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인문계 구술 면접 준비, 이렇게 하자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1.04 13:42
  • 인문계 구술면접 준비는 생각보다 수험생들에게 난제다. 학생부종합전형이나 특기자 전형에서 수험생들이 1단계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나면, 면접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기 때문이고 논술에 비해 기출문제나 정보도 그리 많지 않다. 수주일 혹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구술면접을 준비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평소에 꾸준히 면접을 준비한다는 것도 녹녹치 않기 때문에 사실상 면접 준비는 방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고3 학생은 면접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신의 강약점을  점검해보고, 만약 취약점이 발견된다면 보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면접 준비법을 이정태 선생(사진. 대치이강학원, 이슈&논술 서울대 구술 전문 강사)에게 들어본다.

    (1) 지원 예상 대학의 구술면접 방식과 기출문제를 확인하라
    대학입시에서 대학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면접형식은 면접관 2~3명이 지원자 1명을 상대로 질문하는 다대일 방식이다. 다만, 일부 대학의 경우 수시 전형에서 토론, 발표, 다대일 면접 등 다양한 방식의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때문에 지망희망대학의 구술시험방식을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 면접 내용은 일반적으로 기본 소양 평가와 전공 적성 평가로 구성된다. 기본소양평가는 지원자의 가치관, 인성과 주요 사회적 현상, 시사적인 문제에 관한 질문으로 구성될 경우가 많다. 전공 적성 평가는 관련된 문제를 별도로 출제해서 지원자가 사전에 풀고 들어와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형태로 전공교과와 관련성이 높은 경우가 많다. 구술면접의 변별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서울대를 비롯한 많은 학교들이 도입하고 있다.

    면접 준비를 할 때는 기출문제를 통해 실제로 어떤 질문들과 문제가 주어지는 지 확인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교과영역과 관련된 문제, 사회적인 이슈나 쟁점, 영어 제시문 출제 유무, 전공 관련 질문 등이 나오는 지를 확인한 후 별도로 계획을 세워 이에 대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예컨대, 언론정보학과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면, 한국 언론 환경에 관한 기본적인 이해도를 갖출 수 있어야 한다. 국어교육과를 지원한다면, 시/시조 몇 개 정도는 잘 외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것이다.

    (2) 구술 준비는 수능 준비+ 논술 준비 + 말하기 연습이다.
    구술면접을 통해서 평가자는 지원자의 자질, 적성, 소양, 능력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그런데 구술면접도 시험이지만, 다른 시험과 달리 면대면 대화라는 형식을 띠기 때문에 지원자는 자신의 전부가 노출되는 것과 같은 긴장을 느끼게 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연배의 차이가 큰 교수님들과의 면접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러한 상황에 노출될 경우에도 평소처럼 자신의 생각이나 태도를 견지하고 질문에 대한 적절한 자신의 답변을 하려면 별도의 연습없이는 힘들다.

    연습하기 이전에 자신이 어떠한 상태에 있는지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성격이 쾌활하고 대인관계에 적극적인 성격의 지원자가 구술면접에 유리하다. 면접은 대화이기 때문이다. 지방의 모 학교에서 전교 1등 하던 여학생의 경우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일반전형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 구술면접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여학생은 학교나 집에서나 제대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방식을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와서야 토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말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부모들도 이전과는 달리 자녀들과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상당히 환경적으로 나아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직도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게 현실이다. 적어도 3학년 1학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구술능력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 자신의 구술능력에 대한 평가가 된 이후에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리한 후 약점을 보완하는 계획을 세워서 실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 앞에 서면 발음이 제대로 안된다고 할 경우, 매주 한차례 어른 앞에서 말하는 연습을 해 보는게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시나 명언 등을 크게 말해보는 것도 좋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제 자신이 말하는 것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장단점을 체크해 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시기별로 계속 변화를 기록해두면, 실제 시험이 가까이 왔을 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내용적으로도 가치관, 시사적인 내용, 전공영역에 관련된 내용을 꾸준히 정리해 놓고 이를 말로 표현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게 좋다. 실제로 잘 안 쓰는 용어들은 입 밖으로 표현해보면 자신 스스로가 더욱 어색하기 느끼기 된다. 따라서 평소에 열심히 연습을 해두면 실전에 가서 연습의 진가를 맛보게 된다. 이런 연습도 관심이나 열정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관심이나 열정이 없으면 연습의 효과를 볼 수가 없다. 자주 하지 않더라도 할 때는 매우 진지한 자세로 연습에 임해야 한다. 구술은 주위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마음을 터놓고 할 수 있는 친한 사람들과 같이 연습해보는 게 좋다. 물론, 재학 중에 토론동아리를 하거나 논술준비를 한 경우에는 구술연습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제토론모임에 참여하거나 논증적인 글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논리적 대화에 익숙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논술과 마찬가지로 구술 또한 고교 교과과정에 충실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에 교과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평소의 수능공부가 구술면접과 아예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배움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평소 학교생활을 잘 하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준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