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과학고 이야기]2017 과학고 자기소개서 분석과 작성①-변화와 대처
기사입력 2016.07.12 11:02

  • 기말고사가 마무리되며 특목·자사고 지원자들의 자소서 작성이 본격화됐다. 곧바로 원서접수가 시작될 과학고들의 2017 자기소개서는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지만 절반 정도의 학교에서는 항목 세부 내용에 크고 작은 변화를 유도했다. 해당 변화들의 경우 예년 지원자 자소서들에 대한 학교측의 ‘보완 요구 사항’이 우회적으로 드러난 경우가 많아 올해 지원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특목입시정보 사이트 학원멘토가 발표한 ‘2017 과학고 자기소개서 변화 비교’ 자료를 토대로 주요 과학고들의 자소서 변화 의미와 그에 따른 작성 대처법 등을 알아봤다.

    열정·가능성·창의성 강조 -세종과고

    20개 과학고 중 신입생 선발 최대 규모(정원내 160명)를 자랑하는 서울 세종과고의 2017 자소서 양식은 지난해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과학, 수학, 인성 등 총 3개 영역으로 구분되는 전체 자소서 구성 중 각 1200자씩의 분량을 차지하는 과학 및 수학 관련 탐구 사례 항목이 변화 핵심이다. 지난 2016 입시 자소서가 ‘해당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자기주도적인 탐구 사례’를 원했다면 올해 자소서는 ‘자기주도적으로 탐구한 것 중 자신의 열정, 성장 가능성, 창의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탐구 사례’를 요구했다. 엄밀히 말해 요구 내용의 변화라기보다는 표현의 확대와 구체화로 볼 수 있다. 이는 예년 지원자들의 해당 항목 서술이 학교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거나 다양하지 못했음을 반증한다. 올해 세종과고 지원자들이 자소서 소재 선택에 있어서 ‘성장’이라는 결과뿐 아니라 ‘가능성’이나 ‘열정’, ‘창의성’과 같은 과정의 스토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단순 선행이나 심화 같은 학업 성취 수준만 강조하려 하기보다는 지원자만의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는, 사소하지만 의미있는 소재 찾기에 주력해야 한다. 자신이 수학이나 과학을 좋아했던 이유부터 출발하여, 그로 인해 발생한 모든 경험들이 소재군에 포함될 수 있다.

    수학·과학 탐구활동 강조 -인천진산·창원·충북·부산일·전북과고

    자소서 항목 수나 항목별 분량 조정을 통해 변화를 꾀한 과학고들도 있다. 매년 크고 작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인천진산과고가 대표적이다. 인천진산과고는 20개 과학고 중 올해 자소서 변화가 가장 큰 편에 속한다. 지난해 6개 항목을 올해는 4개로 압축하며 수학·과학 탐구 및 활동 경험에 보다 무게를 실은 모습이다. 수학과 과학 각 2개씩의 탐구·활동 사례를 요구한 2,3번 항목이 지난해 각 800자에서 올해는 각 1000자로 200자씩 늘어난 것. 더군다나 인천진산과고 자소서는 글자수 계산에서 띄어쓰기를 제외하기 때문에 띄어쓰기 포함한 실제 수학·과학 관련 작성 분량만 2700~2800자에 육박할 전망이다. 다른 과학고들의 자소서 전체 분량에 버금가는 양이다. 비슷한 변화 양상을 보인 창원과고 또한 수학과 과학 각각에 대해 학습 영역과 탐구 영역을 나눠 서술할 것을 요구해, 해당 영역에서 예년보다 심도 있는 역량 탐색이 이뤄질 수 있음을 예고했다. 두 학교 모두 인성 및 기타 활동 등에 대한 서술 영역은 다소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전국 과학고 중 가장 먼저(7/18~)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충북과고를 비롯해 부산일과고, 전북과고 자소서도 수·과학 탐구 활동 항목의 비중은 늘고 인성 및 기타 활동 영역은 줄어드는 동일한 변화 양상을 나타냈다. 해당 학교 지원자들의 경우 자소서 구상 단계에서부터 수학·과학 관련 작성 분량을 고려한 소재 확보와 선별이 요구된다. 특히 두 개 이상의 소재를 하나의 항목 안에서 서술하고자 할 때 각각의 소재들에 대한 분량 안배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또한, 몇 개의 소재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할 때에는 정해진 분량 안에서 해당 소재가 제대로 소화될 수 있는지도 충분히 고려한 작성 기획이 필요하다.

    기타 변화 -울산·경북·대전동신과고

    큰 변화라 할 순 없지만 지난해와 다른 이런저런 시도가 눈에 띄는 과학고로는 울산과고, 경북과고, 대전동신과고가 대표적이다. 지난 회 잠시 언급했던 울산과고는 자소서 각 항목마다 ‘배우고 느낀 점’을 새롭게 강조해 지원자들의 자기 활동에 대한 성찰이나 의미 부여 등을 중요시했다. 항목별 작성 분량을 소폭이지만 전반적으로 조정한 경북과고는 지원동기를 강조하는 한편, 수학·과학뿐 아니라 다양한 학업 수행 능력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한 항목 구성이 특징적이다. 내용상 변화는 없지만 항목 순서를 바꾼 대전동신과고의 자소서는 지난해 2번 항목이었던 수학·과학 관련 활동 항목이 올해는 1번 항목으로 전면에 배치되는 특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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