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특목고 이야기] 특목·자사고 도전 의미와 합격 전략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12.08 09:32
  • 2016학년도 특목·자사고 입시가 마무리 됐다. 경쟁률만 놓고 보면 과학고, 자사고들의 상승세와 외고·국제고들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명문고 프리미엄에 대한 맹목적 추종보다는 교육 정책이나 대입 변화 등의 유불리를 따져 고교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적용된 중학교 내신 절대평가제 영향으로 당락 예측의 불확실성은 지속됐고, 이로 인한 의외의 합격과 불합격 사례도 속출했다. 어린 학생들에겐 수긍이 쉽지 않은 혼돈의 입시 현장이었지만 지필고사와 성적의 시대를 보내고 서류와 면접의 시대를 맞이해야 함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것이 비단 고교 입시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때문에 합격자와 탈락자 모두 머지않아 맞닥뜨릴 대입을 위한 교훈으로 삼기엔 충분한 경험이었다. 내년 2월이면 영재학교 입학설명회 일정 발표를 시작으로 또다시 새로운 고교 입시가 시작된다. 쉽지 않은 도전을 앞둔 예비 중3 수험생과 그 학부모들이 알아둬야 할 거시적 입시 전략을 짚어봤다.

    합격에 더하는 또하나의 목표  
    고입은 성장기 입시이자 과도기 입시다. 결과만큼 그 과정도 중요한 이유다. 성공과 실패 모두에 대해 대입과는 다른 차원의 손실과 이득이 따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로지 합격만을 목표로 한다면 만에 하나 실패와 마주했을 때의 손실이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손실은 어린 수험생들이 감당하기 쉽지 않은 상실감이다. 3년을 더 가야 할 입시 여정에 자심감을 잃거나 공부 리듬이 깨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량화된 평가 기준이 없는 입시임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학업적 능력이나 스펙이 합격을 보장한다는 환상이 위험을 키운다. 목표로 하는 학교나 우리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거기에 필요한 능력과 실전 경험을 쌓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한다. 실제로 현재의 특목·자사고 입시는 수시 위주인 대입의 전초전적 성격이 매우 강하다. 자소서나 면접 등의 생소한 전형요소들을 준비하고 접해보는 것만으로도 이후 대입이나 취업 등의 본 게임(?)을 치르는 데 유익한 자양분으로 충분하다. 결과를 떠나 과정에 충실했다면 훗날 이뤄야 할 더 큰 목표에 한걸음 다가섰음이 자명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올해 전기고 입시를 마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한결 같았다. ‘대입을 위해 앞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게 됐다’는 평은 당락과 무관했다. 

    합격을 위한 핵심 경쟁력
    그 과정에서 얻는 배움과 더불어 합격이라는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성적만으로 당락의 예측이 어려운 서류와 면접 시대에 합격을 위한 제1전략은 무엇일까? 최근 2년간 특목·자사고 입시 합격자들과 불합격자들의 학생부, 자소서 등을 비교해본 결과 핵심 경쟁력의 차이는 독서에서 비롯되었음이 드러났다. 진로 또는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쌓았던 수준 높은 독서 편력이 자소서 작성과 면접에서 보이지 않는 저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인문학적 기본 소양에 필요한 다양한 고전을 착실하게 읽었던 학생들의 면접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났다. 자신만의 R&E 경험이나 진로 목표 중심의 탐구 활동을 강조한 학생들도 그 기반에는 관련 분야의 수준 높은 독서 역량이 깔려 있었다. 고입과 대입 모두에서 독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명문고와 명문대 합격을 목표로 한다면 지금 당장 책꽂이부터 둘러보자. 어떤 수준의 책이 몇 권이나 꽂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