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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가형서 가산점 받더라도 백분위에서 문과생보다 불리”
프라임 사업 선정 대학들 올해 입시서 교차지원 폭 늘릴 가능성
최근 교육부가 프라임(PRIME·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선정 21개교를 발표하면서 대입 교차지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이 교차지원 허용 폭을 다소 늘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해당 대학들이 교차지원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명목상으로도 그러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겠느냐”며 “올해 교차지원에 관심 갖는 수험생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창곡 계산고 교사는 “인문계열에 비해 백분위에서 불리한 자연계열 학생들은 수학 가형 가산점보다 수학 나형으로 우위를 점하는 방안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올해 입시에서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주요 대학과 대비 전략을 살펴 봤다.
◇백분위에 불리한 이과생들, 수학 나형 응시가 유리할 수 있어
상위권 대학들은 수학 가형을 응시 과목으로 지정하는 등 계열별 수능 응시 유형을 정해 교차지원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지난해 수학, 탐구 유형을 지정하지 않았던 광운대 건축학과도 올해 과탐을 지정해 사탐 응시자의 교차 지원을 막았다.
그러나 여전히 인문·자연의 융합 학문을 다루는 학과나 중하위권 자연계열 학과 일부는 우수 학생 선발을 위해 문과생들의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의 경우 교차지원 허용 폭이 늘 가능성이 있다. 인문계열 학생들은 진학뿐 아니라 취업을 위해서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교차지원을 노려야 한다“고 했다.
교차지원이 가능한 학과들은 수능 응시 유형에 따라 선발인원을 분리해 계열별로 모집하거나, 인원은 통합 선발하되 응시 유형에 따른 점수 보정을 위해 백분위를 활용한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기도 한다. 정시 수능 반영 시 수학 가형과 과탐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도 많다.
△가톨릭대(생활과학부, 컴퓨터정보공학부 등) △동덕여대(자연계열) △상명대(의류학과, 외식영양학과 등) △서울여대(자연, 디지털미디어학과 등) △성신여대(통계학과, IT학부 등) △숭실대(자연계열2) △산국산업기술대(공학계열) 등은 수학 가형에 가산점 10%를 부여한다. 의학계열에서는 동신대 한의예과와 상지대 한의예과, 세명대 한의예과, 순천향대 의예과 등이 수학 가형에 10% 가산점을 준다.
이 외에도 단국대(죽전) 건축학과가 수학 가형에 15%를, 성신여대 식품영향학과 등이 과탐 최상위 1개 과목에 5%를 가산하며, 숭실대 자연계열2도 수학 가 10%와 함께 과탐 5%를 가산점으로 적용한다. 동덕여대 자연계열도 수학 가형에 부여하는 10% 외에 과탐에도 6%를 부여한다.
반드시 따져야 할 요소이지만, 가산점이 그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진 않을 것이란 게 교육계 의견이다. 장창곡 계산고 교사는 “수학 가형에 주어지는 가산점의 경우 의미가 약하다. 자연계열 학생들이라면 (가산점 대신) 오히려 수학 나형을 응시하는 방안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백분위를 잘 받는 문과 수험생들이 교차지원에 몰릴 경우 이과 학생들이 수학 가형에 가산점을 받더라도 백분위에서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창곡 교사는 “백분위에서 이과생들이 불리해질 수 있다. 6월 모평 이후 자신의 위치를 잘 파악해 수학 나형 쪽으로 옮기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남 교사는 “상위권보다는 중하위권 대학들이 수학 가형 등에 가산점을 많이 부여한다. 15% 이상은 극복이 어려울 수 있지만 10~15%까지는 (지원하기에)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관심·적성에 따라 학과 고민해야… 컴퓨터공학·정보통신학과 등이 진학 후 어려움 적어
인문계열 학생들이 교차지원으로 대학에 진학했을 때 학업에서 어려움을 덜 느낄 전공은 △컴퓨터공학 등 컴퓨터 관련 학과 △정보통신계열 △건축계열 △간호학과 등이다.
김혜남 교사는 “컴퓨터공학, 정보통신 등 소프트웨어학과가 (다른 전공보다) 적응하기 수월할 것”이라며 “통계학과, 물리, 화학 등 정통 이과 전공은 문과생이 수업을 따라가기가 더 어렵고, 대입에서 수학 가형 등에 가산점도 많이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장창곡 교사는 “건축계열과 생확과학부, 식품, 의상 관련 학과들도 인문계열 학생들이 도전할 만한 전공”이라며 “무조건 교차지원을 하기보다 자신의 관심도를 먼저 따져 진로를 정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입시에서 교차지원으로 한 수도권 대학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한 김모(20)군은 “과학은 아예 안 배운다고 해서 지원했다”며 “우리나라 컴퓨터공학은 미국처럼 창작을 요구하지 않아서 문과 수학을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라면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차지원 경험자 서모(22)군도 “한양대 기준으로 정보시스템 학과 같은 경우는 (문과생이 취약한) 기초과학이나 공업수학과 큰 관련이 없기 때문에 교차지원하는 경우가 많고, 대학 입학 후 복수전공·다중전공 등을 이수하는 문과 계열 학생도 많다”며 “그러나 물리, 화학을 다루는 전공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한 뒤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한의예과와 이화여대 의예과, 원광대 치의예과 등도 인문·자연계열 선발 인원을 분리하거나 수학, 탐구 응시 유형을 지정하지 않아 교차지원이 가능한 대표적인 곳이다.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교차지원 시에는 본인이 적성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진학이나 취업만을 고려해 무턱대고 지원했다가 중도에 탈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라”고 지적했다.
[조선에듀] 문과보다 백분위 불리한 이과생들, ‘수학 나’ 선택이 전략 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