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입시

토론·협동 수업 늘고, 예체능 교육 살아나고… 가장 큰 변화는 ‘학생들의 주도적 태도’

오선영 조선에듀 기자

2016.04.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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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시대
일반高 어떻게 달라지나

최근 각 대학이 현 고 2가 치를 2018학년도 대입 전형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그 가운데 단연 시선을 끄는 것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다. 서울대는 모집인원의 78.5%, 고려대는 61.5%, 서강대는 55.4%를 학종으로 선발하는 등 주요 대학이 학종 선발 비중을 높이면서 이른바 '학종시대' 개막을 알렸다. 이를 두고 "학종은 금수저 위한 전형"이라거나 "(비교과활동이 다양한) 특목고·자사고 학생에만 유리한 전형"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비판 속에서 "학종은 꼭 필요한 제도"라고 말하는 건 오히려 일반고 교사들이다. 학종 덕분에 학교와 학생이 모두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종 확대에서 시작된 일반고 변화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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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일반고 교사들은 “학생부종합전형이 일반고를 크게 바꾸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왼쪽부터) 유석용 서라벌고 교사, 임병욱 인창고 교감, 박현숙 동국대부속여고 교장, 김유동 성덕고 교사, 이영발 문영여고 교사. ②학생부종합전형이 실시되면서 일반고에는 학생 주도적인 프로그램이 크게 늘었다. 사진은 동국대부속여고 자율동아리 D-LAB에 소속된 3학년 박소영·신하영·이현아·정윤나·한어진양이 유영림 교사 지도 아래 산·염기 중화 반응 실험을 하는 모습./임영근 기자·백이현 객원기자
◇학생 주도 수업·활동 크게 늘어

일반고 교사들은 학종이 일반고에 긍정적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 박현숙 서울 동국대부속여고 교장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3학년이 돼서도 동아리 활동 등을 계속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동국대부속여고 3학년 이현아양은 고 2 때 결성한 자율동아리 활동을 올해도 이어가기로 했다. 이양은 “저희가 직접 실험을 계획·설계·실행하는 과정에서 과학에 더 깊은 흥미를 느끼고, 진로까지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문영여고에서는 과거 교사가 주도하던 비교과활동을 지금은 학생들이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게 ‘문영NIE’라는 신문 발행이다. 문영NIE는 원래 10여 년 전 통합논술 교육을 위해 교사들이 시사이슈와 교과목 내용을 접목해 만든 교내 신문이었다. 이영발 문영여고 교사는 “지금은 (자율)동아리마다 돌아가면서 학생들이 자기 동아리와 연관된 시사이슈·교과 내용을 담아 신문을 제작해 교사·학생에게 나눠주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수업 방식도 개선됐다. 학생 중심의 토론·협동 수업이 늘어나는 게 대표적 현상이다. 일례로 서울 성덕고는 정규 교과 수업을 ‘100분 수업’으로 편성했다. 그중 40~50분은 토론 수업으로 진행한다. 김유동 성덕고 교사는 “기존 수능 중심 대입 제도 아래서는 이런 수업 방식이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예체능 교육도 살아나는 추세다. 임병욱 서울 인창고 교감은 “학종 평가기준에는 대개 ‘문화지향성’이 들어가는데 이는 음악·미술·체육 교과 활동에서 보여줄 수 있는 항목”이라며 “과거 수능 중심 입시제도에서는 일반고가 다 ‘버렸던’ 과목이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인창고에서는 음악 수업을 전부 ‘밴드’ 중심으로 해요. 그래서 교내 학생 밴드가 50개를 넘죠. 일 년간 배우고 연습한 곡으로 연말에 공연도 하고요.” 유석용 서울 서라벌고 교사 역시 “공부 잘하는 학생뿐 아니라 전교생이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예체능 활동 등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라벌고는 ▲청소년과학탐구반 ▲경제동아리 ▲수학학술동아리 같은 학술동아리 외에 ▲기타(guitar)동아리 ▲도예동아리 ▲로보틱스동아리 ▲클라이밍동아리 등 다방면의 동아리를 마련했다.

◇학교 변화는 교사 노력이 좌우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 교사·학교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대입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직접 민간학술 전문 온라인 서비스인 디비피아(www.dbpia.co.kr) 등에 가입,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소논문 지도 방법 등을 교육받기도 한다. “일반고는 재학생 수준이 천차만별이에요. 교사가 자기 학교에 어떤 학생들이 오는지, 성향이 어떤지 등을 잘 알아야 하죠. 학종이 확대되면서 교사들이 이런 노력을 기울인다는 게 중요한 변화의 하나예요.”(박현숙 교장)

교사 간 협력도 활발해지고 있다. 유석용 교사는 “학종은 (교사들의) 단체게임과 같다”며 “(학종의 핵심인) 학생부를 담임교사와 교과 교사가 함께 써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학생부를 만들려면 교사 간 소통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런 협력은 수업에서도 나타난다. 성덕고는 두 명의 교사가 같이 진행하는 ‘토요글로벌융합세미나’를 토요일마다 연다. 예컨대 음악 교사와 수학 교사가 수업에 함께 들어가 음악을 수학적으로, 수학을 음악적으로 풀어내는 수업을 진행하는 식이다.

대입 실적도 달라졌다. 유석용 교사는 “올해 졸업생 중 내신 4.5등급으로 광운대 등에 합격한 사례가 있다”며 “이처럼 성적이 다소 부족해도 일찍 자기 적성을 찾아 전공적합성을 보인 학생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학종”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욱 교감 역시 “올해 수시모집으로 서울권 대학에 진학한 인창고 졸업생 87명 가운데 80명이 학종으로 합격했다”고 밝혔다.

◇학종, 단점도 분명히 존재… 고교·대학 모두 개선 노력 필요

물론 이런 변화가 전국 모든 고교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학종에 대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학교도 여전히 많다. 이영발 교사는 “대학에서 주요 과목 외에 예체능 과목까지 눈여겨보고 있음에도 음악·미술·체육 교과 세특 부분을 공란으로 남겨두는 학교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전국 고교 중 대학이 볼 만한 학생부를 쓰는 곳은 10% 남짓’이라고 말합니다. 많아야 200개 학교 정도만 학생부를 잘 기록해준다는 뜻이죠. 고 3 담임교사뿐 아니라 고 1~2학년 교사도 대학이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소통하면서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어떻게 학생부를 기록해야 할지 등을 고민해야 합니다.”

학종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대학의 노력도 필요하다. 김유동 교사는 “특히 사교육으로 만들어진 학생을 걸러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병욱 교감은 “대학이 학생·학부모의 불안을 없애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학생·학부모의 대입 준비 부담을 가중하기 때문이다. 임 교감은 “최근 아주대·광운대·숭실대 등 7개 대학이 입학전형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는데, 이런 시도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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