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서울대, 2018학년도 입시부터 수능 영어 비중 확 줄인다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3.18 12:01
  • 서울대학교가 현재 고등학교 2학년부터 적용되는 2018학년도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영어 비중을 확 줄인다.

    서울대는 17일 학사위원회를 열어 201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수능 영어 영역 1등급은 만점, 이후 2등급부터 0.5점씩 감점하고,  제2외국어는 3등급부터 0.5점씩 감점하는 내용의 입시안을 의결했다. 현 서울대 입시안은 영어와 제2외국어 모두 한 등급이 낮아질 때마다 1점씩 점수가 깎이는 방식이다.

    바뀌는 서울대 입시안은 2018학년도 대입부터 수능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2014년 과도한 영어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도입해 2018학년도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절대평가로 변경되면 90점 이상은 모두 1등급, 80점 이상은 2등급을 받는다. 상대평가인 현행 수능 체제에선 영어 영역 점수가 상위 4% 안에 들면 1등급, 11% 안에 들면 2등급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서울대 입시에서 수능 영어점수의 영향력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그동안 모의고사나 수능 결과를 보면, 영어 점수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이 매해 전체 수험생의 15%쯤 된다. 숫자로 따지면 대략 9만명 정도다. 모의고사에서는 최대 13만명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는 서울의 4년제 대학 모집인원(약 7만명)보다도 많다. 따라서 수능 영어가 서울대 입시 당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수능 영어 영역의 정시 반영 비율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김 소장은 “다음 달 중으로 2018학년도 서울대 최종 입시안이 공개될 텐데, 이때 정시모집에서 기존 네 개 영역 중 25%를 차지하던 영어 영역의 비율이 낮아질 수도 있다”며 “절대평가로 인해 변별력이 사라졌기 때문에 다른 영역의 비율을 일부 높일 가능성도 클 것”이라고 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사실상 수능 영어 영역 변별력 사라지면서, 국어·수학 영역은 만점 가까이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탐구 영역은 선택 과목의 특성상 난이도에 따른 변수가 작용되므로 응시 과목에서 만점을 받거나 높은 점수의 백분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서울대가 수시 선발 체제를 더 강화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오 평가이사는 “수능 영어 점수 비중을 줄인다는 것은 결국 수능 영향력을 떨어뜨린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서울대는 수시 전형을 강화하고 선발 비중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서울대는 이날 2017·2018학년도 수시·정시모집 인원도 결정했다. 2017학년도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선 1672명(53.3%)을 뽑고, 2018학년도엔 1735명(54.6%)을 모집한다. 수시모집 지역균형을 통해선 2017학년도 735명(23.4%), 2018학년도 756명(23.8%)을 선발한다. 정시모집(일반전형) 인원은 2017학년도 729명(23.3%), 2018학년도 684명(21.6%)이다.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 면접 및 구술고사를 Ⅰ·Ⅱ 두 가지 전형으로 나눠서 보던 것을 2017학년도부터 하나로 통합하는 안도 통과시켰다. 지난 2015년 결정된 것으로, 올해 최종적으로 확정한 것이다. 이는 면접 및 구술고사Ⅱ가 서류 우수자를 대상으로만 시행돼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한 입시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면접 및 구술고사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교과 과정 지식을 묻는 문항의 난이도는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제출서류를 바탕으로 개인적 경험과 소양을 확인하는 심층 면접의 부담은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서울대 학사위원회는 입학생의 지역별 편중 해소를 위해 2017학년도 특별전형부터 도서(島嶼) 지역 고교생을 한 학년에 1명 이상 반드시 선발하는 내용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