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맘 쏭언니’의 내 아이는 아는 만큼 지킨다] 학부모 면담 때 담임 선생님과 대화하는 법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3.22 09:28
  • Q. 아이가 새학년에 들어가고 이제 조금 한시름 놓으려나 싶었는데, 학부모 면담 가정통신문이 왔네요. 아직 새학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선생님 만나서 할 이야기도 마땅치 않을 것 같아요. 사실 무작정 내 아이 잘 봐주십사 하는 마음밖엔 없는데, 면담이 제대로 될까요? 그냥 선생님께 무난한 인상만 심어줘도 좋겠는데요. 선생님과 대화하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2학년 남자아이를 키우는 30대 전업주부) 

    A.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 가장 신경 쓰이는 존재는 바로 학급 담임 선생님이죠. 입학은 물론 새학년에 올라갈 때마다 제발 좋은 선생님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리는 심정은 초등학교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보통 1학기 초와 2학기 초에 학부모 면담이 있는데, 많은 선생님들이 제대로 된 면담은 2학기나 학년이 끝나는 즈음에나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선생님이나 아이들 모두 아직까지 서로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1학기 면담에는 별다른 부담을 갖지 말라는 선생님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아이 맡긴 입장에서는 선생님도 궁금하고, 학급 운영 방침도 알고 싶으니 1학기 초 면담을 가게 됩니다.

    보통 면담 시간은 20분에서 30분 안팎입니다. 정해진 날짜가 있으니 1시간에 2명씩 촘촘히 스케줄이 짜여져 있을 텐데요, 내 이야기가 길어지면 자칫 선생님이나 다음 사람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오히려 할 이야기가 없어 면담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요.

    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면담 시간,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나눠야 할까요?

    처음 자리에 앉자마자 쉬지 않고 내 아이 이야기를 쏟아내기보다는, 먼저 선생님의 스타일을 살펴보세요. 대화의 주도권을 내가 갖지 않고 선생님 스타일에 맞춰나간다고 생각하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선생님의 학급 운영 방침과 가치관에 따라 강조하는 내용이 조금씩 다를 텐데요. 저학년인데 학습을 강조하시는 분도 있고, 고학년인데도 교우관계나 인성에 좀더 신경을 쓰시는 분도 있으시죠. 이때 간혹 동의할 수도 공감할 수도 없는 내용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선생님과 대화를 할 때는 무조건 선생님을 믿고 따르겠다는 신뢰감을 표시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 맡긴 게 무슨 죄인이냐’는 생각도 들지만, 선생님과 학부모 사이도 결국 인간관계라고 본다면 신뢰와 소통이 그 관계의 핵심이니까요.

    선생님 입장에서 볼 때 얼굴에 의문 부호가 있는 학부형보다는 감탄사가 있는 학부형에게 마음을 여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첫 면담 때는 일단 선생님 말씀만 잘 들어도 기본은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선생님에게 꼭 전해야 할 아이에 대한 특별한 정보가 있다면, 일단 선생님 말씀을 들은 후 물어보세요.

    “우리 아이는요....” 하면서 두서없이 장황하게 말하는 것보다는 “혹시 저희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좀 말씀드려도 될까요.” 라고 이야기를 꺼내면 선생님도 귀를 기울이실 겁니다.

    아이에 대한 정보를 선생님과 공유할 때는 먼저 그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선생님과 수다를 떠는 것이 아니니, 그 정보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목적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장점을 공유할 때, 특이점을 공유할 때, 단점을 공유할 때 저마다 그 목적이 다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선생님과의 면담을 너무 전략적으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 면담에서 선생님을 믿고 따르겠다는 신뢰감을 표현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선생님을 만나기 전, 꼭 생각해 보세요

    1. 선생님과의 대화는 수다가 아니다
    선생님께 꼭 전달해야 할 특이사항은 미리 정리해서 가자.
    막상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전해야할지 막막해진다. 특이체질 등 꼭 알려할 사항들은 면담 전 미리 정리해 가자.

    2. 호감의 제스처를 활용하자
    신뢰하고 있다는 눈빛, 공감하고 있다는 끄덕임 등이 대화의 활력소가 된다. 다소 이해하기 어렵고 공감되지 않는 내용이라도 일단 고개라도 끄덕이자.

    3. 아이의 단점을 섣불리 이야기하는 건 금물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선생님 앞에서 아이의 부족한 점이나 단점을 이야기한다. 아이가 실수해도 너그럽게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지만 자칫 아이에 대한 섣부른 오해나 잘못된 잣대가 될 수 있다.

    4. 아이의 행동 중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들은 미리 양해를 구하자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는 아이의 습관이나 행동이 있다면, 미리 사전 설명을 해놓는 것이 좋다. 미리 양해를 구해두면 선생님이 아이에 대해서 오해할 일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5. 나는 아이를 믿는 부모인가, 먼저 생각해보라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했다. 부모가 먼저 아이를 믿고 사랑해야 밖에서도 사랑받고 존중받는다. 부모에게 사랑받고 존중받는 아이라면 학교에서든 사회에서는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에디터맘 송미진(도서출판 센추리원 대표)/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들, 초등 2학년이 되는 딸을 키우며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첫아이를 낳고 5살 터울로 둘째를 낳아 기르며 생기는 무수히 많은 육아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의 심리에서부터 엄마의 학습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육아서를 기획했다. 덕분에 대한민국 최고의 육아 전문가들로부터 1대1 멘토링을 통해 두 아이를 키우는 지혜를 얻고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이런저런 고민들을 ssongmj71@naver.com으로 보내주세요. 사연이 채택되신 분께는 정성껏 만든 육아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