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영재학교 이야기] 영재학교 우선선발과 입시 구도 변화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5.03 13:06
  • 2017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위한 영재학교들의 1단계 서류평가가 한창이다. 영재학교 입시는 서류평가-지필고사-캠프전형으로 이어지는 총 3단계에 선발 과정이 일반적이나 학교에 따라서는 1단계 또는 2단계 과정에서 최종합격예정자를 일부 확정 짓기도 한다. 이러한 우선선발이 최근 학교 간 입시 일정 조정 등으로 변화를 겪으며 영재학교 입시 전체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입시정보 사이트 학원멘토가 발표한 2017학년도 영재학교별 전형 분석 자료와 지원자 입시상담 사례를 토대로 영재학교 우선선발의 이모저모와 그에 따르는 합격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영재학교 1단계 우선선발
    올해 입시에서 1단계 평가만으로 일부 최종 합격(예정)자를 가릴 영재학교는 대구과고와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이하 세종영재고) 2곳뿐이다. 지난 2016학년도 입시에서도 두 학교만이 1단계 우선선발을 시행한 바 있다. 난해한 2단계 지필고사나 불확실성이 큰 3단계 캠프전형 준비 부담없이 사실상 영재학교 입학이 확정되므로 내신 최상위권 학생들에겐 매력적인 선발 제도다. 이번 원서접수에서 두 학교가 가장 높은 경쟁률 1,2위를 차지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입시 현장에서 만난 수험생 중에도 1단계 우선선발을 노리고 전략적으로 두 학교를 동시 지원한 수험생이 적지 않았다.

    이들 학교들의 우선선발 과정은 학생부/자소서 등 서류평가를 기본으로 면담 또는 면접 평가를 병행하는 형태다. 대구과고는 입학사정관이 대상자의 중학교로 직접 방문해 학생뿐 아니라 추천교사 등까지 함께 만나보는 면담 형태를, 세종영재고는 지원자를 본교로 소집하는 면접 형태를 취한다. 이러한 면담/면접은 일반 특목·자사고들의 자기주도학습전형 2단계 면접에 준하는 수준에서 진행된다. 자소서/학생부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며 지원자의 학업 및 인성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질문들이 제시될 수 있다. 특히 자소서의 학습/탐구/독서활동 등과 연관된 이론이나 용어 개념에 대해 지원자의 이해 수준을 자세히 묻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면담 3~5일 전에야 자신이 면담 대상자인지를 알 수 있어 사전 준비가 쉽지 않은 만큼 자소서 작성 시작 단계에서부터 진정성 있는 내용을 담아내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원서 마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서류 내용과 관련 자료들을 챙겨 꾸준히 확인해보는 것이 기본 대비책이다.

    대구와 세종은 지난해 각 10명과 7명을 1단계 우선선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올해는 이보다 선발 규모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8개 학교의 2단계 지필고사 일정이 모두 통일돼 1단계에서의 영재 선점 필요성이 지난해보다 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과고는 면담 대상자 규모를 작년 대비 2배 이상 늘렸으며 세종영재고 또한 지난해 ‘10명 이내’에서 올해는 ‘10명 내외’로 전형요강상 1단계 우선선발 예정 규모를 사실상 확대 표기했다.

    영재학교 2단계 우선선발
    1단계 우선선발과 달리 올해 2단계 우선선발 규모는 다소 줄어들 확률이 높다. 2단계 지필고사 일정의 통일로 이후 단계의 중복 합격 가능성이 원천 차단되어 각 학교들의 영재 선점 필요성이 감소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6학년도 입시에서 2단계 우선선발은 8개 영재학교 중 광주과고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를 제외한 6개 영재학교에서 진행됐다. 2단계 지필고사 성적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지만 대부분 학교는 개별면담(전화/방문 등)이나 서류 분석 결과까지를 취합한 종합 평가로 우선선발자를 가려냈다.

    올해 전형요강에서 2단계 우선선발 여부를 명확히 표기한 학교는 경기과고(정원의 30% 내외), 한과영(40명 내외), 대구과고(1단계 포함 전체 선발 인원의 25% 이내), 대전과고(20명 이내) 4개 학교뿐이었으며 세종영재고는 해당 사항을 전형요강에서 배제했다. 요강엔 표기하지 않았지만 매년 50명 내외 규모로 우선선발자를 뽑아왔던 서울과고 역시 올해는 예년 규모만큼의 우선선발 필요성은 없는 상태다.

    영재학교들의 이와 같은 2단계 우선선발 규모 축소는 이미 지난 2016학년도 입시부터 두드러졌던 현상이다. 정점을 찍었던 2015학년도 입시 대비 2016학년도 우선선발자 규모는 80% 수준에 그쳤다. 이는 2016 입시에서 6개 과학영재학교들의 2단계 지필고사 일정이 처음으로 통일된 때문이었다. 우선선발은 애초부터 중복 합격자들의 다음 단계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한 개별 학교들의 영재 선점 전략이었던 만큼, 구조적으로 그 경쟁이 완화되면서 선발 필요성도 크게 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변화로 인해 올해 또는 내후년 영재학교 합격을 노리는 수험생들은 최종 합격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시험공부식 문제풀이 연습에만 매진하기보다 마지막 캠프 전형까지를 고려한 전방위 역량에 관심을 두는 것이 그 핵심이다. 학교별 전형 특징에 따르는 면접/토론/독서/글쓰기 등에 대한 경쟁력이 향후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단계나 2단계 통과에 만족하지 않고 최종 합격까지를 바란다면 간과할 수 없는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