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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 "서류 등 정성평가 신뢰성 낮아… 정량평가 비중 확대 환영"
올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 전형에서 법학적성시험(LEET) 등 정량평가 반영 비율이 대폭 늘어난다. 서류·면접 같은 정성평가 요소는 줄고, 서울대·고려대 등 5개 대학이 실시해 온 우선선발은 전면 폐지된다. 자기소개서에 부모나 친인척 신상 관련 정보 등이 적힌 사례가 일부 적발되면서 논란이 일자 공정성 확보를 위해 마련된 조치다. 우선선발은 법학적성시험(LEET), 자기소개서, 학부 성적, 공인어학 성적 등 서류(정성평가)를 토대로 우수 학생을 미리 선발하는 제도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지난 30일 발표한 ‘2017학년도 법전원 입학전형 주요 기본계획’에 따르면, 2016학년도까지 실시한 우선선발제도를 전면 폐지한 학교들은 우선선발 인원을 일반전형 내 동일한 전형 요소와 반영 비율로 평가할 계획이다.
올해 로스쿨 입시에서는 1단계 전형인 LEET, 학부 성적 등 정량평가 요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대폭 늘어난다. 올해 입시에서 LEET 반영률이 늘어난 곳은 △경희대(3.33%) △동아대(16.67%) △서울대(23.33%) △성균관대(12.50%) △연세대(4.25%) △이화여대(5.84%) △인하대(18.79%) △한국외대(15.0%) △한양대(16.07%) 등 9곳이다. 이 중 서울대와 동아대는 올해 LEET 성적 반영 비율을 1단계 전형 요소의 50%까지 끌어올렸다.
학부 성적 반영 비율을 늘린 곳도 있다. △경희대(3.33%) △동아대(5.56%) △부산대(8.33%) △서울대(16.67%) △성균관대(6.25%) △연세대(4.25%) △인하대(9.70%) △충남대(12.75%) 등 8개교다. 서울대의 경우 1단계 학부 성적 반영 비율을 지난해 33.33%에서 50%로 확대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정량평가 요소 확대로 학생 선발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부에서는 학생 특성을 파악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면접 등 정성평가 요소를 줄이고 학부 성적, LEET 등 점수계산(정량평가) 비중을 늘리면 공정성 논란은 줄어들지 모르나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인성 등을 가늠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며 “상대적으로 특색 있는 인재 선발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로스쿨 내부에서 이 같은 사항에 대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수험생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올해 전북대 로스쿨에 입학한 김성용(34)씨는 "수험생 사이에서는 그간 정성평가 요소에 대해 불신의 목소리가 있었다. LEET 성적이 좋아도 면접 등에서 점수를 적게 받으면 탈락하게 되는데, 그럴 경우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 않느냐"며 "LEET 성적과 학부 성적 등 정량평가 비중이 커지는 게 수험생 입장에선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로스쿨 입시를 준비 중인 A씨도 "자기소개서 등 서류를 통해 지원자 개인의 특성이나 인성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오고, 점수로 계량화할 수 있는 정량평가가 신뢰성이 높다"고 전했다.
◇서울대 등 9개 로스쿨, 올해 입시서 면접 비중 줄어, “영향력은 여전할 것”
정량평가와 함께 올해 로스쿨 입학전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면접 축소’다. 서울대와 연세대 등 주요 대학 9곳이 일제히 면접 반영 비율을 줄였다. 면접 반영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서울대다. 지난해 40.0%에서 올해 16.67%로, 23.33% 낮아졌다. 연세대는 15.0%에서 10.0%로, 원광대는 30.0%에서 20.0%로, 이화여대는 15.0%에서 6.0%로, 인하대는 20.0%에서 15.0%로 줄이기로 했다. 충남대(25.0%→10.0%), 충북대(14.0%→8.0%), 한국외대(20.0%→16.67%), 한양대(20.0%→10.0%) 등도 면접 반영률을 낮췄다.
면접 반영 비율은 줄었지만 영향력은 여전할 전망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면접 반영률이 줄었다고 2단계 전형의 힘까지 낮아진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 평가이사는 “전년보다 비중이 낮아진 서류평가와 면접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정량평가 비중이 높다 하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최종 합격자 선발 시 서류평가와 면접이 일정 수준의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는 올해 선발 전형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지난해까지 일반전형 모집인원의 50%까지 선발하던 우선선발제는 폐지했지만, LEET와 학부 성적 각 200점, 어학 성적과 자기소개서 각 100점 등 1단계 600점과 구술면접 100점 등 일반선발 방침을 그대로 유지한다. 고려대 관계자는 “우선선발 폐지는 종래까지 유지하던 5개교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결의사항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가 정성평가 축소 등의 변화에 움직임이 없는 이유는 2015 학년도 입시부터 이미 정성평가 비율을 낮췄기 때문이다.
[조선에듀] LEET 등 정량평가 비중 늘린 로스쿨… “정성평가 줄어 개인 특성 파악에 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