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자소서 준비와 작성 세 번째 이야기는 서울·경기과학영재학교와 인천·세종 과학예술영재학교 자소서 항목 분석이다. 입시정보 사이트 학원멘토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7학년도 각 영재학교 자소서 항목과 분량은 지난 2016학년도와 비교해 대체로 큰 변화가 없는 편이다. 신생 인천영재고와 세종영재고 등이 약간의 변화를 시도했지만 요구 내용의 본질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소서의 작은 변화까지 파악하는 과정이 때때로 선발 의도 이해에 매우 유용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작은 관심이 큰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 영재학교 자소서 작성에서도 예외는 아닌 셈이다.  

서울과학고등학교 자기소개서
서울과고 자소서는 최근 5년간 항목 변화 없이 계속 동일한 내용과 분량을 요구했다. 2017학년도 자소서 양식도 지난해와 동일해 1번 지원동기/미래모습이 1000자 이내, 2번 수학/과학 재능 사례가 1000자 이내, 3번 기타 특별한 경험이 500자 이내다. 전체 3개 항목 2500자 이내로 영재학교 입시용으로는 비교적 소품에 해당된다. 서울과고 자소서 항목 구성의 가장 큰 특징은 1번 지원동기 및 장래희망 관련 서술이 전체 분량의 40%나 차지한다는 점이다. 고입·대입을 통틀어 해당 영역 비중이 가장 큰 자소서다. 문제는 관련 영역의 변별력 확보가 다른 영역에 비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자신의 미래 모습 등 계획과 관련된 서술에 주의한다. ‘핑크빛 전망’보다는 뚜렷한 목적 의식과 현실적인 접근 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관심 분야에 대한 현재의 열정과 진정성을 함께 드러냄으로써 계획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경기과학고등학교 자기소개서
지난 2016학년도 입시에서 한 번의 큰 변화를 줬던 경기과고 자소서는 올해 입시에서 지난해 틀을 대체로 유지했다. 한 가지 미세한 변화는, 마지막 항목의 사회적 기여와 책임에 관한 서술에서 ‘경기과학고등학교 졸업 후’라는 전제가 빠진 점이다. 막연한 미래 계획보다는 과거와 현재의 구체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성할 것이 강조된 셈이다. 정규 항목은 3개 각 700자 이내로 총 2100자 분량이지만 사전 정보 입력에 해당하는 독서 기록까지를 포함하면 사실상 4개 항목 2600자 이내다. 경기과고 자소서의 독서 기록은 타 영재학교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색 구성이므로 정규 항목이 아니더라도 각별한 정성이 요구된다. 거론할 책의 학문적 수준도 중요하지만 단순 독서에 그치지 않고 현재 생활과의 밀접한 연관성을 드러낼 수 있는 책이 우선이다. 수학·과학 창의성과 자신의 열정을 사례로 들어야 하는 1~2번은 항목 요구대로 ‘키워드’ 중심의 서술이 핵심이다. 복수의 키워드와 이에 따르는 복수의 사례 제시도 가능하겠지만 가급적 하나의 사례만큼은 충분히 구체적으로 언급할 것이 권장된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자기소개서
세종영재고의 자소서는 2015학년도 첫 신입생 모집 이후 올해 입시까지 항목 내용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항목별 작성 분량은 매년 바뀌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800자가 늘었다. 대신 1200자 이내로 별도 제출이 가능했던 자기소개서 보충자료는 올해(2017학년도 입시)부터 제외됐다. 전체 3000자 이내 4개 항목 중 1000자 분량의 수학·과학 재능 사례와 800자 분량의 인문·예술 재능 사례가 전체 2/3을 차지한다. 재능이라 내세울 만한 소재 변별력도 중요하지만 매 항목에서 ‘배우고 느낀 것’을 강조한 점도 주목한다. 예년 지원자들의 경우 자신의 경험과 관련된 학술적 이론을 설명하는 데 그친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 특히 3번 항목 인문/예술 경험 사례 작성에 어려움을 느낀 수험생들이 많았다. 해당 경험을 통한 자신만의 질문이나 독특한 관점에서의 해석이 가미된다면 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데 도움될 수 있다. 세종영재고는 1단계 우선선발자 규모가 지난해 대비 다소 늘어날 확률이 높아 자소서 실질 영향력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자기소개서
인천영재고 자소서는 3개 항목 2000자 이내로, 표면적으로는 영재학교 자소서 중 가장 소품에 속해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학교들과 달리 띄어쓰기가 글자 수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작성 가능 분량은 3000자 내외로 적지 않다. 지원자별 선택 사항이지만, 별도의 분량 제한이 없는 자소서 입증자료까지 포함하면 자기 소개를 위한 서류 준비가 오히려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전체 항목 구성이 지난해와 달라진 점도 올해 지원자들에겐 부담일 수 있다. 수학·과학 탐구 사례를 묻는 1번 항목은 내용적으로 작년과 동일하지만 작성 형식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수학 및 과학 분야에 대한 각각의 분량 제한이 사라진 만큼 자신의 장점을 보다 잘 드러낼 수 있는 분야에 보다 많은 분량을 임의 분배하는 게 추천된다. 문항 내용이 크게 바뀐 2, 3번 항목은 지난해 내용을 보다 구체화한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다. 수학·과학 이외 활동(2016입시)은 인성 영역(2017입시)으로, 영재고 재학생에게 필요한 능력(2016입시)은 위기 극복 사례(2017입시)로 구체화됐다.

*「임태형의 진학이야기」 다음 회에는 영재학교 자소서 마무리 편이 연재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