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극심한 취업난에… ‘반수생’ 해마다 늘어난다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4.27 17:26
  • 상위권으로 꼽히는 서울 A 대학 공학계열 신입생인 김진혁(가명)군은 최근 ‘반수(半修)’를 결심했다. 김군은 “비교적 취직이 잘 된다는 이른바 명문대 공대에 진학했지만, 선배들의 상황을 보면서 아무리 공대라도 미래가 불확실한 건 다른 전공과 마찬가지라는 걸 깨달았다”며 “더 늦기 전에 의대 진학을 목표로 다시 수능을 준비해, 작년보다 좀 더 좋은 결과를 얻어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하고 싶다”고 했다.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반수생’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수생은 일단 대학에 입학해 한 학기를 다니고 휴학한 다음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말한다.

    27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의 ‘2014~2016학년도 반수생 증가 추이(추정치)’ 자료에 따르면, △2014학년도 6만1991명(10.1%) △2015학년도 6만6440명(10.9%) △2016학년도 6만9290명(11.4%)으로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반수생 비율·인원은 6월 모의평가(모평)에 응시한 고교 졸업자와 수능에 응시한 고교 졸업자의 차(差)를 통해 추정했다. 대입 업계에 따르면, 반수생은 대개 6월 모평 이후 유입된다.

    재수 이상 수험생 중 반수생 비율도 해마다 오르고 있다. 2014·2015학년도 수능에선 각각 47.9%, 49.9%를 기록했는데, 전년도엔 50.8%까지 오르며 재수 이상 응시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최근 반수생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접 캠퍼스 생활을 하면서 취업난 등 녹록지 않은 현실을 피부로 느낀 뒤 상위권대 혹은 전문직 관련 학과 진학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도 적지 않은 대학 신입생이 반수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재수종합학원은 반수생 확대를 예상해 이들을 수용할 반을 전년도보다 두배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재수종합학원에선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반수 관련 문의가 10~20%가량 늘어났다고 전했다.

    한 대입 재수 종합학원 관계자는 “현재 정부 방침이 ‘쉬운 수능’ 유지이며, 이러한 기조는 실제로도 확인되고 있다. 또 최근 진행한 3·4월 학력평가를 보면 개정 교육과정이 반영된 수학, 필수과목이 된 한국사도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예상과 달리 생각보다 재수생이 크게 불리하지 않은 환경이어서, 반수생은 예년 수준 혹은 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