다른 시간에 보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중학교 시절 앉아서 숙제만 하던 습관 때문에 체력이 약해졌다고 느껴 학교에서는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는 무조건 축구나 농구 등 친구들과 어울리며 운동을 한다. 20분 거리의 학교까지 매일 도보로 등하교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방군이 플래너를 쓰면서 반드시 지키는 부분은 공부 시작 시간과 식사 시작 시간이다. 이 두 시간을 놓치면 자칫 헤이해지거나 식사를 거르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철칙으로 세우고 지킨다.

    방 군은 “생각보다 자투리 시간이 많고 그 시간에 운동을 할지 영어 단어를 외울지 독서를 할지 미리 체계적으로 살필 수 있어서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제대로 할 수 있다”며 “플래너를 쓰기 전까지는 막연한 걱정이 많았는데 명확하게 공부하는 량도 눈에 보이고 성적도 원하는 만큼 올라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실제로 방군은 플래너를 쓰면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주요 과목 전부 100점을 받아 전교 1등의 자리를 차지했다.

    “플래너 쓰기는 학생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물론, 사람마다 성향이나 생각이 달라서 강제적으로 쓰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공부를 하기 싫어도 어딘가에 적어두면 마음이 불편해지거든요. 그 불편한 마음이 공부를 하게 만들더라구요. 꼭 누군가가 한 방법이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해요. 저처럼 무작정 쓰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게 되거든요.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것, 바로 나만의 플래너 쓰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