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종, 교과 성적이 핵심… 입시 큰틀은 유지"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7.11 17:44
  • [조선에듀·종로학원하늘교육 공동 기획 ‘2017 대입을 말하다’]

    조선에듀가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함께 공동 기획 ‘2017 대입을 말하다’를 연재합니다. ‘2017 대입을 말하다’는 서울 주요 대학, 이공계특성화대학, 지방국립대 등 학생 선호도가 높은 대학들의 2017학년도 입시안을 각 대학 입학처장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입니다. 첫회는 서울대입니다.

    [서울대 권오현 입학본부장 인터뷰]
    올해도 입시의 큰 골격은 유지… 일부 유의미한 변화 있어
    학종 평가 기준 공개… 학업 능력, 학업 태도, 학업 외 소양이 ‘핵심’

    ‘입시 골격 유지’. 2017학년도 서울대 입시의 키워드다.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사진>은 “2016학년도 입학전형의 큰 틀을 유지한 게 이번 입시안의 핵심이다. 다만 몇몇 전형에서 일부 변화도 있기 때문에 해당 전형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17 서울대 입시의 전반을 꼼꼼히 짚어봤다.

    ◇2017 서울대 수시의 변화… 지역균형선발전형 확대, 자연계 면접·구술고사 준비 시간 늘려

    서울대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2407명(정원 내 기준)을 뽑는다. 전체 정원(3136명)의 76.8%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서울 주요 대학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전년도(75.6%)보다도 1.2% 올랐다. 서울대 수시전형엔 지역균형선발전형, 일반전형(이상 정원 내 기준),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정원 외 기준) 등이 있다.

    권 본부장이 꼽은 2017학년도 서울대 수시전형의 유의미한 변화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지역균형선발전형의 확대’다. 서울대는 2017학년도 수시전형에서 지역선발균형전형으로 735명을 선발한다. 전년도(681명)보다 54명 늘었다. 권 본부장은 “이번 입시부터 음대·미대·체육교육과·자유전공학부에도 지역균형선발전형을 도입했다. 따라서 모든 단과대학이 지역균형선발전형을 활용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서울대 입학생이 더욱 다양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주어진 환경에서 지원자의 노력으로 이룬 학업성취 결과를 주요 준거로 삼고 있으며, 학교단위의 성취 수준을 대표적 지표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하나는 ‘수시 일반전형 자연계열 면접 및 구술고사 답변 준비시간의 확대’다. 종전 30분에서 이번 입시부터 45분으로 늘어났다. 권 본부장은 “답변 준비시간을 이전보다 15분 늘린 이유는 지원자들의 시간제한에 따른 부담감과 긴장감을 완화하고, 고교에서 습득한 내용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좀 더 시간을 배려하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단, 면접 시간은 예년과 같이 15분으로 유지한다.

    권 본부장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답변 준비시간 확대에 따른 문항 난도 상승설’도 일축했다. 그는 “일부에선 준비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출제 문항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하던데, 결론부터 말하면 난도가 높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면접 및 구술고사는 지원자의 체감 난도를 줄이도록 면접관과 자연스럽게 지적 대화를 나누는 자리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일부 모집전형이 전년도 세부 모집 계획과 달라졌다.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은 2017학년도부터 저소득·농어촌 모집인원을 구분해 뽑는다. 저소득 가구 학생 80명, 농어촌 학생 80명 등이다. 이는 정시모집에도 반영된다.

    일부 모집단위에도 변화가 있다. 자연과학대학 물리·천문학부는 물리학 전공과 천문학 전공으로,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는 기계공학 전공과 우주항공공학 전공으로 분리해 모집한다.

    ◇서울대 수시는 100% 학종… 학업 능력, 학업 태도, 학업 외 소양이 핵심 평가 기준

    서울대는 수시전형 선발인원 전원을 ‘학생부 종합전형(이하 ‘학종’)’을 통해 선발한다. 학종은 내신성적뿐 아니라 교내 동아리·봉사·독서 활동에 수상 실적 등 비(非)교과 영역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서울대 학종의 핵심 평가 기준은 크게 셋으로 나뉜다. 학업 능력, 학업 태도, 학업 외 소양 등이다. 권 본부장에 따르면, 이 중 가장 중요한 사항은 학업 능력이다. 그는 “지원자의 학업 능력을 평가할 때 가장 중심 역할을 하는 항목은 교과 영역(내신 성적)”이라며 “교내 탐구 활동, 교내 경시대회, 독서 활동, 방과 후 수업 등을 통해 (학생부에) 기록된 내용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권 본부장은 “입학사정관이 지원자의 학교 소개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학교 커리큘럼을 포함한 교육 내용과 재학생 수 등 학교 교육환경을 먼저 파악한다. 이후 학생부에 담긴 교과학습발달사항,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창의적 체험 활동 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을 확인하고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도 함께 검토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지원자의 학업 능력을 다면적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학업 태도는 지원자의 자기주도적 학습 경험을 통해 드러나는 지적 호기심, 학업에 대한 열정, 적극성 등을 고려해 평가한다. 권 본부장은 “교과 학습뿐 아니라 관심사에 대한 독서 활동, 탐구 활동, 실험 등 다양한 학습 경험을 통해 지원자의 학업 태도를 읽을 수 있다”고 했다.

    학업 외 소양은 말 그대로 학업 역량 외 요소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권 본부장은 “학업 외 소양은 지원자의 고교 생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성품, 리더십, 공동체 의식, 책임감,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기여 가능성 등을 본다”며 “단 학업 외 소양을 평가할 때에는 절대로 경험의 여부나 활동의 양으로 지원자를 판단하지 않고, 그 경험이나 활동이 학생에게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확인한다”고 했다.

    ◇한국사 3등급까지 만점, 과탐 ‘Ⅱ+Ⅱ’ 조합은 신중해야

    2017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도 큰 틀을 유지한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일반전형(정원 내 선발)과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Ⅱ(정원 외 선발)로 진행된다. 정시 일반전형 선발인원은 729명. 해당 전형은 ‘수능 100% 전형’으로 진행된다.

    정시전형에도 일부 변화는 있다. 대표적인 게 한국사 성적 반영 방법이다. 한국사는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필수과목이 됐고,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권 본부장은 “서울대 정시에선 한국사 3등급까지는 점수를 깎지 않고, 4등급부터 0.4점씩 감점한다”고 했다.

    자연계열 수험생이 눈여겨봐야 할 변화도 있다. 과학탐구 영역을 ‘Ⅱ+Ⅱ’ 형태로 응시한 지원자에게는 ‘모집단위별 수능 성적 1배수 점수 폭의 3%’를 가산점으로 준다. 이는 특정 모집단위에 지원했을 때, 해당 모집단위 1등 수험생 점수와 합격 커트라인 수험생 점수 차의 3%를 준다는 얘기다.

    권 본부장은 “과학탐구 영역 ‘Ⅱ+Ⅱ’ 조합에 따른 가산점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Ⅱ 과목 응시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려는 의도로 도입했다”며 “다만 그해 과목별 응시자 수와 난이도에 따라 가산점 부여가 도움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니, 가산점을 의식하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택해 ‘Ⅰ+Ⅱ’ 혹은 ‘Ⅱ+Ⅱ’ 형태로 응시하길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단과대학의 모집 형태도 바뀐다. 사회대는 정시에서 광역모집을 폐지하고, 전부 학과·학부 단위로 뽑는다.

    권 본부장은 “서울대는 정시모집을 하지 않는 모집단위들이 비교적 많기 때문에, 정시를 통해 서울대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은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수시·정시 전형별 모집단위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