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입 적성전형 분석]

정부의 대입전형 간소화 방침으로 가장 타격을 받은 전형의 하나가 ‘적성전형’이다. 2015학년도 13개교 5835명에서 2016학년도 11개교 4639명, 2017학년도 10개교 4562명으로 운영 대학과 선발 인원이 꾸준히 감소했다. 적성전형은 실시 대학들이 모두 학생부 비중을 50% 이상으로 두고 있어 학생부교과로 분류된다. 올해도 삼육대(60%)와 고려대 세종캠퍼스(60%), 홍익대 세종캠퍼스(55%) 등 10개교가 모두 학생부 내신을 적성고사보다 높게 반영한다.

적성고사는 고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기초적인 학업능력·사고력 등을 평가하는 객관식 시험이다. 대학마다 문항 수, 유형 등을 달리해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 과목을 수능과 유사한 형태로 출제하지만, 난도는 수능의 70% 정도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적성전형은 내신 편차가 그리 크지 않다. 수능에 자신이 없거나 내신에 경쟁력이 없는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적성고사가 기회”라고 말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부 60%, 적성고사 40%를 반영해도 실질반영율을 따져보면 적성고사 비율이 훨씬 높은 경우가 많다. (내신) 2등급 정도는 뒤집을 수 있다. 학생부 성적이 낮거나 모의고사 성적 향상이 더디다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대학서 치르는 ‘수학’, 시험 시간 부족한 수험생 많아… 기출·EBS로 유형 익혀라
수능보다 어렵지 않고 대학별 유형이 정해져 있는 적성전형은 내신 4~7 등급대, 모의고사 3~4등급 이하 수험생들이 뛰어들 만한 유일한 수시 트랙이다. 논술이나 면접에 비해 대비가 어렵지 않고 준비기간도 오래 걸리지 않아 학생부 등 경쟁력이 없는 수험생들이 뒤늦게 지원을 결정하기도 한다. 한 입시 관계자는 “적성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은 대부분 시험 과목으로 국어와 수학을 두고 있다. 따라서 영어성적이 좋지 않은 수험생에게는 본인의 위치에서 최대한 좋은 대학으로 점프할 수 있는 기회다. 적성전형은 뒤늦게 준비하는 수험생이 많기 때문에 일찍 준비한 학생의 합격률이 높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전했다.

적성고사 과목은 대부분 국어와 수학이지만, 영어 과목를 치르는 곳도 있다. 올해는 홍익대 세종캠퍼스, 고려대 세종캠퍼스, 가천대, 을지대 등이 시험 과목으로 영어를 두고 있다. 수학 시험을 실시하는 대학에서는 많은 수험생들이 시간 부족을 호소한다. 홍익대 세종이 수학 25문항을 50분 내에, 고려대 세종이 수학 20문항, 영어 20문항을 80분 내에 풀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소재 대학의 적성고사를 치른 전 모군(21)은 “미적분, 확률, 통계 문제에 당황해 수학 20문제 중 절반 이상을 못 풀었다. 기출문제로 유형을 익혔다면 더 수월했을 것이다. 꾸준히 대비해야 하는 시험임을 명심하라”고 전했다.

긴 지문과 부족한 고사 시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자료는 대학별 기출문제다. 대부분 대학이 입학처 홈페이지에 기출문제를 공개하고 있으니 과목별 유형·출제 경향 등을 익히는 것이 좋다. 인천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대학마다 문제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선택한 후 시간 안배 연습에 돌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기출을 몇 번 접하지 않고 적성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 중 시간 부족으로 인해 불합격 한 경우를 많이 봤다. 높은 경쟁률에 비해 준비가 완벽하지 않은 수험생이 많이 보이는 전형이므로 꼼꼼히 준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육대 적성전형(181명) 신설… “수능 최저 적용하는 고려대(세종)·홍익대(세종), 실질 경쟁률 낮을 것”
올해 적성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가천대 △고려대(세종) △삼육대 △서경대 △성결대 △수원대 △을지대 △한국산업기술대 △한신대 △홍익대(세종) 등 열 곳이다. 금오공대와 한성대가 적성고사를 폐지하고 올해 삼육대가 적성전형(181명)을 신설하면서 운영 대학이 지난해보다 한 곳 줄었다.

삼육대는 올해 ‘적성전형’과 ‘SDA추천전형’에서 적성고사를 실시한다. 신설된 적성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없이 학생부 60%와 적성고사 40%로 181명을 선발한다. 고교 교과과정 내에서 국어와 수학 시험을 출제하며 문항 수는 인문 ‘국어 30문항(120점)·수학 30문항(90점)’, 자연 ‘수학 30문항(120점)·국어 30문항(90점)’이다. 고사 시간은 모두 60분이다.

124명을 선발하는 SDA추천전형(학생부교과)의 경우 생활체육학과 등 예체능학과를 제외한 인문/자연 일반학과에서 적성고사를 활용한다. 인문계열은 △영어영문학부 △중국어학과 △경영학과 △상담심리학과 △자유전공학부가, 자연계열의 경우 △물리치료학과 △컴퓨터·메카트로닉스공학부 △건축학과 등이 해당한다. 역시 수능 제한 등급 없이 학생부 60%와 적성고사 40%로 전형한다.

삼육대 관계자는 “본교 입학안내 홈페이지(http://ipsi.syu.ac.kr) 자료실에서 기출문제를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객관식 4지 선다형식의 본교 적성고사에는 오답에 대한 감점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적성고사 실시교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은 고려대 세종캠퍼스와 홍익대 세종캠퍼스 두 곳이다. 552명 내외를 선발하는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일반전형(학생부위주)에서 모집단위별 수능 제한 등급을 적용한다. 인문계 모집단위에는 ‘국어, 수학(가/나), 영어 중 1개 영역 이상 3등급 이내’를 자연계열 중 △데이터계산과학전공 △사이버보안전공 △디스플레이융합전공 등 6개 전공에는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 중 1개 영역 이상 3등급 이내’를 적용한다.

△국가통계전공 △빅데이터전공 △컴퓨터융합소프트웨어학과 △전자및정보공학과 △자유공학부 등 자연계열 8개 전공의 최저학력기준은 ‘국어, 수학(가/나), 영어, 과탐 중 1개 영역 이상 3등급 이내’다. 탐구영역은 별도 지정과목이 없으나 반드시 2개 과목을 응시해야 하며 2개 과목 평균 등급이 반영된다. 제2외국어/한문영역은 탐구영역으로 대체되지 않는다.

학업능력고사는 국어와 수학, 영어를 활용하는 객관식 5지선다다. 인문/자연계열은 각각 80분간 국어 20문항·영어 20문항 , 수학 20문항·영어 20문항 등 40문항을 해결해야 한다. 전형 방식은 학업능력고사 40%, 학생부 교과 60%다.

학생부적성전형으로 218명을 선발하는 홍익대 세종캠퍼스도 모집단위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다. △캠퍼스자율전공(자연·예능) ‘국어, 수학 가, 영어, 과탐 중 1개 영역 3등급 이내’ △캠퍼스자율전공(인문·예능) ‘국어, 수학 가/나, 영어, 사탐/과탐 중1개 영역 3등급 이내’ △자연계열 ‘국어, 수학 가, 영어, 과탐 중 1개 영역 4등급 이내’ △인문계열 ‘국어, 수학 가/나, 영어, 사탐/과탐 중 2개 영역 등급 합 8 이내’다. 전 계열 공통으로 한국사는 필수 응시해야 한다.

학생부 교과 55%, 적성고사 45%로 전형하며 적성고사는 영어 25문항, 수학 25문항을 각각 50분간 치른다. 홍익대 관계자는 “본교 적성고사는 대학 교육에 필요한 학업 적성과 사고력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수능과 유사한 구성의 5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로 출제된다”며 "영어는 인문/자연계열 구분 없이 공통문항으로 출제된다. 단순 암기나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요하는 문제는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학은 인문/자연계열로 구분해 출제한다. 고교 수학 교과과정 내에서 기본 개념의 이해력과 계산능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 입시 관계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고려대 세종과 홍익대 세종은 올해 적성고사가 다소 까다롭게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 최저학력기준 충족 시 경쟁률이 낮아져 합격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