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입시 속 의미 찾기] 고려대 입시개편 배경과 전망에 관한 긴급 대담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11.02 10:06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고려대학교는 지난 10월 28일 파격적인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논술을 폐지하고 수능모집인원도 15%로 절반 가까이 축소하고 학생부 종합전형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현재 발표된 개편안에 따르면 2018학년도 대입부터 고교장 추천전형은 1900여명 가깝게 3배 가까이 증가하고 현재의 융합인재전형은 900명으로 두 배 증가합니다. 반면 국제인재와 과학인재 두 특기자 전형 역시 축소되어 선발인원이 각각 100명 이상 감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의도는 무엇일지 따져보고 세부적인 측면에서의 향후 예측을 통해 학생과 학교는 앞으로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 가를 논의하는 대담을 진행하였다. 이 대담에는 마마파파스 입시전략위원회 박영민 위원장과 대치퍼스트클래스의 조창훈 대표와 전 서강대 입학사정관 고세종 위원이 참석했습니다.

    쟁점 1 : 이번 고대 발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박영민 위원장(이하 박위원장) : 이번 개편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인재의 양성과 공정한 교육기회의 부여라는 두 가지 가치를 중시하는 신임 염재호 총장의 뜻이 반영된 개편이다. 이 두 가지 가치의 추구가 대입 전형과 장학금 제도 변경으로 이어졌다. 또한 총장에게 논술의 사교육 영향이 크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논술 폐지라는 파격적인 조치가 이어졌다고 본다. 그리고 고려대는 특기자 전형을 입학사정관 전형의 일부로 운영했었고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제외한 이후에도 평가기준에 입학사정관 전형의 성격이 남아 있었다. 이점이 연세대 특기자 전형에 비해 우수 학생을 위한 차별화된 전형이라는 인상을 주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이번에 특기자 전형을 축소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봤다.

    조창훈 대표(이하 조 대표) : 최근 대입 결과에서 고려대가 연세대에 열세였던 점 때문에 이런 판도에 크게 변화를 주기 위해서 대입 제도를 크게 개편한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인문계열이 연세대보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상황이 점점 굳어가고 있다는 것은 ‘수능전 논술’이라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고려대에 비해서 경쟁률이 더 높았다는 사실이 논술을 더 쉽게 포기하고 참신한 인재 선발이 가능한 전형으로 전환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판단한다. 

  • 그리고 행정분야 전문가인 현 총장이 국가 정책의 흐름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읽었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고세종 선생(이하 고세종) : 최근 서강대의 정시 폐지안이 대입 이슈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으나 훨씬 주목도가 높은 고려대의 발표가 서강대의 이슈 선점 효과를 무색하게 한 점이 있고 이번 발표로 대입에서 상당히 선진적인 이미지를 선점하는 효과를 노렸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이번 전형 개편으로 인재의 선발방법은 물론 선발 인재의 풀을 서울대와 공유하는 효과를 누림으로써 서울대와는 좀 더 근접하고 연세대와는 차별화된 인재선발을 지향하려는 시도로 분석하고 싶다. 대입선발구도가 서울대 &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2. 이번 발표가 몰고 올 파장은 무엇인가?

    이러한 대입 전형의 변화는 수험생과 고교 양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리라는 데는 모두가 동의했다.

    박위원장은 이번 개편을 통해서 고교 추천전형과 수시일반(과거의 융합인재전형)에서 좀 더 정성적인 학생 평가를 위한 정교한 평가 방법의 개발이 이루어 질 것이며 고려대가 학생의 교과 이수와 비교과 활동이 진로의 관점에서 얼마나 유기적으로 이루어졌는가를 따져 평가할 것으로 봤다.

    이 점은 조 대표도 큰 틀에서 공감했다. 고교추천전형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추천을 받기만 하면 평가는 단순한 내신비교가 아닌 학교 안에서 어떤 과목을 이수했는가, 선택할 수 있는 심화 과목이 있었다면 어떤 과목을 선택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와 연계하여 어떤 동아리나 비교과 활동을 수행했는가 등이 더 중요한 평가 대상의 위치를 차지 할 것으로 봤다.

    결국 이런 고려대의 움직임이 수험생의 향후 대입 준비 방향과 그 내용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데 참석자 모두가 모두 동의했다.

    3. 학무모 학생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위원장은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진로와 관심을 고려한 지적 탐구의 기회를 많이 줘야 하고 학생들은 그런 활동을 최대한 수행해야 고려대의 변화에 대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형화된 비교과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생의 지적인 호기심과 진로의 관심을 충족하는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학생들이 이수할 수 있도록 학교가 제공하는 것이 교육부가 바라는 방향이므로 이런 노력을 하는 학교가 결국 입시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을 냈다.

    반면 조 대표는 학교역량을 기대하기 보다는 개인 능력을 키워야 되는 문제로 보았다. R&E와 독서, 진로를 고려한 동아리 등을 통해서 역량을 보여주는 대비가 필요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이러한 비교과 활동 뿐만 아니라 이미 교과활동에서 상당한 수준의 진로 전공 관련 심화 과정을 설계하고 이수할 수 있는 전국자사고는 상당히 유리한 반면 전통적으로 고려대에 많이 합격한 외고는 불리해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세종은 이번 고려대 대입 개편취지 중 지역안배기능이 있는 고교장 추천 전형의 확대는 외대부고나 하나고 같은 전국자사고의 선발 인원도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고교장 추천전형은 서울대 지역균형선발과 같이 더 많은 학교에 기회를 주는 형태로 해석했다.

    그럼에도 참석자 모두가 정시인원 축소와 논술고사의 폐지로 재수생에게 매우 불리한 구도가 되었다는 점에는 의견일치를 보았다.

  • 4. 심층면접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그리고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대부분에 적용될 심층면접에 대해서는 박위원장과 조대표는  심층면접의 제시문이 어려워지거나 문제 유형을 바꾸는 직접적인 난이도 조정은 없을 것이므로 면접의 변화가 수험생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위원장은 입학사정관으로 학생을 평가한 경험에 기초하여 관심 분야에 대한 탐구활동과 독서와 학업활동이 누적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답변 차이는 지금의 문제 수준으로도 충분히 구별가능한 점을 지적했다.

    조 대표는 현재의 문제가 체감 난이도는 낮지만 실제 변별력 있는 답변을 하려면 평소에 상당히 깊이 있는 수준의 논리적 사고력과 판단력을 독서 등으로 길렀어야 하므로 이미 충분한 변별력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세종은 현실측면에서 선발인원이 급격하게 확대됨에 따라서 채점자도 이해하기 쉬운 면접 난이도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5. 여타 대학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여타대학에 대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조대표는 키포인트로 종합과 논술 모두 1000명 이상 운영 중인 성균관대의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았다. 결과적으로 성대 또한 고려대의 방향에 편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박위원장도 고교교육정상화 지원사업에 탈락한 성균관대의 입장에서 고려대와 유사한 방향으로의 전환은 불가피함을 지적했고 그 영향력이 결국 상당히 많은 대학의 대입 전형에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