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과학고 이야기] 2017 과학고 자기소개서 분석과 작성③-수·과학 탐구활동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8.02 15:03
  • 7월에 이미 원서접수를 마감한 충북과고를 제외하고, 나머지 19개 과학고 대부분은 8월말 또는 9월초까지가 자기소개서 제출 기한이다. 하지만 서울 지역 한성·세종과고 등 일부 과학고들은 8월초 현재부터 온라인 입력이 가능한 만큼 자소서 마무리에 대한 수험생들의 심리적 압박은 최고조에 이르는 이즈음이다.

    과학고 자소서는 학교에 따라 다양한 항목 구성을 보이지만 모든 학교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수학·과학 탐구 및 학습 경험이 그 핵심이다. 특히 서울, 인천, 대구, 대전 등 대도시 권역 과학고들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져, 해당 지역 과학고 대부분은 자소서 분량의 70~90% 이상을 수학·과학 관련 서술로 요구한다. 경기북과고 등 일부 학교는 4~5개 이상의 항목 구성으로 비교적 다양한 영역의 서술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이들 학교들 또한 자소서 분량 비율을 떠나 지원자의 수·과학 역량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입시정보 사이트 학원멘토가 정리한 2017 과학고 자소서 문항 분석 자료와 예년 지원자 사례 등을 토대로 과고 자소서 수·과학 영역 작성 요령 및 유의사항에 대해 알아봤다.

    수·과학 역량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과학고들은 설명회나 전형요강 등을 통해 지원자의 자기주도학습 경험과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막상 입시 현장에서 만나는 수험생들은 선행과 수상실적, 산출물 등에 몰입된 경우가 많다. 때로는 각 학교 자소서가 요구하는 ‘구체적 사례’가 지원자들에게 결과 중심의 소재를 우선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한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점수나 수상실적을 언급하지 않고도 자신의 수·과학적 역량을 제대로 드러낼 방법은 무엇일까? 객관화된 근거 없이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빠른 선행 진도를 부각하거나 누군가 기획해준 고난도 탐구 주제를 언급한다고 높게 평가 받는 것도 아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가장 이상적인 것은 지원자 각자의 상황이나 특징에 따른 참신한 방식들로 자기만의 학업 역량을 드러내는 것이다. 공부법, 소논문, 동아리활동, 기획실험 등 그 어떤 방식도, 예년 합격자들을 따라한 ‘유형화 된 스펙’이라면 합격을 바라보기가 쉽지 않다.

    자기만의 최적화된 방식을 찾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학업 역량과 자기 일상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것이다. 때로는, 아침밥을 반드시 챙겨 먹는다거나 주말이면 꼭 운동을 한다는 등의 사소한 습관들도 자기 경쟁력을 드러내는 데 도움 될 수 있다. 일기장이나 독서록, 오랜 시간 고생하며 풀었던 문제집 속에서 자신만이 고민하거나 도전했던 수학 또는 과학적 이슈들이 발견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관심 분야의 전문서적을 뒤지거나 롤모델의 강연, 논문을 찾아보기 전에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는 것이 나만의 스토리를 찾기에는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나만의 독특한 소재가 없다면
    과학고 자소서의 수학·과학 관련 소재에 대해 대부분 과학고들이 요구하는 것은 ‘성장과 변화’ 또는 ‘배우고 느낀 점’ 등이다. 활동(학습/탐구/체험) 자체보다는 그 활동의 주체인 지원자에게 더 관심 갖기 때문이다. 반면 자소서 작성 과정에서의 수험생들은 활동의 주체인 자기 자신보다는 오히려 활동 자체에 집착하는 경향이 크다. 그러다보니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이나 활동을 찾기 힘들고 ‘나만의 스토리’도 요원해진다. 이는 많은 수험생들이 자소서 소재가 없다고 호소하거나 엉뚱한 활동들을 꿰어 맞추는 이유이며, 입시의 요구사항과 수험생들의 대응 방식이 가장 크게 어긋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재교육원이나 동아리활동 등에서 이뤄진 모둠 단위 실험이나 탐구 과제를 소재로 활용할 때가 그렇다. 많은 지원자들은 해당 실험의 과정과 결과, 혹은 이론적 배경의 깊이나 그 의의 등을 자소서에 담아내고자 한다. 하지만 만약 나와 같은 조에 속했던 친구가 동일한 과학고에 지원하며 해당 소재를 자소서에 녹여냈다고 가정해보자. 나와 내 친구의 자소서는 과연 무엇이 다를 수 있을까? 누군가와 함께 한 평범한 탐구활동일지라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실험 결과이지만 그 내용을 자신만의 수식으로 정리하거나 해석하는 것을 포함해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고 미래 지향적인 탐구 활동을 설계해 보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수학·과학 내신 최상위권의 지원자라 할지라도 개인적인 특별한 실험 경험이나 관심 분야에 대한 창의적인 탐구 활동은 결코 흔한 사례가 아니다.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의 중학교 생활을 곱씹다 보면 당시 활동만으로는 다소 부족했더라도 입시 준비 기간 동안의 학습과 고민을 통해 보완 가능한 소재 한두 개쯤을 찾는 것이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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