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수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Part 2. 창의력 수학의 함정- 창의력에 대한 오만과 편견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1.22 09:36
  • 우리나라 대학 입시에서 정시의 비중이 줄어들고 수시의 비중을 늘리면서 많은 대학들이 ‘창의력 인재’를 선발하고 양성하기 위한 투자라는 큰 목적을 밝히면서 대학 입시의 큰 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많은 사교육 기관들은 마치 창의력이 학원 수업을 통해서 길러 질 수 있는 자질인 것처럼 홍보하고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을 호도하고 있다. 심지어 창의력은 이제 사교육 시장에서 ‘창의력’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길 만큼 보편화 되었다. 이러한 잘못된 호도와 여론몰이로 인해 학부모, 수험생, 그리고 사교육 종사자들 모두가 ‘창의력’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들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오해는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줄 만큼 커진 상태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이 창의력이 진면목을 보고 우리가 가진 편견을 극복하고 오만함을 겸손함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한다.

    창의력은 어떠한 문제 해결 과정에서 기존의 익숙한 해결책과는 다른 새로운 해결책을 고안하고 발명하여 더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2000년대 후반부터 소개된 ‘아이폰’을 개발한 스티브 잡스의 문제 해결 능력을 회고해보자. 잡스는 당시 아직까지 많은 대중에게 낯설고 비즈니스맨의 전유물로 여겨진 스마트폰을 ‘아이폰’이라는 제품 하나로 대중화시키는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이런 큰 변화는 단순히 우연히 시대의 흐름을 잘 탔기 때문만이라도 할 수 없다. 기존의 스마트폰들은 외형과 내면 모두 투박하고 사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잡스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영감을 받은 불교와 같은 여러 인문학적인 요소들을 제품 개발 과정에 반영하여 소비자들의 감성까지 자극하는 제품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접근은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개 만들었고 애플을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가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제 이러한 상황을 우리나라의 입시 현황에서 확인을 해보자. 매년마다 출제되는 수학능력시험에서는 매년마다 각 과목마다 소위 ‘킬러 문제’로 일컬어지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이러한 유형의 문제들은 기존에 출제되었던 문제와는 달리 예상치 못한 형태, 유형, 그리고 양식으로 출제되어 상위권 학생들 내에서도 최상위권 학생들을 걸러낼 수 있는 문제로 매년 시험에서 아주 중요한 평가 기능을 수행한다. 이 문제들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기존에 출제되었던 문제들과는 달리 전혀 다른 형태의 물음을 수험생들에게 물어본다. 그리고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수험생들은 기존의 많은 출제 문제들이 답습한 문제 해결 능력을 중복적으로 사용할 수가 없게 된다. 다시 말해, 이 ‘킬러 문제’들은 수험생들이 새로운 문제에 주어진 낯선 상황을 기존의 학습한 개념들을 새롭게 이용하여 답을 도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유무를 판단해주는 기준이 된다.

    이 문제들은 이른바 만점 방지용 문제로 학생들에게는 학습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정작 학원가에서는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명분하에 주어진 기존 문제들의 해설을 암기, 반복, 그리고 조건식의 변형을 통해서 충분히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창의력이라는 것은 문제 해결 주체가 해결 과정 속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답을 도출해내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창의력은 기존의 지식 혹은 사고체계를 채화하는 과정 속에서 주체가 스스로 깨닫고 발달시키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창의력에 대한 오만과 편견은 창의력이라는 개념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하는 방해 요소이다. 이에 마음을 비우고 있는 그대로 창의력이라는 개념을 다시금 새기고 이를 문제 해결 주체가 스스로 더 발달시킬 수 있도록 장려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