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인성 중시·고교교육 정상화’ 의도 담긴 서울대 의대·수의대 면접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06.10 17:49

  • 2016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면접’이다.

    지난 4월 조선에듀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2015학년도까지 시행하던 우선선발을 폐지하고, 2단계 면접 및 구술고사를 ‘Ⅰ과 Ⅱ’로 나눠 실시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2016학년도 입시안을 전면 조명한 서울대는 여기에 의과대학(정시)과 수의과대학(수시) 면접 등의 일부 변화도 예고했다.

    먼저 지난해 6개 면접실에서 진행된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수의과대학 적성·인성 면접은 1개 줄어든 5곳에서 진행된다. 대신 면접실별 제한 시간은 2분씩 늘어난다. 하지만 총 면접 시간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해 6개 면접실에서 10분씩 면접이 진행됐다면, 올해는 5개 면접실에서 12분씩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정시 일반전형의 의과대학 적성·인성 면접 역시 면접실이 지난해 4개에서 올해 2개로 축소됐으며 시간도 15분 내외로 지정됐다. 서울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서울대 입학전형 선행학습 영향 평가’를 지난 3월 발표하며 면접실 수 축소에 대해 “ 학생 부담을 완화하고 평가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2016학년도부터 일부 모집단위에서 시행하는 출제 문항 기반 면접의 면접실 수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서울대가 입학처 홈페이지에 수의과대와 의과대를 포함한 ‘2015학년도 수시모집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 문제지 및 출제 근거’를 공개해 정리, 분석했다.


    ◇2015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


    | 의과대학 |

    질문을 포함한 총 5개의 지시문이 제시됐는데 눈에 띄는 문항은 전공관련 상황이 주어진 1번 문항이다.

    ‘당신은 대학병원의 수술 보조를 하고 있는 OO과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이다. 환자 바로 옆에 간호사와 집도의(과장)가 함께 있는 현장에서, 과장이 수술과정에 명확한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을 지금 보았다. 당신이 보기에, 이 실수를 고치지 않으면 나중에 부작용이 있을 것 같았다. 과장은 매우 권위적인 성격이면서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이 무척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신은 이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미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다각도로 인성을 평가하고 있는 서울대는 지난해 면접에서도 전공관련 상황을 제시해 의과대 지원자의 상황 판단력과 인성 영역을 평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 역시 지난 4월 조선에듀와의 인터뷰에서 “높은 도덕성과 인성을 요구하는 사범대·의대·치대·수의대 지원자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인성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의과대 면접 및 구술고사에서 인성이 주요 평가 요소임을 드러냈다.

    ☞지난해 의과대학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 기출문제
    http://admission.snu.ac.kr/file_down/2015junhyung_sample9.pdf


    | 수의과대학 |


    2번 지시문은 다음과 같이 생명과학 지식과 함께 미래 과학에 대한 견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

    ‘가. 다음 중 하나의 예를 골라 과학적 진보에 대하여 설명하시오.
    - 파스퇴르의 광견병 백신 개발
    - 리스터의 무균수술법 개발
    - 왓슨, 크릭의 DNA 이중나선구조 발견
    - 플레밍의 항생제 페니실린의 발견
    - 란트슈타이너의 ABO식 혈액형의 발견
    - 바이오센서의 개발

    나. 과학은 생명을 구하고 연장시킬 수 있는 많은 수단을 개발했으나, 때로는 심각한 장애 또는 부작용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과학적 진보의 문제점을 해결/극복하기 위하여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 지에 대하여 설명하시오.’

    조금 생소한 의학용어와 지식이 동원됐지만 고등학교 교과 과정(생명과학Ⅰ과 생명과학Ⅱ)에서 다뤄지는 내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중 하나를 선택해 과학적 진보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그리 까다롭지 않은 난도다.

    권오현 입학본부장은 인터뷰 당시 “‘고교 교육 정상화’의 의미는 ‘쉬운 대학 입시’가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대학이 도움을 주는 데 있다”며 “그런 취지에서 서울대는 고등학교 교과 이수 규정을 공지해 고등학생들이 난도를 떠나 가급적 다양한 과목(과학Ⅱ, 제2외국어 등)을 이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서울대가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유도하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진학상담교사는 "서울대는 학교 교육 정상화와 학생부종합전형을 특히 강조하는 대학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의도가 지난해 수의과대 면접 및 구술고사 지시문에도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지난해 수의과대학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 기출문제
    http://admission.snu.ac.kr/file_down/2015junhyung_sample8.pdf


    ☞인문, 사회, 수학, 물리, 화학, 생명, 지구과학 수시모집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 문제지 및 출제근거
    http://admission.snu.ac.kr/samples?bm=v&bbsidx=121680