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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신입생 특강에서 3무(無) 정책과 성적장학금 축소·폐지 등 도전정신을 키우기 위한 대학 개혁을 한다고 말했다.
염재호 총장은 7일 오후5시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회를 열고 “20세기 패러다임은 21세기에 맞지 않는다”며 "부모님 때처럼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중에 10%도 안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염 총장은 “21세기는 지식중심 사회인데다가 평균 수명이 늘어나기 때문에 회사에 취직해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 평생이 보장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날 염 총장은 ‘대학은 시대를 이끌고 있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염 총장은 지난해 취임 후부터 지속적으로 말해온 ‘개척하는 지성’에 대해 강조하며, 21세기 진정한 대학의 모습에 관해 이야기했다.
염 총장은 강연을 통해 고려대의 위상만 믿고 도전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최고 연봉을 받는 최고경영자(CEO)는 속칭 스카이(SKY) 대학이나 카이스트를 나오지 않았다"며 "평생 고려대 출신이라는 명함으로 버틸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자신이 추진하는 출석확인·상대평가·시험감독을 없앤 ‘3무 정책’과 성적장학금 축소·폐지 역시 도전정신을 키우기 위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염 총장은 “출석을 불러야만 수업에 나오는 수동적인 학생은 필요가 없고, 학점을 잘 받으려고 저학년 수업을 재수강 하는 약삭빠른 학생도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고려대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염 총장는 “시험은 정답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적는 것이므로 시험감독도 없애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그는 "옛날에는 다 먹고 살기가 어려웠으니까 성적 장학금으로 학습 의욕을 고취했지만 지금은 성적보다는 다양한 장학금으로 학생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인민대와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치한 리더십 프로그램 등을 소개했다.
강연 이후에는 학생들의 질의에 대한 염 총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염 총장은 인문학을 공부하려고 철학과에 들어왔지만 좋은 선택인지 의문이 있다는 신입생에게 "대학을 나왔다고 프로페셔널이 되는 것이 아니고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한 기초 체력으로 문·사·철 인문학은 중요하다"며 격려했다.
지식 짜깁기에서 벗어나 생각을 담은 과제 리포트를 쓰는 방법을 모르겠다는 학생의 고민에는 "피카소도 명작을 베끼는 데서 시작했다"며 "도전정신을 키우고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책 읽는 속도도 늘어날 것"이라고 학습 요령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조선에듀] 염재호 고려대 총장 “도전정신 키워야… '3무 정책' 등 대학 개혁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