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주

[조근주의 열정스토리] 진로 동기를 찾아라 2편

조선에듀

2016.03.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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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학생부 6번 ‘희망 사유’에 관한 비극

학기초가 되면 담임 선생님이 제일 먼저 적어오라고 하는 것이 바로 학생부 6번 항목에 쓰일 ‘특기 또는 흥미, 진로 희망(개인적으로 ‘희망 진로’로 바꾸어야 문법상 맞다고 생각한다)과 희망사유(진로동기가 더 정확하다)‘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이때 적어 내는 것은 특기, 또는 흥미가 아니라 ‘취미’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말 학생부종합전형을 지원하는 학생에게 학생부에서 가장 중요한 아니, 가장 기본이 되는 항목이 바로 6번이다. 교내수상경력이 왜 4번에 먼저 나오는지 의문이다. 6번이 4번에 가있는 것이 옳다는데 한 표.

학생부종합전형은 수능이나 내신전형처럼 성적으로만 뽑지 않는 대신에 ‘왜 대학, 아니 이 학과가 너를 선발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전공적합성‘에서 찾는다. 내가 타고난 ‘소질과 끼’ (바로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특기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흥미)’가 책이나 영화, 다큐멘터리, 강연, 뉴스, 롤모델 등(계기,동기, 희망사유)을 접한 후 임팩트를 받아 확고한 나의 ‘꿈’ 즉, ‘진로’가 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즉, 라면이 춘장을 만나 ‘짜장면’이 된거다. 이 때 ‘짜장면’이 바로 ‘국제통상문제 해결전문 변호사’이고, 마카로니가 마요네즈를 만나 ‘싸우전 아일랜드 샐러드’가 된 것이 바로 ‘나노로봇공학자’- 이런 식인거다.

요컨대 내가 가진 끼가 그냥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혹은 교과서만 들여다 보고 답만 외우는 삶이 아니라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호기심이 생기면 구글링을 하고, 논문을 찾아 보면서 ‘나의 길’을 찾게 된 학생을 뽑겠다는 거다. 그 나의 길이 바로 나의 직업이요, 그 직업과 연관된 성향이 ‘직무적합성’이며 기업 역시 시험성적만으로는 알 수 없는 그 직무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이력서,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면접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이고, 대학 역시 전공적합성(=직무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같은 방식인 서류와 면접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은 학생부에서 전공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가장 먼저 6번 항목을 보게 되는 거다.

이 항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왜 그 진로를 갖게 되었느냐는 ‘희망 사유’이다. 사실 학생들은 ‘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교육 시스템에서 누가 ‘꿈’을 물어 보았단 말인가. 만일 꿈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꿈은 ‘내가 아는만큼만 보이는’ 그것이다.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알면 보이나니 그때부터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아니하리라..라는데 우선 ‘아는게’ 없다. 먼저 나의 특기와 흥미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냥 공부하라니까 하는 거다. ‘왜?’ -why?가 없는 삶. 부모가 이게 좋다니까 힘도 없고, 어린 마음에 따라 하게 된 것이 공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하는 지 모르니 ‘what if?' - 이런 경우에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자기주도성’이 있을 리 없다. 만일 내가 절절하게 원하고 하고 싶은 거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미친 듯이 했을텐데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혹 알더라도 정말 아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는만큼만 아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 그 직업은 내가 이 세상의 주인공이 될 때쯤은 어떻게 되어 있을는지, 나는 앞으로 100년 이상 살아갈 삶에서 내가 잘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좋아서 할 수 있는 직업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 그런 걸 요구하는게 어쩌면 이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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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롤’이란 게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걸 본 학부모님들이 많으신 걸로 안다. 그렇다. 자기가 좋아하는 건 아무리 말려도 하고 만다. 우리 아이가 그토록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거 찾으라고 중1 진로자유학기제 만든거다. 어떤 진로가 있는지, 우리 아이에게 제시하고 책이나 강연, 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동기 즉, 희망사유를 찾으라고 시험도 보지 않는거다. 그걸 찾아야 대학도 가고 취직도 한다. 학종전은 바로 시험성적이 아니라 ‘나의 소질과 끼를 다양한 경험을 통해 뚜렷한 진로로 확정하고’ 이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자기 스스로 + 꾸준히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적호기심과 열정으로 노력해 온 ‘학업역량’과 ‘활동역량’ ‘미래역량’ 그리고 ‘인성평가’로 자신의 꿈을 이루어 우리 대학을 빛낼 학생을 뽑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한가. 우선 내 ‘꿈’은 진짜인가?이다. 나의 소질과 끼, 특기, 흥미가 진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절절히 원하는 꿈이 되었는가? 그래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는 그 꿈과 연계된 ‘학과’를 지원하고, 대학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대학 그 학과에 당연히, 저절로 지원하게 된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자녀의 소질과 끼, 특기와 흥미를 탐색하고 다양한 기회를 통해 그것을 확정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그래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학업역량(자소서 1번)을 학생부 4번, 8번, 9번에 기록될 수 있도록 설계하고, 거기에 자기주도학습을 보태 자기소개서에서 나를 빨리 데려가지 않으면 후회하게끔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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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자기소개서공통문항 (1)번은 “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이다. 그런데 이 문장 앞에 생략된 글을 소개하고, 그 문항 전체를 4글자로 줄여보자.  

(자신의 ‘소질과 끼-구체적 에피소드’가 독서, 강연, 영화, 직간접 사건경험<사고, 이사, 이민 등>, 다큐멘터리, 신문, TV, 수상, 환경변화, 소논문, 유튜브, TED, MOOC 등으로 인하여 구체화 된 동기를 갖게 된 이후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교3년동안 꾸준히 열정적으로, 나만의 자기주도적 노력에 의해 성취를 이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전공관련) ‘학업역량’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라.”

생략된 푸른 글씨의 문장에서 보듯이 자기소개서 1번문항을 작성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이 바로 구체적인 자신의 ‘소질과 끼’를 드러내는 구체적 에피소드. 열정스토리가 소개한다. (허락없는 복제 전송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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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어느 학생이 지닌 ①‘소질과 끼’가 → ② ‘독서, 강연, 영화, 직간접 사건경험<사고, 이사, 이민 등>, 다큐멘터리, 신문, TV, 수상, 환경변화, 소논문, 유튜브, TED, MOOC’ 같은 ‘희망사유’를 만나 ③나의 꿈 - 나의 진로가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소질과 끼가 다양한 동기를 만나 ‘내신평균점수 혹은 수능점수로 선발하지 않는 대신 이런 진로, 전공에 타고 태어 난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절절히 원하는 꿈을 갖게 되었고, 따라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적호기심의 과정 속에서 성취를 이룬 노력을 동기→과정→성취→자각→또 다른 이어지는 활동의 스토리로 증명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다.

학생부 6번 항목이 학생부종합전형과 특기자 전형처럼 서류와 면접으로 선발하는 전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고, 그 중심에 ‘희망사유’가 존재하는 까닭이다.  

-희망사유 사례-

알파고 이후 ‘희망 사유’는 어떻게 될까? 오늘 이세돌9단이 드디어 4국만에 알파고에 승리했다. 하지만 3판은 내리 이유도 알 수 없이 패배했다. 이른바 ‘인공지능’ AI의 힘에 온 국민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모두들 두려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알파고는 절대 ‘인간이 왜 바둑을 두는 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생각’은 오로지 ‘인간’만의 영역이라는 것.

조선 후기 대한제국 시절에 서양에서 들여 온 테니스 게임에 땀을 흘리며 열중하는 사람들을 보며 양반들은 혀를 찼다. “쯧쯧, 저렇게 힘든 일을 왜 종놈들 안 시키고 지들이 하누”. 그렇다. “왜?‘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즉 동기가 없으면 그 해답은 생명력을 잃는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제는 가치관 자체가 달라지는 상황에 인류는 직면하게 되었다. 우리의 특기 또는 흥미가, 진로가, 희망사유가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르는 그 상황이다.

와튼의 증기기관차가 산업혁명을 이끌었다. 그 증기기관차는 인류가 어두웠던 중세, 신의 세계에서 벗어나 개인의 능력과 과학의 힘을 알게 된 역사가 이끌었다. 그리고 기계는 그동안 인류가 해왔던 노동력을 순식간에 몇 십배나 월등하게 수행했고, 그 결과 인류의 직업세계는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우리는 불과 몇십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올인원 - 디지털 컨버전스’ 즉, 스마트폰 하나에 모든 것이 다 들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뛰어 넘는 녀석이 나타난 것이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이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한다면? 상상도 하기 싫은 미래다. 그러나 반드시 우리에게 다가 올 현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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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인공지능은 바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미 의료·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인간 전문가보다 월등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1년 첫선을 보인 왓슨은 불과 5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의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뛰어난 진단 실력을 갖췄다. ‘인공지능 쇼크’는 ‘일자리 충격’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은 이미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하고 있고,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의사보다 더 정확하게 진단하면, 많은 의사가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일본의 데이터 업체인 UBIC는 각종 법적 분쟁에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관련 메일이나 문서를 모두 조사한 뒤, 증거로 만들어 변호사에게 제출한다. 변호사는 자료를 조사할 필요 없이 인공지능이 넘겨 준 자료만 검토하면 된다. 비서가 필요 없어진 것이다. 약사도 인공지능의 위협을 받는다. 인공지능이 통제하는 무인 트럭이 등장하면 물류 운송 시스템을 분초 단위까지 정교하게 계획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트럭 운전사들은 일자리를 잃고, 고속도로 휴게소의 매출은 크게 떨어진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지난해 “영국 일자리의 35%가 20년 내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역시 향후 10~20년 안에 미국에서 702개의 직업 가운데 절반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류 작성이나 계산 등 일정한 형식이나 틀로 이뤄진 정형적인 업무는 인공지능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미국에서는 회계사와 세무사 등의 수요가 최근 몇 년 사이 8만명 이상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30년이면 최소한 300만명 이상이 인공지능 상사 밑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조선일보 2016년 3월12일자

자. 이제는 어쩔 것인가.
‘특기 또는 흥미’는? ‘진로 희망’은? ‘희망 사유’는? 이 걸 써야, 아니 정해야 집중할 학과목도, 동아리도, 봉사도, 독서도, 자기주도학습도 정할텐데. 주산이 사라졌듯이 모든 것이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하는 사회가 온다면? 우리는 무엇을 써야 할 것인가?
특기는 로봇조립, 흥미는 알파고와 바둑두기, 진로 희망은 ‘로봇공학자’ ‘인공지능설계자’, 그리고 희망 사유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바둑을 보고’로 쓸 것인가. 아마 올해 이렇게 쓰는 학생이 적어도 수천명은 될 듯 싶다.

바야흐로 학생부 6번 항목의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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