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사관학교 1차 시험 난도 상승… 국어 문학 등 생소한 작품 출제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08.03 11:25

  • [사관학교 1차 시험 분석]

    지난 1일 실시된 육·해·공군사관학교의 1차 시험은 전체적으로 전년도보다 난도가 다소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국어의 경우 배경 지식을 필요로 하는 문항과 함께 독서 지문 내용이 까다로운 문항이 등장했고, 문학에서도 다소 생소한 작품이 출제됐다. 영어는 빈칸 추론과 순서찾기 문항 등이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이며, 수학 역시 계산이 복잡한 문제가 등장해 시간 배분에 어려움을 겪은 학생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수능보다 난도가 높은 문제가 상당수 나와 쉬운 수능에 익숙한 학생 입장에서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찬 소장에게서 올해 사관학교 1차 시험 분석과 내년도 사관학교 1차 시험 대비책을 들어봤다.


    1.과목별 출제난도 분석

    ◇국어
    문법은 A, B형 모두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웠다. 전체 출제 문항수는 45문항(80분), 배점은 2점 35문항, 3점 10문항으로 수능과 동일하게 출제됐다. 특이 문제로는 의료 민영화에 따라 공공 보건 의료 후퇴해 의료의 사각 지대가 발생함을 언급한 6~8번 문제가 있다. 최근 사건을 다룬 시의성 있는 문제가 출제됐다.

    독서의 경우 지문과 문제의 난도가 높았다. 문학에서는 A형의 경우 김소월의 ‘나무리벌 노래’와 이용악의 ‘하늘만 곱구나’가, B형의 경우 백석의 ‘노루-함주시초2’와 신경림의 ‘산에 대해’, 고전 소설인 홍세태의 ‘김영철전’ 그리고 공통으로 수필인 이청준의 ‘축제’와 같은 생소한 작품이 출제됐다.

    국어 A형은 문법에서 음운의 변동을 이해하는 11번 문제의 경우, 구개음화의 축약과 교체, 사잇소리의 교체와 첨가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다. 13번 문제의 경우, 겹문장에서 주어를 찾는 것이 까다로웠다. 독서는 특히 ‘미적 판단’을 다룬 예술 지문에서 레빈슨의 ‘현상적 미적 인상’을 이해한 후 <보기>의 사례에 적용해서 풀어야 하는 22번 문제가 어려웠다.

    국어 B형은 문법에서 용언의 활용에 따른 표기 원칙을 묻는 11번 문제의 경우, 축약과 탈락을 확실하게 구분하지 못하면 해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독서에서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을 다룬 과학은 지문 이해 및 문제 풀이에 있어서 매우 높은 난도를 보였다. 특히 시공간에서의 동시사건을 그림으로 도식화된 그래프를 이해하는 29번 문제가 매우 까다로운 문제였다.

    ◇영어
    전년도와 난도를 비교할 때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전체 출제 문항수는 45문항(70분)으로 배점 또한 2점 35문항, 3점 10문항으로 수능과 동일하게 출제됐다. 수능과 다른 점은 듣기, 말하기 문항은 출제되지 않고 읽기, 쓰기 문항만 출제됐다는 점이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시간의 실재성-시간은 감지할 수 없는 무형의 것이지만 우리 삶의 모든 유형적인 행위들을 정의한다’는 내용을 소재로 한 16번 빈칸 추론 문항이었다. 지문의 내용이 어렵고 단어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 정답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 다른 어려운 문제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살충제의 사용’을 소재로 한 34번 순서 찾기 문제다. 이 문제는 답을 추론할 수 있는 힌트 어구가 없어 전체 문장을 다 읽어야 했고, (A)로 시작하는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 선택지를 정답에서 먼저 배제한 후 문제를 풀어 실제 정답인 (A)-(C)-(B)를 고르기 어려웠을 것이다.

    수능과 비교했을 때 출제 문항 수는 동일하지만, 듣기 문제가 아닌 모두 독해 문제로 출제되고, EBS 연계 지문이 없는 점으로 미뤄 시간 안배를 적절히 하지 못한 수험생이라면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다.

    ◇수학
    전년도와 난도를 비교할 때 비슷한 수준이었다. 전체 출제 문항수는 수학은 A, B형 각각 30문항, 100분간 출제됐다. 배점 또한 2점 3문항, 3점 14문항, 4점 13문항으로 수능과 동일했다.

    단원별로는 A형은 수학I 16문제, 미적분과 통계기본 14문제가 출제됐다. B형은 수학I 7문제, 수학Ⅱ 7문제, 적분과 통계 8문제, 기하와 벡터 8문제가 출제됐다.

    수학 A, B형 모두 작년과 비슷하게 출제됐다. 4점 문제가 전년 대비 비슷하게 출제됐으나, 수능보다는 어려워 쉬운 수능에 익숙한 수험생에게는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다. A형에서 새로웠던 문제는 계차수열에 대한 문제였다. 수열을 홀수항과 짝수항을 따로 정의한 문제는 많았지만, 계차수열을 홀수항과 짝수항을 나눠 정의해 어려운 문제였다. 일반항과 계차수열의 관계를 이해하고 순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논리적 사고력이 필요한 문제였다.

    B형에서 생소했던 문제는 이차함수의 함숫값과 미분계수가 주어진 문제였다. 미분계수의 값이 극한값으로 정의돼 어려운 문제였으나, 이차함수의 조건을 잘 봤다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였다.

    A형의 경우,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에서 5문제, 수열에서 5문제, 확률에서 5문제가 비중 있게 출제됐으며 지표와 가수, 확률에서 어렵게 출제됐다. B형의 경우, 작년에는 기하와 벡터 문제가 쉽게 출제된 반면 이번에는 기하와 벡터에서 어렵게 출제되어 학생들이 조금 어려웠을 것이다.

    A형에서 어려웠던 문제는 20번 확률 문제로 5개의 동전이 3번의 시행으로 2개의 동전은 앞면, 3개의 동전은 뒷면이 보이게 하는 확률로 출제됐다. 이 문제는 계산이 복잡하고, 헤아리는 경우의 수가 많아, 문제 해결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문제로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다.

    B형에서 어려웠던 문제는 21번(A형 30번 공통)의 지표와 가수 문제였는데 수능에서는 단순히 하나만 물었다면 이번 시험에서는 지표 3개의 값의 합과 가수 5개의 값의 합을 지표와 가수의 식으로 출제됐다. 또한 30번의 기하와 벡터에서 정사각뿔 옆면을 따라 움직이는 점 P에 대해 벡터의 내적의 최댓값을 구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공간도형에 대한 추론 능력과 함께 벡터에 대한 개념을 통합적으로 이해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체감 난도는 높았을 것이다.


    2.내년도 수험생 대비전략

    ◇국어
    1)사관학교 1차 시험은 수능 국어 시험과 거의 모든 면에서 공통점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평소 수능 공부를 하는 방법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난도가 수능에 비해 다소 높다는 점을 고려해 고난도 문제 풀이 학습에 좀 더 중점을 둬야 한다.
    2)문법 문항을 대비해 배경지식을 쌓아야 한다. 경찰대 시험과 마찬가지로 사관학교 시험에서도 문법의 배경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는 A형과 B형의 교과서 출제범위를 염두에 두고 교과서를 통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과서를 통독하는 것은 문법 영역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후 실제 문제를 푸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실시해 문법 영역을 마스터하면 된다.
    3)문학 교재에 수록된 문학 작품의 감상 능력을 길러야 한다. 수능 국어와 달리 사관학교는 국어 교과서를 기준으로 출제 범위를 설정한다. EBS 교재와의 연계율은 논외로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현행 14종의 문학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을 감상해 둘 필요가 있다. 14종을 모두 섭렵하기란 만만치 않으므로 자신이 배운 교과서 또는 14종 문학교과서의 공통 작품을 정리해 둔 참고서를 통해 학습해두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4)과학, 기술 지문에 대한 연습을 집중적으로 해 둘 필요가 있다.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이 과학과 기술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시간 관리를 할 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과학과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소에 과학, 기술 지문을 집중적으로 연습해 제한된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5) 5개년 기출 문제를 반드시 풀어봐야 한다. 사관학교 시험의 경우, 1~2등급의 학생들을 변별해야 하기 위한 문제이므로 난도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따라서 그와 같은 난도로 출제된 기출 문제를 반드시 시간 내에 풀어봐야 한다. 또한 문제를 푸는 데 그치지 말고 철저히 이해해 비슷한 수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영어
    1)탄탄한 어휘 실력과 문법 지식을 쌓아야 한다. 어휘는 모든 문제를 푸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이며, 이번 사관학교 시험에서도 어휘·어법 문제가 7문항 출제됐다. 어법을 학습할 때에는 단순히 어법 공식을 암기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장 구조에 해당 문법 사항을 접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문법 지식을 바탕으로 문장 구조를 빨리 파악하고,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을 기르도록 한다.
    2)1번부터 6번까지는 대화를 읽고 푸는 문제 형태가 출제되므로, 대화글을 찾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1번에서 6번은 대화글의 형태이지만 읽고 풀어야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평소 듣기 대본을 찾아 읽어보고 어떠한 상황의 대화인지 유추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3)시간 안배 연습을 해야 한다. 수능과 동일한 문항 수와 시간이 주어지지만, 수능은 듣기·말하기 문제가 17문제이고, 사관학교는 듣기 영역이 없으므로, 적절한 시간 안배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학
    1)수학의 경우, 수능과 유형이 비슷하게 출제되고 난도만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개념 학습과 주어진 시간 안에 실수 없이 해결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
    2)사관학교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기존 학생들과 수능 준비하듯이 모의고사와 문제풀이를 하되 고난도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시간 부족할 때의 적응훈련을 해야 한다. 특히 사관학교 기출문제뿐만 아니라 수능의 고난도 문제 유형을 풀어보면서 적응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3)수학 과목은 위계가 있어 전 학년의 개념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학생은 눈앞에 놓인 한 문제, 한 문제의 해결에 급급하기 때문에 원리를 모르고 공식만 암기한 채로 공식을 응용하는 학습을 하고 있다. 교과서와 기본서 위주로 공부하며 개념을 충실히 익히고, 그런 다음 기출문제로 학습하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