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6월 모평] 국·수·영 모두 상위권 변별력 확보할 듯… ‘통합 국어'가 주축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6.02 19:18

  •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앞서 수험생에게 문항 수준 및 난도, 유형을 적응토록 하고, 개선점을 찾아 본 수능에 반영하기 위해 두 차례 치러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주관 첫 번째 모의고사(이하 모의평가·모평)가 2일 치러졌다.

    분석 결과, 1교시 국어 영역은 작년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는 2014학년도에 도입된 수준별(A/B형) 시험이 폐지되고 올해부터 통합형으로 치러지는 등 변화를 맞은 영역이다. 2013학년도 이전 형태로 치러진 A/B형 통합을 시도하기 위한 실험적인 지문 구성이 시도됐고, 이에 입시기관들은 "지난해 수능 국어 A형, B형 모두 보다 난도가 높았다"는 평을 내놨다.

    수학은 가, 나형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 개편된 교육과정 적용으로 수능 출제범위가 조정됐지만 익숙한 유형, 평이한 문항들이 등장해 재수생들이 불리하지는 않았을 거란 분석이다.

    영어도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지만 예상보다는 변별력을 갖췄던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나 33·34번 ‘빈칸추론’ 등이 등급을 가르는 고난도 문항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세 영역 모두 지난해 수능과 비교했을 때 평이한 수준이지만 상위권 변별력은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전년보다 쉬워지는 경향이 있지만 물수능 기조는 아니다. 문·이과가 통합된 국어에서 두 계열 모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국어 변별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교시 국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운 수준 “문·이과 모두 어려웠을 것”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국어는 문과생과 이과생 모두에게 까다로웠던 것으로 예상된다. 문과생들은 과학기술 제시문이 두 개나 등장해 부담을 느꼈을 수 있고, 이과생들은 지난해 국어 A형에는 나오지 않은 고전문법으로 인해 당황했을 가능성이 크다.

    임성호 대표이사는 “최근 수능에서 가장 어렵게 출제됐던 2011학년도, 2015학년도 B형 수준으로 어렵게 출제됐다”며 “중세국어 문법 제시문이 기존 패턴을 벗어난 형태였고, 지문 내용 또한 어렵게 출제돼 3등급 이하 수험생들은 당황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서의 경우 지난해 수능 A형에서 과학과 기술 지문이 모두 출제됐으나, 이번 모평에서는 기술 지문만이 등장했다. 대신 지난해 수능에 없던 예술 지문이 6개 문항 등장했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난해 수능 국어 A/B형과 모두 비교해도 이번 모평이 어려웠다. 문제 자체가 어렵기보다 지문 구성과 문제 출제 방식이 낯설어 체감 난도가 높게 나타날 것”이라며 “독서 영역의 ‘과학+예술’ 지문은 지문 길이와 문항 수가 크게 늘었다. 문법에서도 지문 형태 학술 자료가 처음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메가스터디와 유웨이중앙교육은 지난해 수능 국어(B형)보다는 이번 모평이 쉬웠다고 봤다. 박상동 메가스터디 국어영역 강사는 “지난해 6월 모평보다는 어렵고 수능보다는 조금 쉬웠다”며 “독서 제재에서 과학과 기술제재가 강조되는 등 특이한 문항보다는 특이한 지문 구성이 수험생을 혼란스럽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난해 B형과 비교했을 때 새로운 구성과 유형 때문에 생소했을 수 있으나 전체적인 난도는 평이한 수준”이라고 했다.


    ◇2교시 수학… 개정 교육과정 적용됐지만 문제는 평이해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첫 적용됐지만 가/나형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는 평이다. 예상을 빗겨가지 않은 선에서 출제됐고, 유형과 난도 역시 기본 개념의 이해를 묻는 계산 문항이 다수 포함되는 등 평이한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변별력을 갖춘 고난도 문항으로 꼽히는 문항은 가/나형 모두 30번이다. 가형 30번 ‘적분’은 주어진 조건을 만족시키는 함수식을 구하는 문항이다. 기함수의 성질을 알고 미분과 적분 사이 관계를 이용해 식을 변형할 수 있어야 풀 수 있다. 조건 (가)의 우함수 조건을 이용해 조건 (나)의 값에 를 대입하면 조건에 맞는 미지수의 값을 찾을 수 있다.

    나형 30번은 로그와 부등식이 통합된 신유형 문제였다. 문항에서 주어진 로그와 부등식을 이용해 만족하는 자연수 의 값의 합을 구하는 문항으로, 주어진 로그의 진수 의 최댓값을 구하고 이 자연수가 되기 위한 값을 찾으면 만족하는 의 값을 찾을 수 있다. 주어진 조건의 활용이 수험생들에게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정용관 스카이에듀 총원장은 “나형은 기존 수능에서 출제됐던 급수 및 도형 관련 문제, 지수와 로그의 문제해결능력을 묻는 문제 등이 변별력을 갖췄다. 나머지 문제들은 평이했다”고 말했다.

    황채호 종로학원 수학과 문과팀장은 “문과의 경우 집합과명제, 함수 단원이 새롭게 출제됐지만 모두 쉬운 문제들로만 출제돼 재수생들은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영표 이과팀장은 “이과는 수능 출제범위가 오히려 예전보다 큰 틀에서 축소됐다”며 “추가된 단원 문제(분할문제) 또한 평이하게 나와 재수생들이 큰 불편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3교시 영어… 고난도 '빈칸추론(33·34)'은 올해도 변별력 드러낼 듯
    2016 수능 체제와 유사하게 출제됐다.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에서 73.3%의 연계율을 보이며 직접연계, 간접연계, 비연계의 지난해 수능 출제 기조를 그대로 이어갔다. 수험생들이 까다로워하는 유형의 하나인 ‘빈칸추론(33·34번)’은 이번 모평에서도 비연계 지문을 활용한 문제로 등장해 변별력을 가르는 변수로 지목됐다.

    이번 모평에서는 연결사 문제가 빠지고 빈칸추론 문제가 네 개 등장했다. 34번의 경우 토테미즘(totemism)이라는 낯선 소재를 통해 원시 부족사회와 자연환경과의 관계를 파악해야 하는 비연계 문제다.

    이만기 소장은 “빈칸 추론 문제의 경우 33번(strong economy때 벌어지는 현상), 34번(원주민의 토테미즘 사상의 특징)이 어렵게 출제됐다”며 “이러한 문제를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등급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용관 총원장은 “34번은 상위권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비연계 문항이다. 단순히 키워드 중심으로 지문을 읽다 보면, 선택지에 대한 이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카이에듀의 경우 대부분 입시기관이 이번 모평 영어가 지난해 수능보다 쉽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평한 것과 달리 “(전년 수능보다) 난도가 높았다”는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비연계 문항의 난도 상승 및 간접연계 문항 비율 증가로 수험생 체감 난도가 요동쳤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번 6월 모평에 응시한 수험생 숫자는 재학생 52만5621명, 졸업생 7만6242명 등 60만1863명이다.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2049개 고등학교와 413개 학원에서 일제히 시험을 치렀다. 채점 결과는 오는 23일 개별 통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