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산업 유행 따라 ‘들썩들썩’… 요동치는 마이스터高 현장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7.07 20:04
  • 최근 주목받는 SW 마이스터고는 ‘활짝’, 불황 드리운 造船 마이스터고는 ‘울상’
    “산업 변화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바꿔야”

    국내 산업 현장이 들썩일 때마다, 덩달아 마이스터고 현장도 요동치고 있다. 유망 혹은 호황을 누리는 산업이 생겨나면 관련 학교·학과가 우후죽순 개설되고, 주력이었던 산업에 갑작스레 먹구름이 드리우면 관련 학과가 순식간에 폐과되는 것이다.

    최근 주목받는 산업은 뭐니 뭐니 해도 소프트웨어(SW). 마이스터고에도 ‘SW 바람’이 한창이다. 지난달 24일엔 대구소프트웨고가 개교했다. 대전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에 이어 두 번째다. 내년 3월엔 광주에 광주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가 문을 연다.

    잇따라 개교한 SW 분야 마이스터고는 학비 면제, 기숙사 제공, 해외 연수, 취업 보장 등의 특전을 제공한다. 혜택 덕분에 신입생도 몰린다.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는 2016학년도 신입생 지원 경쟁률이 4.3대 1에 달했고, 대구소프트웨어고는 2.5대 1에 이르렀다.

    치솟는 인기에 지원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분야 젊은 마이스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수 산업체 협약, 교육과정 개발 등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때 세계 1위 자리를 구가했던 조선업이 최근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관련 학과를 보유한 마이스터고에도 그 파편이 튀고 있다.

    7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마이스터고인 군산기계공고가 내년도부터 조선산업설비과와 선박전기과 등 조선에 관련된 2개 학과를 폐지한다. 두 학과는 불과 7년 만에 학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조선업의 장기간 침체가 예상되면서, 불가피하게 학과 폐지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조선(造船)의 도시’로 불리는 경남 거제의 마이스터고인 거제공고도 상황은 비슷하다. 조선 업황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2016학년도 신입생 지원 경쟁률도 1.4대 1에서 1.31대 1로 줄었다. 거제공고는 조선기계과(조선해양기계전공, 조선해양용접전공, 조선해양플랜트전공)와 조선전기과 등 조선 관련 학과만 운영하는 상황이다. 현재 학교는 항만이나 물류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로 전환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사천의 마이스터고인 삼천포공고(조선산업과·항공산업과 운영)도 2개 학과 중 조선산업과의 타(他) 학과 전환에 대해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기간산업의 상황에 따라 마이스터고의 운명이 좌우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앞으로 산업 변화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학과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마이스터고의 운영 방침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