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숙명여대, 구성원 반발에 ‘일반대학원 남학생 입학’ 보류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09.23 10:42

  • 숙명여대가 최근 추진한 남학생들의 일반대학원 입학 허용에 대한 학칙 개정안을 보류했다. 총동문회와 재학생 등 구성원 반발에 부딪히자 당장 이번 학기 일반대학원 입시부터 추진하려던 남학생 모집 방안을 철회한 것이다.

    숙명여대는 22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22일 오후 일반대학원 남학생 입학 허용안과 관련한 감담회를 연 결과, 2015학년도 2학기에는 남학생 입학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날 오후 5시 30분경부터 교내 르네상스플라자 임마누엘홀에서 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대학원 총학생회장 등 학생 300여명과 5시간에 걸쳐 논의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은 남학생 입학 허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교 측이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며 "추후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학 측은 학생과 동문, 교수, 직원 등이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숙명여대는 연구 역량 강화와 대학원 평가 시 유리한 점 등을 이유로 내년부터 일반대학원에 남학생 입학을 허용하는 학칙 개정안을 추진해왔다. 21일 열린 제5차 대학 평의원회에서도 이 개정안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숙명여대 총동문회와 학생들은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학교의 정체성과 학교 측의 의견 수렴 과정이 훼손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총동문회는 결의문을 통해 "일반대학원 남녀공학 전환은 109년 숙명의 역사와 전통을 무시하고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창학 이념과 교육 이념에도 정면으로 위배되는 남녀공학 전환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총동문회와 학생들은 22일 오후 행정관에 위치한 총장실 앞에서 '남녀공학 결사반대'를 주장하며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일반대학원에서 남학생을 받고 있는 서울권 여대는 숙명여대와 이화여대를 제외하고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등 4개교다.

    숙대 관계자는 "각 대학의 대학원 지원율이 하락하는 등 대학원 연구역량이 날로 약화돼 남학생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연구역량 강화 등 시너지를 꾀하려는 것“이라며 ”오래전부터 대학원의 남학생 입학 허용에 대한 논의는 있었다. 대학 발전을 위해 꼭 한번은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학내 목소리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