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입시 속 의미 찾기] 학종, 모든 책을 자기계발서로 읽어라!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3.15 13:57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고 3은 지난 10일 첫 모의고사를 치렀습니다. 사실 많은 학생들이 수시와 학생부 종합만이 입시의 전부로 생각하고 수능 공부를 등한히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숫자의 학생들이 정시로 대학을 가고 있습니다. 수시 못지 않게 수능 공부에도 매진해야 하는 이유죠. 오늘은 학종에서 가장 중요한 독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학생부 종합에서는 전공적합성 학업능력 지적 호기심 경험다양성 창의성 인성을 모두 펼쳐 보여줄 수 있는 독서활동이 아주 중요한데요. 학종 시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지요.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 저희 경험에 입각해 5가지 원칙을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모든 책은 자기계발서다.
    흔히 자기계발서라면 이지성 작가나 김난도 교수님의 책을 떠올리죠. 제가 볼 때 자기계발서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를 발전시키고 계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면 모두 자기계발서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 형식이 소설, 비문학 등 다를 뿐이지 궁극적으로 책을 읽는 이유는 읽는 사람이 필요해서 읽는 사람이 보다 더 나아지려고 책을 읽는 겁니다. 특히 성장기, 자아정체성과 전공적합성을 동시에 키워야 하는 청소년기에는 이런 자세가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필독서, 남이 추천하는 책 리스트에 의존하기보다 책을 스스로 고르는 적극적인 자세가 학종 시대에 요구되는 것이지요. 내 책은 내가 고른다. 이런 자세가 바로 자기주도성의 키워드이기에 그야말로 일석이조입니다. 

    2. 쓰기 위해서 읽어라
    책 넓게는 이 세상의 모든 텍스트를 읽을 때 저는 반드시 쓰기를 위해 읽습니다. 내가 누군가에 뭔가를 말하고 싶고 나 자신을 드러내고 싶을 때 도움을 받기 위해 책을 찾아 읽습니다. 그런 점에서 읽기 인풋은 쓰기 아웃풋을 위한 전 단계고 쓰기 아웃풋은 결과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쓰기 없는 읽기는 결국 용두사미로 끝날 운명이지요. 제가 글을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기에 이런 관점이 유효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런 자세는 학생들에게 더 도움이 됩니다. 학생들은 생기부 자소서 활동 증빙 서류 등 주로 결과물 아웃풋을 갖고 독서 능력과 독서 경험을 평가받는 것이거든요. 즉 아무리 많은 책을 읽고 머릿 속에 많은 지식과 느낌을 집어 넣었다 하더라도 기록이 되어 있지 않다면 대학에서 평가할 재간이 없습니다. 그것이 장문의 서평이든 한 두 줄로 정리 요약하는 학생부 독서 활동 상황이든 반드시 결과물이 있어야 합니다. 모든 읽기는 쓰기와 연계되어야 합니다.

    3. 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용문이다
    쓰기를 위한 읽기가 필요하다면 결국 책 읽는 과정에서 중요한 건 줄거리 파악이 아니라 인용문, 즉 내가 쓰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골라내는 능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책을 읽을 때는 저자 정보 책에 대한 정보 책 내용 줄거리 요약 등의 절차도 필요하겠지만 필요한 인용문을 골라내겠다는 자세 또한 요구되는 것이지요. 스스로 인용문을 골라보고 그것을 반드시 글에 써먹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글도 발전하고 사람도 발전합니다.  

    4. 텍스트의 자기화 결국은 자기 이야기다
    서울대 자소서에는 4번 고유 문항에서 자신이 읽은 책 3권에 대해서 쓰라고 합니다. 무엇을 쓰라고 할까요? 줄거리 요약을 요구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책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는 겁니다. 책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 책을 읽고 느낀 변화 그리고 구체적인 행동 등 책 이야기보다 책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라는 요구죠. 결국 텍스트를 읽고 이해한 뒤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연습을 평소에 해야 자소서에서 멋지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법이지요. 개성화, 텍스트의 자기화는 바로 자신을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되게 드러낼 수 있는 최고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5. 책과 책 책과 영화를 연결시켜라
    마지막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책을 읽었으면 그 책과 연관된 다른 책을 꼭 읽으라는 주문입니다. 예를 들어 헤르만 햇세의 데미안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면 다른 햇세의 소설을 찾아 읽거나 다른 작가의 성장 소설을 찾아 읽으라는 이야기죠. 아니면 데미안의 사상적 기반이 된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의 책을 읽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원전으로 읽기 어려우면 그가 쓴 자서전을 읽을 수도 있죠.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계독(relay 독서)라고 합니다. 물론 관련 영화를 보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고 조 라이트 감독의 영화 오만과 편견과 비교해보는 방식으로 영상 언어와 문자 언어를 엮어서 읽는 것입니다. 21세기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창의성은 바로 연결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저는 계독을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